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당 법안은 불량 주방용 오물분쇄기의 퇴출을 목표로 한다. 법안이 통과되면 현행법상 ‘특정공산품’이었던 주방용 오물분쇄기는 본명을 찾는다. 현행법은 하수 수질을 악화하는 일부 제품의 제조나 사용을 제한할 수 있다면, 개정안은 환경부 승인이나 인증 받지 못한 제품의 제조 등을 원천 금지한다. 또 제품 인증과 인증 취소, 정기 검사, 인증 수수료 등 관련 규정을 현행 고시에서 법률로 상향 입법 했다.

미인증 제품 제조·수입·판매·설치 업체가 사실상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인 점을 고려해 통합 정보시스템 설치도 규정했다. 인증 받지 않거나 기준 미달 제품은 공무원이 직접 수거‧파기 하는 일도 가능해진다. 미인증 제품 사용에 대한 과태료 부과도 법률로 규정했다.

개조되거나 인증되지 않은 주방용 오물분쇄기로 지역 주민 다수가 피해 보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서다. 환경부 고시에 따르면 음식물쓰레기의 고형물 중 20%를 배출하는 오물분쇄기만 사용 가능하다. 그러나 일부 주민들은 거름망 등이 포함된 회수부 등을 떼어내기도 한다. 회수부에 쌓인 음식물쓰레기를 처리하기 ‘귀찮아서’다.

불법 판매 근절에도 기여할 전망이다. 일부 업체는 회수부 없이 판매하거나 설치 후 개조 가능하다는 점을 강조한다. 편의성을 추구하는 소비자 심리를 파고들었다. 음식물쓰레기 중 20%만 하수관에 흘려보내기 위해 100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구매하지 않는다는 것. 제 때 걸러지지 않은 음식물쓰레기는 하수관으로 유입돼 악취와 하수도 막힘 등의 원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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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뒷북 법안’이라는 지적도 있다. 환경부는 가정에서 음식물폐기물을 100% 분쇄‧배출하는 방안에 대한 연구를 이어간다. 기존 주방용 오물분쇄기가 편의성이 떨어져 실생활 보급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을 고려했다.

환경부는 2016년 12월부터 2년간 경기 안산 모 아파트 634세대에서 이같은 시범사업을 진행했다.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100% 분쇄하고 배출하되 하수관로에 유입되기 전 별도 공간에 모아 고체와 액체로 분리하는 작업을 거친다. 이 때 발생한 고형물은 음식물 자원화 시설을 통해 퇴비로 만들고 단지 내 조경과 텃밭 등에 사용했다. 현재 시범사업 결과를 연구‧분석 중이다.

2014~2015년에도 서울시 소재 240세대 아파트를 대상으로도 시범사업도 진행했다. 가정에서 음식물쓰레기를 모두 분쇄‧배출하고 아파트 지하에 설치된 전처리시설에서 고형물을 걸러내는 방식이다.

환경부에 따르면 이같은 시설 설치로 인해 하수관로 막힘 현상은 없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설치 전후 BOD(생물학적 산소요구량)은 185mg/l에서 166mg/l으로, COD(화학적 산소요구량)도 148mg/l에서 144mg/l으로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환경부 관계자는 “하수도 시설에 미치는 부작용은 없어 보이나 세대수가 적어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며 “각종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