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변인짓" "신독재" 날선 한국당…속으론 '복잡'

[the300]장외투쟁 장기화에 정상화 출구전략 고심…'선제적 정상화'·'현실적 조건' 등 거론되기도

(서울=뉴스1) 이승배 기자 =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21일 오전 인천 남동구 서울화장품에서 열린 인천 남동공단 중소기업 대표자 간담회에 참석해 인사말하고 있다. 2019.5.21/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국회 정상화를 위한 여야3당 원내대표 첫 회동이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났다. 국회 정상화가 기약없이 미뤄지고 있는 가운데 한국당 지도부는 문재인 정부를 향해 연일 날을 세운다. "(김정은의)대변인짓", "신독재"라는 표현도 등장했다.

여권이 제1야당에 국회 복귀의 명분을 주지 않는 가운데 한국당 내부에서는 장외투쟁이 길어지는데 부담을 느끼는 목소리도 나온다. 청와대와 민주당으로부터 얻어낼 게 없다면 시간을 끌지 말고 선제적으로 국회 정상화에 나서자는 얘기다. 여당이 받을 수 있는 조건을 제시하는 게 필요하다는 의견도 있다. 

한국당은 7일부터 황교안 당 대표 주도로 전국을 돌며 연일 고강도 대여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한국당을 뺀 여야4당이 선거제·사법제도 개편안을 신속지정안건(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자 항의 표시다. 문재인 정부의 경제실정을 알리며 지지기반을 다지기 위한 목적도 있다. 

한국당은 민주당이 패스트트랙 철회까지는 아니더라도 공식 사과와 향후 국회 논의 과정에서 한국당의 지분을 인정하는 조치 등 어떤 식으로든 국회 복귀 명분을 원한다. 황 대표가 제안한 1대1 영수회담을 문 대통령이 받아들이는 것도 국회 정상화의 디딤돌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청와대와 여당은 묵묵부답이다. 전날(20일)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한국당 나경원, 바른미래당 오신환 원내대표의 국회정상화를 위한 '호프회동'도 서로의 입장과 의견을 교환하는 선에서 끝났다.

여야 3당 교섭단체 원내대표가 20일 저녁 서울 여의도 국회 인근 호프집에서 '맥주 회동'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오신환 바른미래당, 이인영 더불어민주당,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 / 국회사진취재단 / 사진=홍봉진 기자 honggga@

청와대와 여당이 반응을 보이지 않자 한국당 지도부의 발언 수위는 점점 강해지는 모양새다. 

황 대표는 이날 민생투쟁 대장정의 일환으로 인천을 방문한 자리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겨냥해 "김정은(위원장)에게 진짜 독재자의 후예라고 말씀해달라"며 "진짜 독재자 후예에게는 말 한마디 못하니까 여기서 지금 대변인짓 한다"고 비판했다.

18일 5.18 광주 민주화운동 기념식에서 문 대통령이 "5.18의 진실은 보수·진보로 나뉠 수 없다"며 "독재자의 후예가 아니라면 5.18을 다르게 볼수 없다"고 말한 것을 한국당에 대한 공격으로 받아들이고 반박한 것이다. 

황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자 청와대는 "정치에 혐오를 불러일으키는 발언"이라며 "국민을 편가르는 발언이 난무하고 있다"고 되받았다. 

나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신독재를 위한 과정을 거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신독재론'을 꺼내들었다.

나 원내대표는 영국의 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소개된 내용이라며 "신독재에는 4 단계가 있는데 위기시 카리스마를 내세워 집권, 적들을 찾아내고 언론·사법 등 권력기관을 장악한 뒤 선거제를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정권은 이미 1,2,3단계를 거치고 4단계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 지정을 통해 선거제를 바꾸려고 시도한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박영태 기자 = 지난달 2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정무위원회 회의실에서 소집된 정치개혁특별위원회 회의 개의에 앞서 자유한국당 장제원 간사가 심상정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19.04.30. photo@newsis.com

하지만 미세먼지 대책·강원 산불 피해 대책, 경기 대응 등을 명분으로 편성된 추가경정(추경) 예산심사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각종 민생법안도 국회에 계류되면서 한국당의 속내는 복잡하다. 물론 당장 급한건 여당이지만 한국당으로서도 언제까지 장외투쟁만 할 수는 없는 노릇이기 때문이다. 

당 일각에서는 한국당이 선제적으로 국회를 정상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당 내에서 가장 먼저 조건없는 국회 정상화 화두를 꺼낸 의원은 장제원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다. 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에 돌아가기 위한 분위기 조성이 필요하다면 조건없이 등원하는 것이 훨씬 더 깔끔하다"며 "조건없이 등원해서 추경도 심의하고 법안도 논의하면서 묵은 감정은 일하면서 풀어가는 것이 훨씬 ‘진지한 정치’"라고 적었다. 패스트트랙 저지에 가장 앞장 선 장 의원이지만 국회 정상화를 해야 한다면 선제적으로 하자는 얘기다. 

현실적 조건을 바탕으로 국회 정상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당 전국위원회 의장을 지낸 안상수 의원은 "패스트트랙 철회는 어려우니 선거제의 경우 의원수 동결, 270석 축소안(한국당안) 병행 논의를 전제로 권력구조 개편을 위한 개헌 논의까지 하는 게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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