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 1주년…남북미 정상 '톱다운' 재가동한다

[the300] 文 "3차 북미정상회담 조속 개최" 오슬로 연설...김정은, 트럼프에 '친서' 전달

【오슬로(노르웨이)=뉴시스】전신 기자 = 노르웨이를 국빈 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이 12일 오슬로 대학교 법대 대강당에서 열린 오슬로 포럼에서 기조연설 마치고 질의응답을 하고 있다. 2019.06.12. photo1006@newsis.com
북핵 해결을 위한 남북미 ‘톱다운’ 협상이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북미 정상이 친서외교를 재개한 가운데 문재인 대통령은 조속한 3차 북미 정상회담을 촉구했다. 

문 대통령은 이달말로 예정된 한미정상회담 전에 남북 정상회담을 하는 것도 바람직할 것이라며 적극 구애했다. 하노이 노딜 이후 교착 상태인 북미 관계에 물꼬가 트일지 주목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문답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전날(10일) 친서를 보내왔다고 밝히면서 “아름다운 편지(a beautiful letter)를 받았다. 아주 개인적이고, 따뜻한 편지”라며 “매우 긍정적인 무언가가 일어날 것으로 생각한다”고 했다.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1주년을 앞두고 김 위원장이 친서를 보낸 사실을 공개한 것이다. 친서에 담긴 내용에 대해선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북미 정상의 신뢰와 약속을 상기하고 협상 재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는 메시지가 담겼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김 위원장의 ‘친서외교’ 재시동은 여러 해석을 낳는다. 먼저 김 위원장이 ‘하노이 노딜’ 이후 협상 결렬 원인 분석과 혼란스러웠던 내부 수습을 완전히 마무리했다는 분석이 있다. 문책설에 휩싸여 잠행하던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과 김여정 제1부부장은 최근 공개석상에 재등장하며 건재를 과시했다. 

김여정 부부장은 이날 판문점에서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을 만나 고 이희호 여사를 애도하는 김 위원장의 조화와 조전을 전했다. 북한이 내부 정비를 마무리, 대화 재개 국면으로 진입하려 하는 모양새다.

미국 정부가 원하는 실무협상을 건너뛰고 톱다운(하향식) 방식을 고수하려는 김 위원장의 속내도 보인다. 김 위원장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시정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말까지 ‘새 계산법’을 들고 나오라고 요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직접 결단과 정상간 담판을 요구한 것이다. 
【워싱턴=AP/뉴시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간) 재생에너지 관련 연설을 위해 아이오와주로 떠나기 전 기자들에게 연설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으로부터 친서를 받았다고 밝히며 “이번 친서로 뭔가 긍정적인 일이 일어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2019.06.12.

물론 트럼프 행정부는 3차 북미 정상회담에 앞서 충분한 실무협상이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하노이 협상 결렬이 반면교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3차 북미 정상회담에 대해 “일어날 수 있지만 추후 어떤 시점에 하길 원한다”고 말했다. 실무 차원의 논의가 먼저 필요하다는 뜻으로 읽힌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월스트리트저널(WSJ) 주최 행사에서 “(3차 북미정상회담이) 전적으로 가능하지만, 열쇠는 김 위원장의 손에 있다고 본다”고 했다. 문 대통령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북미간 친서에 대해 △전달될 것을 사전에 알았고 △전달된 사실도 미국으로부터 들었으며 △대체적 내용도 알고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노르웨이 오슬로대학에서 열린 오슬로포럼 기조강연과 이어진 문답에서 이같이 세 번 인정했다. 문 대통령은 또 대화 모멘텀이 살아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대화하지 않는 기간이 길어지면 대화의 열정이 식을 수 있다며 조속한 접촉을 희망했다. 문 대통령은 특히 ‘적극적 평화’를 추구하겠다는 이른바 오슬로 구상을 밝히며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 재가동에 강력한 의지를 밝혔다. 

북미간 힘겨루기가 아직 남아있지만 적어도 3국 정상간엔 대화재개를 위한 교감이 이뤄진 셈이다. ‘1차 북미회담’ 1주년을 맞는 시점에 남북미 정상이 긍정적 목소리를 낸 것은 낙관 전망을 키운다. 

다만 김 위원장이 친서 발송에 이어 제4차 남북정상회담 등에 호응할지가 1차 관건이다. 남북정상회담 개최 여부는 이달말 서울에서 열리는 한미 정상회담 결과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김 위원장의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토대로 협상 재개 방안이 집중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특보는 이날 오전 외교부와 세종연구소 미국연구센터의 공동 주최로 열린 ‘평화를 창출하는 한미동맹 세미나’ 기조연설에서 “(북미가) 그간 전혀 대화나 컨택(접촉)이 없었던 점을 감안하면 (김 위원장의 친서로) 새로운 가능성이 열리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상당히 고무적이다. 금명간 한미·남북·북미 (정상회담) 등이 있지 않을까 예측해 본다”고 했다.
【서울=뉴시스】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배움의 천리길 학생소년 궁전을 현지지도했다고 조선중앙TV가 1일 보도했다. 2019.06.01. (사진=조선중앙TV 캡처) photo@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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