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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보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 2017.6.1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상이 24일부터 개시되면서 경제·통상 관료 중심으로 꾸려진 정부 협상팀의 면면과 전략에 관심이 간다.
정부는 막바지 단계인 수석대표 인선을 앞두고 한미방위비분담협상 태스크포스(TF) 부대표와 팀장 등의 실무진 구성을 먼저 완료하고 25일까지 이틀간 서울에서 열리는 제11차 한미 방위비 분담금 협정(SMA) 체결을 위한 첫 협상에 투입했다.
이번 방위비 협상의 가장 큰 특징은 경제·통상 전문 관료들이 이끄는 범정부 차원의 협상팀이 꾸려졌다는 점이다. 트럼프 행정부가 외교·안보 분야의 동맹 이슈인 방위비 분담 문제를 통상·외환·환율 등 경제·무역 협상 전반과 연계할 가능성에 대비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외교가에선 미국이 50억 달러(약 6조원) 상당의 방위비 분담 계산서를 근거로 경제·통상 분야의 과실을 따내기 위한 '패키지딜'을 시도할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방위비 협상팀의 수석대표로 유력한 정은보(58) 전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차관급)은 재무부와 기획재정부를 거친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다. 행시 28회 재경직 수석으로 공직에 입문해 국내 금융정책과 국제금융을 두루 다뤄본 전략가형 경제 관료로 꼽힌다.
핵심 요직인 재정경제부 금융정책국 금융정책과장과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을 지냈고, 기획재정부 국제금융정책관 시절 외환·환율 정책을 담당했다. 2007년 FTA(자유무역협정) 국내대책본부 지원대책단장을 맡아 한미 FTA 보완대책과 이행실적을 점검하는 역할도 했다. 업무 장악력과 추진력, 기획 능력이 뛰어나고 아이디어가 많다는 평가를 받았다. 다방면에 걸친 풍부한 정책업무 경험과 장점들이 수석대표로 낙점된 배경이란 분석이 나온다.
방위비 협상 부대표로 임명된 이성호 전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차석대사도 사실상 경제통으로 분류된다. 2005년 외교통상부 북미통상과장으로 한미FTA 협상 등에 관여했고, 외교부 국제경제국장을 지낸 통상 분야의 협상 전문가다. 2014년 한-뉴질랜드FTA 협상 수석대표를 지내기도 했다.
이 부대표는 이경구 협상팀 부대표(국방부 국제정책차장·준장)와 함께 각각 외교·통상과 국방·안보 분야의 협상 전략을 가다듬을 것으로 예상된다. 방위비 협상 TF팀장(심의관급)은 외교부 북미1과장을 지낸 홍지표 전 주일대사관 참사관이 맡는다. 협상팀에는 기재부와 방위산업청 등 관계부처 관료들도 참여한다.
한미 방위비 협상의 컨트롤타워인 김현종 청와대 국가안보실 2차장과 협상팀 주요 멤버들의 직간접적인 인연도 눈길을 끈다. 정 수석대표는 김 차장이 2007년 7월 당시 외교통상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한미FTA를 타결지은 후 후속대책을 마련하는 국내 지원대책단장을 지냈다. 이 부대표도 북미통상과장 시절 김 차장과 한솥밥을 먹으며 한미FTA 타결에 일조했다.
외교소식통은 "미측이 방위비 분담의 협상카드로 통상 등 다양한 압박카드를 꺼내들 수 있는 만큼 이슈별 각개 대응보단 입체적인 전략 수립과 대비가 필요하다"며 "각 분야 전문가로 조직한 이번 협상팀 구성안에도 이런 전략적 고려가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미국 뉴욕에서 열린 한미정상회담에서 지난 10년간 한국의 미국산 무기구매와 향후 3년간 계획을 밝힌 것도 미측의 분담금 인상 압박을 억제하기 위한 완충 카드로 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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