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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낙연 국무총리 등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대정부질문이 이어지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여야의 첨예한 갈등 속에서 '클럽 버닝썬 사건'부터 김학의·장자연 사건 등 권력형 비리 진상 규명과 문재인 대통령 사위에 대한 의혹,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합의 무산, 최저임금과 미세먼지 등에 대한 대책이 화제로 떠올랐다.
◇DAY 1 : 버닝썬 '윤 총경'과 이상직…김학의와 장자연=대정부질문 첫날인 19일 정치분야 질의에서 야권은 문재인 정부의 권력 유착 의혹 제기에 주력했다. 여권은 김학의·장자연 등 이전 정권의 비위 의혹에 대한 재수사를 촉구했다.
이날 이태규 바른미래당 의원은 버닝썬과 유착 의혹이 있는 '윤 총경'을 언급하고 "공권력 핵심인 경찰 엘리트 간부가 강남 클럽 뒤를 봐줬는데 민정수석실에서 중책을 맡았던 경찰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공무원의 청와대 파견은 정권과 인연이 없으면 가기 힘들다"고 밝혔다. 이에 이 총리가 윤 총경의 청와대 근무 경위를 "최대한 알아보겠다. 철저히 파헤치겠다"고 답했다.
한국당은 더 나아가 날을 문 대통령 가족에게 겨눴다. 곽상도 한국당 의원은 이날 문 대통령 사위의 취업 청탁 의혹을 제기했다. 곽 의원은 "대통령 사위가 이스타항공과 합작을 염두에 두고 있는 태국 자본이 만든 회사에 취직했다고 한다"며 "실제 근무하는 것을 목격한 사람도 있고 최근 2~3주 전에 회사를 관뒀다는 구체적인 제보까지 있다"고 말했다.
곽 의원은 "이스타 항공 대표가 이상직 전 의원"이라며 "이 의원이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으로 임명되고 한 달 뒤 문 대통령 사위가 취업했다"고 했다. 이어 "이것이 사실이면 자리를 챙겨 준 대가로 사위를 취직시킨 것이 아니냐"며 수사를 촉구했다.
청와대와 정부는 즉각 부인했다. 이 총리는 현장에서 "사실인지 아닌지 모르고 말하는 것 아니냐"며 곽 의원에게 반문했다. 청와대도 다음날 김의겸 대변인을 통해 "문 대통령의 가족은 아들 ·딸·사위 모두 특권과 거리가 멀다"며 "곽 의원은 그런 특권층 문화에 너무 익숙한가 보다. 모든 것을 특권과 특혜로 연결짓는다"고 반박했다.
여권은 역으로 이전 정권 총리 황교안 한국당 대표와 곽 의원 등의 연루 의혹이 있는 김학의 전 법무부차관 별장 성접대 사건으로 공세했다.
정부 측은 이에 재수사 의지를 나타냈다. 박상기 법무부장관은 "과거 검찰 수사가 의혹을 해명하지 못하고 국가 수사기관으로서 정도를 다하지 못했다"며 "향후 진상조사 결과로 드러난 사실에 대해 검찰이 명예를 훼복하고 국민에게 사실관계 확실히 밝힐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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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국무총리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DAY 2 : 하노이 뒷얘기와 대북제재 = 다음날인 20일 외교·안보 분야 대정부질문에선 지난달 합의 무산으로 끝난 베트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 뒷얘기와 향후 정부의 대책이 의원들의 관심사였다. 이 총리는 결국 비핵화에 대한 북한의 응답이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하노이 회담 당시 미국은 '현재 상태에서 (핵) 동결하라, (핵·미사일 시설 등을) 가동하지 말라, 비핵화 최종 목표에 대해 합의하고 로드맵은 실무적으로 협의하자'는 입장이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총리는 우리 정부 역할에 대해 "하노이 2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미국의 생각이 무엇인지는 사실 파악이 거의 완료됐다"며 "이제는 북한을 설득하는 국면에 접어들었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하노이 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문 대통령에게 전화해서 여러 차례 '중간에서 역할을 해 달라'고 부탁했다"며 "이제는 북한의 의중을 듣고 북한을 설득하는 국면이다. 일정한 준비가 필요해서 준비를 모색하는 단계"라고도 말했다.
정부는 북한을 설득할 지렛대로 여기는 남북경협에 대해서는 대북제재 틀 안에서 해야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총리는 "현재의 틀 안에서도 문화, 학술, 체육, 군사적 긴장완화 등이 가능하다"며 "그런 분야에 당분간 집중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도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가 안 나오는 상황에서 대북제재는 충실히 이행돼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이 총리는 하루 전에는 남북정상회담 가능성에 "아직 준비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답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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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화 외교부 장관이 2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 출석해 외교·통일·안보 분야에 대한 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DAY 3 : 정부 "잘한 경제정책 너무 많다" = 셋째날(21일) 경제분야 대정부 질문은 문재인 정부 경제 성적에 대한 공방이 이어졌다. 홍남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잘한 경제 정책이 있으면 말해보라"는 정유섭 한국당 의원의 '도발'에 "너무 많아서 제가 얘기를 못하겠다"고 말한 대목은 이날의 '명장면'이 됐다.
홍 부총리는 경제 '실정'을 지적하는 야권 주장에도 "경제를 안이하게 인식하고 있다는 주장에 대해선 절대 동의할 수 없다"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각종 경제 지표 악화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으나 홍 부총리는 "최근 경제 지표 중에선 어려운 것도 있지만 개선의 조짐을 보이는 지표도 있다"며 "(어려운 지표와 개선되는 지표) 두 가지의 동향을 함께 봐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제성장률 2.7%라는 지표에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과 비교하면 결코 낮은 숫자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다만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한 폐해가 많다는 지적에는 정부가 사과했다. 이 총리는 "최저임금 인상에는 명암이 있다"면서 "(어두운 부분에 대해) 뼈아프게 생각하고, 대단히 죄송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총리는 소득주도성장 정책을 부작용을 줄여가며 이어가겠다면서도 "설령 거시지표 가운데 낙관적인 것이 있더라도 그 때문에 그 그늘에서 고통을 당하는 국민의 어려움에 대해서는 정부가 외면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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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진행된 경제분야 대정부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DAY 4 : 미세먼지, 그리고 다시 김학의 = 22일 대정부질문 마지막 순서인 교육·사회·문화 분야 질의에서는 최근 재난안전법 개정으로 국가 재난 중 사회재난으로 분류된 미세먼지 문제에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이와 함께 여권에서는 첫날(19일)과 마찬가지로 김학의 사건에 대한 재수사 촉구도 이어갔다.
이학재 한국당 의원은 이 총리에게 "귀한 손주들을 어른들이 가둬놓고 담배 피우게 하고 못 나가는 그런 상황이면 어떻게 하겠느냐"라며 정부의 미세먼지 대책이 미흡하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초미세먼지를 흡연으로 환산하니 하루 5~7개비 담배를 피우는 것"이라며 "담배는 흡연자 문제인데 미세먼지는 모든 국민의 문제"라고 했다.
이 총리는 "할아버지로서 견디기 힘들 것"이라며 "연평균 농도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나 봄철 미세먼지 기간이 길어서 고통이 커진 것은 이해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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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상기 법무부 장관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의원들의 정치분야 대정부질문에 대해 답하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
여당 의원들의 '김학의 사건'과 권력 유착 의혹도 다시 한 번 떠올랐다. 신동근 민주당 의원은 김학의 사건에서 성상납을 제공한 인물로 지목되는 윤모씨와 김 전 차관이 당시 각각 건설업자와 춘천지검장이었던 점에 비춰 대가성이 의심된다고 언급했다. 이어 "당시 수사지휘라인 선상에 있는 황 대표와 곽 의원을 포함해 성역 없이 수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법무부는 이날도 재수사 의지와 함께 재수사가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박상기 장관은 "조사결과 보고서를 보고 공소시효가 남아있다면 재수사 가능성이 있다"며 "검찰이 이 문제를 명예가 걸린 문제로 인식하고 수사한다면 사실 관계를 정확히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다만 역시 권력형 비리 사건이라는 의혹이 있는 '장자연 리스트 사건'에 대해서는 박 장관은 "공소시효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하기 때문에 재수사 가능성을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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