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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 오후 판문점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만나 대화나누고 있다.(청와대 제공) 2019.6.30/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하노이 노딜’ 직후인 지난 3월15일 최선희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의 평양 기자회견 발언문 중 일부다. 하노이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스냅백’(제재해제 후 합의 미이행시 복원)에 열려 있었으나 강경파 참모들의 반대로 거래가 무산됐다는 주장이었다. 발언문에 나온 사실관계와 진위는 명확히 확인되지 않았지만 북한이 ‘스냅백’ 방식을 통해서라도 제재를 어떻게든 풀려고 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제재 문제 따위에는 더는 집착하지 않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북러 정상회담(4월)과 북중 정상회담(6월)을 거치면서 북한의 상응조치 요구도 ’제재해제’에서 ‘체제보장’ 쪽으로 옮겨가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북미 실무협상 재개를 앞둔 최근 북한의 대미 메시지가 다시 제재 이슈로 수렴하는 양상이 또렷해지고 있다. 북한이 포괄적 안전보장을 내세우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제재 문제 해결을 '새 계산법'과 '새로운 방법론'으로 압박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단계적 합의·이행’의 연장선에서 북미 신뢰 구축을 통한 비핵화 진전의 선결 조건으로 유엔 핵심 대북제재를 풀어야 한다는 메시지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9일 최 부상의 실무협상 수용 담화 발표 이후 대미 라인을 총동원해 제재 문제를 거론하고 있다. 지난 16일 권정근 외무성 미국국장이 “제도 안전과 발전을 방해하는 위협과 장애물들이 깨끗하고 의심할 여지 없이 제거될 때 비핵화 논의를 할 수 있다”고 한 게 시발점이었다. 체제보장과 함께 제재 완화·해제를 재론한 것이다.
실무협상 수석대표인 김명길 외무성 순회대사는 20일 “미국측이 조미협상에 제대로 된 계산법을 가지고 나오리라고 기대하고 락관(낙관)하고 싶다”고 했다. 이어 27일 김계관 외무성 고문은 “미국이 대조선(북한) 제재 압박을 한층 더 강화하면서 조미(북미)관계를 퇴보시켰다”고 언급했다. 2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컬럼비아대 국제포럼에선 리기호 유엔주재 북한대표부 참사관이 “공동성명 이행을 위해 아무것도 한 것이 없고 신뢰 조성과는 대립되는 제재 유지 발언을 공공연히 일삼고 있다”고 미국을 비판했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선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을 거들고 나섰다.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고 새로운 발전을 고려해 유엔이 대북제재 결의안을 되돌리는 방안(rollback terms)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미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안방에서 제재 해제를 공론화하며 북한을 지원한 것이다.
지난 27일(현지시간) 뉴욕에서 열린 제74차 유엔총회 일반토의 연설에선 왕이 중국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이 북한을 거들고 나섰다. 왕 국무위원은 “한반도 문제의 정치적 해결을 촉진하고 새로운 발전을 고려해 유엔이 대북제재 결의안을 되돌리는 방안(rollback terms)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북미 협상을 앞두고 미국의 안방에서 제재 해제를 공론화하며 북한을 지원한 것이다.
왕 국무위원은 지난 2~4일 방북해 리용호 북한 외무성 부상, 최 부상 등과 만나 한반도 정세와 북미 대화 재개 문제를 협의했다. 북중 수교 70돌’(10월6일)을 계기로 한 김 위원장의 ‘5차 방중설’도 끊이지 않고 있다. 실무협상 재개에 앞서 제재해제의 군불을 떼려는 북중의 의도적인 밀착과 공조란 해석도 나온다.
북한이 '제재 유연성'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명확한 입장을 확인하기 위해 실무협상에 응하지 않고 있는 게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지난 22일(현지시간)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뉴욕에서 가진 브리핑에서 "안전보장 문제나 제재 해제 등 모든 것에 열린 자세로 협상에 임한다는 것이 미국 측의 기본 입장"이라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나 "어쩌면 새로운 방법이 매우 좋을지도 모른다"(18일)고 말한 이후 제재 문제에 대해선 일절 언급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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