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이 촉발한 '비동의 간음죄'…형사硏 "신설 필요" 결론

[the300]국회 법사위 의뢰 연구용역보고서 "사법부, 성적 자기결정권 충실한 보호 필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의뢰한 연구 용역 보고서에 협박·폭행이 없어도 상대방 의사에 반하는 성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비동의 간음죄'를 신설해야 한다는 주장이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안희정 전 충남도지사의 성폭행 혐의 사건 이후 논의가 시작된 '비동의 간음죄' 도입에 대한 법사위 검토가 본격화될 수 있을 전망이다.

7일 법사위 더불어민주당 간사 송기헌 의원실에 따르면 형사정책연구원의 법사위 연구용역 보고서 '성적 자기결정권의 합리적 보호를 위한 성폭력 범죄 관련 법제의 개선 방향 연구'는 "우리나라에서도 사법부가 성적 자기결정권의 충실한 보호라는 관점에서 제대로 기능하였는지에 대해 따져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보고서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 않은 성적 행위를 사회적으로 상당하다는 이유로 또는 사회체제의 유지라는 이유로 혹은 본능적 행위라는 이유 등으로 허용할 수는 없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이어 "더 이상 사법부에 의해 성적 자기결정권의 충실한 보호를 기대할 수 없다면 이제 공은 입법부에게 넘어갈 수 밖에 없다"며 국회로 공을 돌렸다.

보고서는 비동의 간음이 폭행·협박에 따라 성립되는 강간죄와 무죄로 판단되는 암묵적 동의에 의한 성관계 사이 어딘가에 있는 범죄 행위라고 보고 형법상 공백을 메우기 위해서도 신설이 필요하다고 봤다.

보고서는 "성범죄의 보호법익이 궁극적으로 개인의 성적 자유나 성적 자기결정권이라고 한다면 현행 형법 규정상 여러 요건에 해당하지 않는 비동의 간음죄의 처벌 여부를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이어 "기존의 형법상 성범죄 규정의 판단기준을 제한적으로 해석해 가벌성의 범위를 지나치게 제한하였다는 비판이 있다"며 "가벌성의 흠결을 개선하기 위한 비동의 간음죄의 도입을 진지하게 고려할 시점이라고 밝혔다.

다만 보고서는 "우리나라 환경에서의 형벌로 보호해야 하는 비강제적이지만 비동의적인 성범죄 사례가 무엇인지 이론적으로 실무적으로 밝혀져야 한다"며 '비동의 간음'의 범위에 대해 신중히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보고서는 "상대방의 동의가 없는 모든 간음에 대한 처벌을 위해 비동의 간음죄를 신설하게 되면 처벌의 효과는 극대화 될 수 있으나 이는 형법의 보충성 원칙이나 과잉범죄화라는 비판을 면할 수 없다"며 "비동의 간음죄의 도입 논의는 강간죄의 처벌 공백과 관련한 고려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이어 "설사 비동의 간음죄의 도입을 고려하는 경우에도 폭행·협박에 의한 강간죄에 비해 비교적 죄질이 가볍다 할 것이므로 해당 법정형도 이를 고려하여 정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법사위는 향후 자유한국당의 국회 보이콧이 끝나고 국회가 정상화되는 대로 연구용역 보고서를 토대로 비동의 간음죄 신설을 위한 형법 개정 논의에 돌입할 전망이다. 현재 국회에는 나경원 한국당 원내대표가 여야 의원들과 대표발의한 비동의 간음죄 신설 형법을 비롯해 백혜련 민주당 의원 등이 발의한 비동의 간음죄 신설 법안 등이 계류 상태다. 송기헌 의원실 관계자는 "당초 연구용역이 끝나면 국회에서 바로 법안심사1소위원회를 열어 논의를 진행하기로 했으나 아직 국회 일정이 나오지 않은 상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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