"금강산 만나서 얘기하자"…정부, 北에 실무회담 역제안(종합)

[the300]대북통지문 발송, 날짜·장소 미포함…“北 반응 기다린다”

【서울=뉴시스】 고범준 기자 =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이 2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북한이 언급한 금강산관광 시설 철거와 관련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19.10.25. bjko@newsis.com

통일부는 28일 북한 당국이 ‘김정은 지시 사항’인 금강산 관광지구 내 남측 시설 철거 관련 남북협의를 문서교환 방식으로 하자고 제안한데 대해 실무회담을 열어 직접 만나서 협의하자고 역제안했다.

이상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 정부와 현대아산은 남북공동연락사무소를 통해 북측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와 금강산국제관광국 앞으로 각각 통지문을 전달했다”고 밝혔다.

이 대변인은 “남북관계의 모든 현안은 대화와 협의를 통해 해결해 나가야 한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라며 “정부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를 포함해서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 간 실무회담 개최를 제의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관광사업자가 동행할 것임을 통지했다”며 “현대아산은 당국 대표단과 동행해 북측이 제기한 문제와 더불어 금강산 지구의 새로운 발전방향에 대한 협의를 제의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금강산 관광 문제와 관련해서도 우리 기업의 재산권에 대한 일방적인 조치는 국민 정서에 배치되고 남북관계를 훼손할 수 있는 만큼 남북 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합리적으로 해결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회담 일시·장소는 명시하지 않은 대북통지문

【서울=뉴시스】최진석 기자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 시찰하며 금강산관광지구의 남측 시설을 철거하라고 지시했다고 북한 매체들이 보도한 23일 서울 종로구 현대아산 로비에 현대아산 문구가 보이고 있다. 2019.10.23. myjs@newsis.com
정부는 이번 대북통지문에서 실무회담 개최 시기와 장소를 명시하지 않았다. 이 대변인은 “시기와 장소는 통지문에 들어가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며 “구체적인 내용과 일정이 확정되면 따로 알려드리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시기와 장소를 명시하지 않고 실무회담을 역제안한 것은 ‘철거’를 전제로 한 북측의 일방적인 협의에 따라가지 않으면서 금강산 관광 재개·활성화를 포함해 남북협의의 폭을 더 넓히기 위한 의도로 보인다.

앞서 북한은 지난 25일 우리 측에 보낸 통지문에서 “합의되는 날짜에 금강산 지구에 들어와 당국과 민간기업이 설치한 시설을 철거해가기 바란다. 실무적인 문제들은 문서교환 방식으로 합의하면 될 일”이라며 고압적인 자세를 보였다.

이 대변인은 “정부로서는 일단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해서는 북측이 제기한 문제까지 포함해서 남북 간의 어떤 만남이 필요하다고 보았기 때문에 금강산 관광 문제 협의를 위한 당국자 간 실무회담을 제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北과 금강산 관광 ‘창의적 해법’ 찾는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정부는 북한의 시설 철거 협의를 남북대화의 기회로 삼는 한편, 금강산 관광 문제에 있어서는 북한과 함께 ‘창의적 해법’을 마련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변인은 “창의적 해법은 국제 정세와 환경, 남북 간의 협의와 남북관계 진전, 국민적 공감대 등을 고려하고 달라진 환경을 반영해서 앞으로 문제 해결을 위해 다각적인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것이 창의적 해법의 골자”라고 했다.

그는 “금강산 지역은 관광지역 기능뿐만 아니라 이산가족 만남의 장, 사회문화 교류의 공간 이렇게 3개의 기능적 공간으로 구성돼 있다”며 “창의적 해법도 세 가지의 기능적 공간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서 출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

이어 “창의적 해법을 마련하는데 있어서 그 원칙 속에 남북협의가 포함돼 있다”며 “북측의 (관광육성 방안에 대한) 입장이 나왔기 때문에 그런 모든 것들을 충분히 고려하면서 금강산 관광 문제에 대한 창의적 해법을 마련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北, 실무회담 거부 가능성…“예단하지 않겠다”

【서울=뉴시스】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관광지구를 시찰했다고 23일 노동신문이 보도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고성항과 해금강호텔, 문화회관, 금강산호텔, 금강산옥류관, 금강펜션타운, 구룡마을, 온천빌리지, 가족호텔, 제2온정각, 고성항회집, 고성항골프장, 고성항출입사무소 등 남조선측에서 건설한 대상들과 삼일포와 해금강, 구룡연일대를 돌아보며 자연경관을 훼손하는 시설물에 대해 엄하게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2019.10.18. (사진=노동신문 캡처) photo@newsis.com
북한이 비핵화 협상의 진전 여부와 맞물려 남북관계에도 소극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이번 실무회담에 응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초 문서교환 방식의 협의를 제안한 것도 직접 접촉을 피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이 대변인은 “일단 대북 통지문을 보냈기 때문에 북측의 반응을 당연히 기다려봐야 될 것”이라며 “(정부의 제안을) 받지 않으면 어떻게 할 것이냐에 대해서 예단해 말씀드리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했다.

그는 “북측 통지문에 ‘실무적인 문제들에 대해서는 문서교환방식으로 하면 될 것’이라는 내용이 포함돼 있었고, 금강산 관광 문제는 어쨌든 당국 간의 만남을 필요로 한다는 것이 정부의 입장”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는 실무회담이 성사되면 국장급 인물을 협상대표로 내세울 예정이다. 이 대변인은 “보통 실무회담을 제안하면 실무국장, 담당부서의 국장이 하는 것으로 상정한다”며 “과거에도 금강산 관광 관련 실무회담은 국장급에서 이뤄졌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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