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현장]한국은행 최저임금 보고서 '조작 논란'

[the300]'근로자 소득 감소' 표현 등 사라져…한국당 "정부 눈치보기 왜곡·조작" vs 한은 "객관적 수정"


지난해 12월 발간된 한국은행의 'BOK경제연구-최저임금이 고용구조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가 왜곡·조작됐다는 주장이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한국은행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자유한국당 의원들은 한국은행이 외부연구용역보고서를 BOK경제연구로 발간하는 과정에서 정부 정책에 맞서는 결과 내용을 고의로 누락했다고 주장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무리가 있어 원저자들과 합의해 객관적으로 수정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추경호 한국당 의원은 "이의제기 없이 심사까지 마치고 완결된 외부연구용역보고서가 BOK경제연구로 발간될 때는 내용이 바뀌었다"며 "최종적으로 '마사지' 한 표현이 추가되고, 정부 정책에 맞서는 표현은 '톤다운' 되고, 수정된 내용이 발간됐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은 "BOK경제연구에선 보고서 원문의 '저임금 근로자 소득 감소', '최저임금 인상 정책이 미치는 영향이 크다', '최저임금 인상은 속도조절 돼야 한다'는 내용이 누락됐다"고 말했다. 그는 "보고서 저자들은 올해 3월 '노동경제논집'에는 보고서를 원문 그대로 발표했다"고 밝혔다.

그는 "한국은행이 정부 눈치를 보고 알아서 엎드려 보고서를 냈다"며 "총재 등 간부가 톤다운 하라고 했거나, 청와대나 외부의 압력 가능성도 배제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또 "한국은행 이름으로 나가는 보고서는 정부와 맞서는 톤은 순화해서 쓰자는 내부문화가 있다"고 말했다.

같은당 권성동 의원도 "고용에 부정적인 영향이 있다는 것이 연구 결과인데 외부심사위원의 지적사항을 반영한다 해도 이렇게 결과가 나올 수 있나. 완전히 왜곡"이라며 "정부 비위를 맞추기 위해, 최저임금 인상 정책의 부정적 평가를 예방하기 위해 표현을 바꾼 것이라고 밖에 볼 수 없다"고 주장했다.

(서울=뉴스1) 이종덕 기자 = 이주열 한국은행총재가 8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획재정위원회의 한국은행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심재철 자유한국당 의원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2019.10.8/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총재는 한국당 의원들의 잇따른 문제제기에 "의도적으로 했다는 것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연구내용과 시사점을 도출하는데 무리가 있을 수 있으니 객관적으로 하자는 것이었다"고 해명했다.

이 총재는 "연구의 분석대상 기간이 2010~2016년으로 그 결과를 토대로 하면 그 이후에 이뤄진 정책에 대한 평가나 시사점 도출은 분석기간과 맞지 않다는 것"이라며 "그런 문제를 외부심사위원이 제기해 원저자와 협의해서 최종 수정했다"고 밝혔다.

보고서 원문은 최저임금이 인상될 경우 기업이 최저임금 적용 대상 노동자들의 노동시간을 조정할 수 있고, 이는 노동자들의 노동소득 감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기술했지만 BOK경제연구에 실린 글에선 이같은 내용이 제외됐다.

한국은행은 감사위원들에 제출한 해명자료에서 "분석방법 및 분석결과 등에 대해서는 수정한 바가 없으며 연구의 강건성과 엄정성을 위해 분석결과에 보다 엄밀히 부합하도록 시사점을 부분적으로 수정·보완했다"며 "단정적인 결론을 피하고, 보다 객관적으로 기술하기 위해 용역보고서의 본문에 포함된 분석결과 수치를 추가 제시했다"고 밝혔다.

또 "외부심사위원은 보고서의 분석기간이 현재 국면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에는 제한점이 많으므로 고용구조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의 가능성을 상기하는 정도가 적절하다는 의견 등을 제시해 이를 반영, 표현을 일부 수정했다"고 밝혔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해당 외부심사위원은 "분석자료는 2016년까지인데 저자들도 지적하듯 최근에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인상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 분석결과로 현재의 국면에 대한 시사점을 도출하기에는 제한점이 많아 보인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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