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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박세연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1일 오후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 과정에서 벌어진 국회 내 충돌 사건 수사와 관련해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고 있다. 2019.10.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황 대표는 1일 오후 2시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검에 피고발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황 대표는 조사실에 들어가기 전 취재진에게 "당 대표인 저는 패스트트랙 폭동에 맞서 당에 강력하게 투쟁할 것을 격려했다"며 "책임이 있다면 이는 전적으로 당 대표인 저의 책임"이라고 말했다.
이어 "검찰은 제 목을 치십시오. 그리고 거기서 멈추십시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국당 의원 등에게는 검찰 출석통보에 응하지 말라고 했다. 황 대표는 "당에게 당부한다. 수사기관에 출두하지 마십시오"라며 "여러분들은 당 대표의 뜻에 따랐을 뿐"이라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선 "검찰 수사를 방해하지 말고 조국 사태에 집중하라"고도 했다.
이날 황 대표는 검찰이 부르지 않았는데도 스스로 나왔다. 검찰은 전날 한국당 의원 20명에게 출석을 통보했다고 밝혔으나 여기에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는 포함돼 있지 않았다.
황 대표의 자진 출석 결정은 사전에 공개되지 않았다. 평소 자주 소통하는 원내지도부 등에게도 알리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그만큼 전격적이었다. 지난달 16일 삭발 결정 때도 직전까지 최측근 의원들조차 몰랐을 정도였다.
한국당에 따르면 황 대표는 이날 이른 아침부터 4월 패스트트랙 강행 당시 국회 상황을 정리한 자료를 살펴봤다. 전날에는 수사 대응 계획 등을 비공개로 보고받기도 했다.
한국당은 패스트트랙에 반대하던 오신환 바른미래당 의원을 채이배 의원으로 강제 사보임하는 등 당시 국회 상임위 운영 과정에 불법이 있었고 한국당의 집단 행동은 이 같은 불법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이뤄진 것으로 정당하다는 입장이다.
황 대표의 자진 출석 이유로는 우선 수사를 피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지 않겠다는 의도가 꼽힌다. 검찰을 향해 연일 "대통령의 압박에 굴하지 말고 철저히 조국 일가를 수사하라"고 촉구하는 한국당이 정작 자신들을 향한 검찰 수사에는 일절 응하지 않는다면 이중적이란 비판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으면서 소극적 자세로 일관하면 할수록 여론이 악화 될 가능성도 크다. 검찰이 체포영장을 청구하는 등 행동에 나서면 결국 검찰에 이슈 주도권을 뺏기게 되는데 그보다는 먼저 움직이는 게 낫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과거 2012년 당시 박지원 민주통합당 원내대표가 저축은행 비리 의혹에 연루됐다가 체포동의안까지 제출되자 검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기도 했다.
또 대표로서 삭발을 하면서 '조국 전선'의 선봉에 선 것처럼 수사도 가장 먼저 받는 것이 리더십 측면에서 도움이 된다. 황 대표가 출석하면서 밝혔듯 "먼저 내 목을 치라"는 전략이다.
검찰이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를 빼고 다른 한국당 의원 20명을 먼저 소환했는데 지도부부터 조사를 받는 게 명분도 세울 수 있다.
나 원내대표 역시 그동안 자신이 수사받고 자신이 책임지겠다는 입장을 밝혀왔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기자들과 만나 "우리 의원들을 소환하고 있는데 실질적으로 정기국회에서 의원들을 소환하는 경우는 없다"며 "제가 제일 먼저 조사받고, 제가 제일 먼저 책임지겠다"고 밝혔다.
이밖에 자진 출석 시기를 더 미룰 경우 자칫 조 장관의 부인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소환과 겹쳐 극적 효과가 떨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됐다.
패스트트랙 수사대상자 125명 중 현직 국회의원은 △자유한국당 60명 △민주당 40명 △바른미래당 6명 △정의당 3명과 문희상 국회의장 등 110명이다. 국회 패스트트랙 처리 과정에서 폭력행위를 한 혐의다.
한국당이 패스트트랙 수사에 더 민감한 이유는 적용 혐의가 다르기 때문이다. 민주당 의원 등은 대부분 폭행 혐의 등으로 고소·고발됐지만 한국당 의원 등은 국회선진화법(현행 국회법) 위반 혐의다.
4월 '동물국회' 당시 민주당과 정의당 등은 어떻게든 상임위를 열어 안건을 통과시키려는 쪽이었고 한국당은 이를 저지하는 입장이었던 탓이다. 양쪽 모두 격렬한 충돌을 일으켰지만 현행법상 선진화법(국회법 제166조 등)은 국회 회의를 방해하는 쪽에 책임을 묻는다.
처벌도 무겁다. 폭행 등의 정도와 결과에 따라 5~7년 이하 징역 또는 1000만~2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해진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선진화법 위반으로 500만원 이상 벌금형을 받으면 5년, 집행유예 이상 징역형은 10년간 피선거권을 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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