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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북한 노동신문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본부 청사에서 '조선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했다고 11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2차 북미 정상회담의 기본 취지와 당의 입장을 밝히며 "우리의 힘과 기술, 자원에 의거한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 높이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나감으로써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2019.04.11. (출처=노동신문) photo@newsis.com |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겸 노동당 위원장은 지난 10일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7기 제4차 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최근 진행된 조미 수뇌회담의 기본취지와 우리 당의 입장에 대하여 밝혔다"고 11일 북한 매체들이 보도했다. 김 위원장이 지난 2월 말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결렬 이후 '포스트 하노이' 정책 노선을 직접 밝힌 건 이번이 처음이다.
우려했던 핵·미사일 실험 재개나 협상 중단, 한미 정상을 직접 겨냥한 비난 발언은 없었다. 대신 지난해 발표한 '새로운 전략노선'인 경제건설 총력집중 방침을 재확인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전원회의에서 자력갱생이란 단어를 25회나 사용했다. 김 위원장은 "자립적 민족경제에 토대하여 자력갱생의 기치를 높이 들자"며 "사회주의 건설을 더욱 줄기차게 전진시켜 제재로 우리를 굴복시킬 수 있다고 혈안이 되어 오판하는 적대세력들에게 심각한 타격을 주어야 한다"고 말했다.
'적대세력을 향한 심각한 타격' 등의 거친 표현을 사용하긴 했으나, 무력이나 행동이 아닌 '사회주의 건설 전진'을 수단으로 언급한 점이 눈에 띈다. 전날 정치국 확대회의에서 "'긴장된 정세'에 대처하기 위해 책임성과 자력갱생의 혁명정신을 발휘해 당의 새로운 전략적 로선(노선)을 철저히 관철하라"고 지시한 것과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김 위원장의 이번 발언은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워싱턴 회담 직전에 나왔다. 비핵화 협상과 경제발전 집중 노선에서 탈선하지는 않겠지만 제재완화 논의가 없다면 협상 테이블에 나가지 않겠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도 해석된다. 북한 내부적으로는 북미 대치와 제재 장기화를 감수하는 '자립경제'로 결속력을 다지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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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 AFP=뉴스1) 우동명 기자 =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9일(현지시간) 워싱턴 상원 세출위원회 소위에 출석해 발언을 하고 있다. 폼페이오 장관은 이날 대북 외교의 목표는 'FFVD'라며 목표가 달성될 때까지 대북 제재를 유지하는 원칙을 재확인하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도 '독재자'라는 표현을 쓰겠느냐는 질문에 "물론이다"라고 답변했다. © AFP=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10일(현지시간) 제재에 유연성을 발휘할 가능성을 내비쳐 북미 협상 재개의 불씨가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폼페이오 장관은 상원 외교위원회에서 "북한이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비핵화', 즉 CVID에 대한 약속을 입증할 때까지 어떠한 제재도 해제돼선 안 된다는 데 동의하느냐"는 코리 가드너 공화당 의원의 질의에 '실질적 비핵화 진전'을 전제로 "약간의 여지(a little space)를 남겨두고 싶다"고 말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북한 문제의 최종 목표는 국제사회의 검증을 받는 완전한 비핵화"라며 "비핵화 검증이 완료될 때까지 핵심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제재) 결의는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도 했다. 북한이 하노이 회담에서 요구했던 유엔 핵심 대북제재 5개항의 해제는 어렵지만 북한이 통 큰 비핵화 조치를 약속한다면 제재 관련 논의가 가능하다는 의미로 읽힌다.
그간의 '일괄타결식 빅딜론'과 '선 비핵화-후 제재해제'의 '리비아식 해법'에서 한층 유연해진 입장으로 선회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포괄적 합의-압축적 단계 이행'을 골자로 하는 우리 정부의 '굿 이너프 딜(충분히 좋은 거래)'을 통한 '조기수확론'((early harvest)과도 연결 지점이 있어 보인다.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에 포괄적으로 합의하고 큰 걸음의 비핵화 조치를 이행할 경우 스냅백(Snapback·합의위반시 제재복원) 조항을 활용한 남북경제협력 사업의 제재 면제나 일부 제재완화의 '초기 조치' 교환을 모색해 볼 수 있어서다.
문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정오 백악관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북한 비핵화 해법을 논의한다. 문 대통령은 굳건한 한미동맹을 기반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 공조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도 제재 틀을 허물지 않는 선에서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결단을 이끌어내기 위해 남북경협 관련 제재 한시 면제 등의 '지렛대'를 협상 테이블에 올릴 가능성이 있다. 김 위원장이 일단 북미 비핵화 협상 궤도에서 완전히 이탈하진 않았지만 '워싱턴 회담' 결과를 보고 대응 수위를 추가로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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