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총리 일본 방문 후…한일관계 연내 3대 변곡점

[the300]지소미아 종료, 한중일 정상회의, 日 피고기업 자산매각 집행 '갈림길'

 이낙연 국무총리가 1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국정현안점검조정회의에 참석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의 22일 나루히토 일왕 즉위식 참석을 계기로 한일 갈등 국면의 돌파구가 마련될 지 주목된다. 한일 관계는 일왕 즉위식을 시작으로 다음달 22일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지소미아) 만료, 12월 한중일 정상회의, 연말이나 내년초 일본 피고기업의 자산매각 집행 등의 순차적인 변곡점을 맞을 전망이다.

 

◇예정된 지소미아 종료, '반전'은 기대 어려워= 일왕 즉위식을 계기로 22~24일 이뤄지는 ‘지일파’ 이 총리의 방일은 사실상 정부 최고위급 특사 파견의 성격을 갖는다. 대표적인 일본통인 조세영 외교부 제1차관이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일왕 즉위식을 1년 1개월 만의 한일 간 고위급 회담 재개의 기회로 활용하는 셈이다. 실타래처럼 꼬인 한일관계를 풀 단초가 될 수 있다는 기대를 모으는 배경이다.

 

그럼에도 강제징용 배상안에 대한 이견이 여전해 실질적인 진전을 기대하긴 어렵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와대 관계자도 "(방일) 결과를 어느 정도까지 기대할 수 있는지 말하기는 매우 이르다"며 "(일본 경제보복) 해결이란 완전한 원상회복이 돼야 한다"고 했다. 이 총리의 방일 자체로는 전격적인 변화를 꾀하기 어렵고 일본의 입장 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시각을 드러내는 발언이다.

 

극적 반전없이 일왕 즉위식이 지나간다면 다음달 23일 0시를 기해 이뤄지는 지소미아 종료가 기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8월22일 정부의 지소미아 종료 결정 발표 이후 예고된 수순이지만, 지소미아 최종 연장 여부는 일본의 수출규제 철회와 연동하겠다는 뜻을 밝혀 온 만큼 일본의 태도가 주목된다. 일본의 수출규제 조치가 철회될 경우 지소미아 복원을 검토할 수 있다는 것이 정부의 일관된 입장이다. 


일본 정부는 그러나 대(對)한 수출규제가 강제징용 판결에 대한 ‘보복’이 아니라 안보상 이유때문이라고 주장해 왔다. 정부 내에서도 지소미아 종료 사안 자체로는 한일관계에서 의미 있는 변화를 만들기 어렵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일 국정감사에서 지소미아 재검토를 위한 한일간 대화가 있었느냐는 질문에 "수출 조치를 철회해야 한다는 우리 입장을 관철하기 위해 (일본과) 협의하는 것"이라며 "지소미아 결정 자체에 대해 (일본과) 논의하고 있지는 않다"고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8일 오전 인텍스 오사카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식환영식에서 의장국인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 악수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2019.6.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연말 한중일 정상회담·日 기업 자산매각 중대기로=
12월 말로 예정된 한중일 정상회의도 중대 변곡점이다. 한일 정상의 단독 양자회담 추진은 현재로선 외교적 부담이 크다. 따라서 다자회의인 한중일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남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태국 동남아국가연합(ASEAN)+한중일 정상회의, 칠레 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에도 한일 정상이 나란히 참석할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참석 국가가 많은 데다 갈등 국면이 이어지고 있어 지난달 유엔총회처럼 양자회담은 불발될 가능성이 높다.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한중일 정상회담은 12월25일께로 조율되고 있다고 한다. 성사된다면 지난해 9월 유엔총회 기간을 끝으로 양자회담을 갖지 않은 문재인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해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 후 처음으로 만나는 자리다. ‘톱다운’으로 평행선을 좁힐 기회다.

 

하지만 한중일 정상회담 계기 한일 정상회담도 어느 정도 이견이 좁혀져야 성사가 가능할 것이란 전망이 많다. 외교적 물밑 대화가 진척돼야 정상간 만남에서 결정적인 변화를 가시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르면 연말로 예상되는 일본 기업의 자산매각 집행은 최대 고비로 꼽힌다. 대법원 확정 판결 후 징용 피해자인 원고 측은 배상판결을 이행하지 않는 일본기업들(일본제철, 후지코시, 미쓰비시중공업)의 한국 내 합작사 주식, 상표권 등을 압류·매각해 달라는 신청을 법원에 냈다. 물리적 시간을 감안할 때 자산매각 시점은 연말에서 내년 초쯤으로 예상된다.

 

자국 기업이 배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일본 정부 입장은 요지부동이다. 모테기 도시미쓰 외무상은 지난 4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일본 기업 자산)현금화는 일방적으로 사태를 악화시켜 심각하게 만들 뿐이라는 점을 (지난달 26일 강경화 장관과) 외교장관회담 때 전달했다"고 밝혔다. 자산매각 후엔 일본이 백색국가 제외를 빌미로 한국 기업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며 보복 강도를 높일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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