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與 "10조 증액, 내년 예산 520조"…'2.5조+α' 日대응 예산 윤곽

[the300]'대외경제 불확실성' 주요국, 확장적 재정정책 잇달아…국가채무비율·내년 총선 등도 고려

일본 경제보복 대응을 위한 내년도 정부 예산안이 윤곽을 드러냈다. 소재·부품·장비 기업의 연구개발(R&D)과 양산화, 모태펀드 등 ‘3단계 지원’에 목적예비비를 포함해 2조5000억원 이상이 투입된다. 

특히 더불어민주당은 일본 대응 예산을 포함한 예산 총액 목표를 520조원 이상 규모로 세웠다. 정부는 재정건전성을 강조하며 약 510조원을 제시했으나 민주당은 확장적 재정정책을 강조하며 정부에 10조~12조원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파악됐다.

◇'2.5조+α' 극일 예산 '윤곽'…與, 총예산 '10조원↑' 요구=21일 국회에 따르면 일본 대응을 위한 내년 예산은 ‘2조원 이상’으로 잡았다. 새로 책정된 목적예비비 5000억원까지 추가하면 ‘2.5조원+α(알파)’ 규모다. 당초 기획재정부는 지난 13일 예산 편성을 위한 당정협의에서 일본 대응 예산으로 ‘1조원+a’를 제시했으나, ‘극일’ 역량을 높이자는 여당 의견을 수용해 1조원 이상 증액한 것으로 파악됐다.

이 중 1조2000억원이 66개 소재·부품·장비 품목 기업들의 연구개발 지원에 투입된다. 26개 품목 기업에 대한 연구개발 지원을 내년에도 이어가는 동시에 일본 수출규제가 우려되는 40개 품목으로 지원 대상을 확대했다. 앞서 국회는 이달 2일 본회의에서 5조8000억원 규모 추가경정예산안을 통과시키며 26개 품목 기업 지원 등에 2732억원을 편성했다.

또 핵심 기술 양산화 지원 비용으로 5000억원이 책정됐다. 소재·부품·장비 분야 중견·중소기업의 기술을 양산화하기 앞서 사업성과 공정 가능성 등을 점검하는 ‘테스트 비용’으로 쓰인다.

‘소재·부품·장비 모태펀드’도 신설된다. 정부가 2600억원을 지원하고 민간 자금 2400억원을 더해 총 5000억원 규모로 구성된다. 유망한 기술을 보유하고도 마땅한 투자처를 찾지 못해 사업화에 애를 먹는 중소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서다.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에도 800억원이 투입된다. 담보 능력 등이 부족한 영세기업 채무를 보증해 자금 융통을 지원하는 데 쓰일 예정이다. 핵심 기술이 국산화 목전에서 자금 부족으로 사장되는 것을 방지한다는 취지다. 여기에 목적 예비비 5000억원도 추가 투입된다.

예산 편성을 주도한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한일경제전예산입법지원단장은 “당장은 글로벌 기업이 완성품을 만드는 데 소재·부품·장비 조달에 차질 없어야 하는 게 시급하다”며 “더 나아가 중장기적으로 해당 산업이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효자 산업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번 예산은 효자 산업 육성을 위한 기초가 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은 이같은 일본 대응 예산을 포함해 총액 510조~520조원 규모로 내년도 예산 편성에 나선다. 기재부가 세수 상황 등을 고려해 올해 본예산 대비 8.6% 증액된 510조원 규모를 당초 제안했는데 민주당은 여기에 10조~12조원 증액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민주당은 경기 하방 여파 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확장적 재정정책을 추진해야 한다며 연평균 예산 증가율 등을 반영, 510조원 이상으로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민주당 관계자는 “일부 의원들은 530조원까지 예산 증액을 요구했지만 정부의 세수 부담 등을 고려해 510조~520조원 수준으로 정리했다”고 말했다.

윤후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추가경정예산안 관련 기자간담회를 갖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與, '최대 520조' 슈퍼예산 추진…3가지 이유는?=민주당이 최대 520억원에 달하는 ‘슈퍼 예산’을 추진하는 1차 이유는 대외 경제 불확실성이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에 이어 일본까지 수출규제 조치에 나서면서 경기 하방 리스크(위험)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에 주요국들이 경쟁적으로 확장적 재정정책에 나서고 있다.

미국이 대표적이다. 경기부양 효과를 위해 적극적인 확장적 재정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달 9일 한국은행이 발간한 ‘해외경제포커스’에 따르면 미국 의회는 지난달 25일 정부부채 한도 적용을 2021년 7월말까지 유예하는 법안을 의결했다. 정부부채 한도는 연방정부가 의회 승인 없이 발행 가능한 총 국채 규모를 의미한다.

이달 1일에는 2020~2021 회계연도의 재량지출 상한액을 높이는 법안을 의결했다. 해당 보고서는 “이번 법안 의결은 재정 관련 불확실성 감소와 경기 부양 효과 등 재정여건 및 성장세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전날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연방준비제도(FED)에 기준 금리 1%포인트(p) 이상 인하와 양적 완화를 촉구했다. 중국 중앙은행 역시 전날 1년 만기 대출우대금리를 0.1%p 내렸고, 유럽연합(EU) 역시 대규모 경기부양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또 국채 발행 역시 여유가 있다고 본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채무비율은 35.9%로 3년째 같은 수준을 유지한다. 한은이 지난 5월 국민계정 기준연도를 개편하면서 2.3% 포인트(p) 하락했다. 국민계정 기준연도는 한은이 경제 구조 변화 등을 반영해 5년마다 변경한다.

이는 110% 수준의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평균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최근 채무 증가율이 높다는 점에서 논란이 있는 것은 사실이나, 현재 한국 경제의 체력을 고려하면 국채 발행은 일부 수용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이같이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이 대표는 지난 6월 홍남기 경제부총리와 오찬에서 “국가채무비율이 하향 조정돼 여지가 생겼으니 그런 것을 감안해 재정 운용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내년 4월 총선 일정도 고려 대상이다. 총선용 선심 예산은 아니다. 내년 정치 일정을 고려할 때 추가경정예산을 편성할 시간이 없다는 점을 염두에 둔다는 의미다. 추경을 할 수 없는 만큼 본예산 확보에 주력한다는 방침이다. 총선 이후에도 원 구성 등에 상당 시간이 소요되는 점을 고려해 지속적인 재정정책을 위한 예산을 최대한 이끌어낸다는 계획이다.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와 조정식 정책위 의장(왼쪽 두번째) 등이 이달 1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20년 예산편성 당정협의회'에 참석하고 있다. / 사진제공=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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