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억vs6000억', 한지민이 어벤져스에 맞서는 방법

[the300]저예산 영화 '미쓰백' 재조명

해당 기사는 2019-05-03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할리우드 배우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 제레미 레너가 15일 오후 서울 중구 장충체육관에서 진행된 영화 '어벤져스: 엔드게임' 아시아 팬이벤트에 참석해 팬들을 바라보고 있다./사진=김휘선 기자
영화 '어벤져스:엔드게임(어벤져스)'의 '역대급' 흥행에 또다시 스크린 독과점 논란이 등장했다. '어벤져스' 탓에 국내 저예산 영화들의 개봉이 취소됐다는 얘기도 있다. 국회에선 독식을 제한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하지만 반대 여론이 상당하다.

어벤져스 제작엔 한화 환산 약 600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연기력과 스타성을 갖춘 헐리우드 배우들이 총출동했다. '마블 세계관'을 기초로 한 스토리도 탄탄하다. 영화계에선 '어벤져스'가 국내 영화 관람객들의 눈높이를 올려놨다고 한다.

'어벤져스'는 이제, 하나의 트렌드가 됐다.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엔 자발적인 '어벤져스' 관람 인증사진들이 올라온다. '어벤져스'와 관련없는 기사 댓글에 영화 '스포'가 올라오는 등 전국민의 주요 관심사다. 영화 내용을 '스포'당하기 전에 가까운 동네 영화관에서 1차 관람을 하고,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2차 관람을 하겠다는 사례도 있다. 일각에선 '어벤져스' 상영관이 너무 많다고 지적하지만, 여전히 영화를 보려는 사람들이 더 많다.

영화관은 매진이 보장되는 영화 대신 국내 저예산 영화를 상영하는 모험을 강행할 동기가 없다. 실패한 사례도 많다. 시장 논리에 따라 스크린을 배정한다. 수요가 많으면 자연스레 공급도 많아진다. 한국 영화라는 이유만으로 저예산 영화 스크린을 보장할 수 없다는 얘기다. 특별한 매력없이는 관객을 만날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제작비 수천억원을 투입한 해외영화, 골리앗과의 싸움에서 살아남은 사례가 있다. 배우 한지민이 주연을 맡은 영화 '미쓰백'은 지난해 가을 돌풍을 일으켰다. 이 영화를 제작하는 데는 총 16억원이 든 것으로 알려졌다. '어벤져스'의 375분의 1 수준이다.

1일 오후 제55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 최우수연기상 수상자로 한지민이 호명됐다. 무대에 오른 한지민은 눈물을 터뜨렸다. 그는 "김윤석 선배님이 저희 '미쓰백'이 상영관에서 너무 힘들게 고전하고 있을 때, 다른 영화 무대인사에서 저희 '미쓰백'도 많이 봐줬으면 좋겠다고 응원해줬었다"며 감사인사를 전했다.

지난해 10월 개봉한 '미쓰백'은 한지민의 말대로 고전했다. 약 3000개에 달하는 전국 영화관 스크린 중 500여개를 배정받는 데 그쳤다. 이는 상영시기가 겹친 영화 '암수살인'과 '베놈'의 절반 수준이다.

그럼에도 '미쓰백'은 뒷심을 발휘했다. '영화 괜찮다'는 입소문이 퍼지면서다. 아동학대라는 심도깊은 주제를 풀어내며 사회에 메시지를 던졌다. 화려하지 않지만 짜임새 있는 스토리로 무장했다. '원톱' 주연 한지민의 연기력도 큰 몫을 했다.

관객들이 극장 자리를 채우자 스크린도 100여개 늘었다. 누적 관객수는 72만여명까지 증가했다. 이 영화는 개봉 23일만에 손익분기점을 돌파하는 데 성공했다.

'미쓰백'은 개봉 이후 각종 영화상을 휩쓸고 있다. 누구도 이 영화를 '망했다'고 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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