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례없는 첫 ‘평양 실무협상’…비건의 이유있는 승부수(종합)

방한 중인 스티븐 비건 美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가 6일 평양에서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실무협상을 가질 예정이다. 비건 특별대표와 김 전 대사의 만남은 이번이 두 번째로 양측은 지난달 18일 김영철 북한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 일행의 방미 당시 워싱턴에서 상견례를 했다. 비건 특별대표의 평양행은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한 이후 3개월여 만이다. 사진은 지난 3일 비건 美대북정책 특별대표가 국제공항을 통해 방한하는 모습. (뉴스1 DB)2019.2.6/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6일 북한 평양을 방문했다. 북측 카운터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대사와 2차 북미정상회담의 의제를 조율하기 위해서다.

당초 판문점에서 하려던 실무협상 장소를 평양으로 바꾼 것은 오는 27~28일 ‘베트남 북미정상회담’까지 얼마 남지 않은 빠듯한 일정을 고려해 협상에 보다 속도를 내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6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지난 3일 한국을 찾은 비건 특별대표는 사흘간의 일정을 소화한 뒤 이날 오전 6시50분께 숙소인 서울 광화문의 한 호텔을 나와 평양행에 올랐다.

정확한 이동경로 등이 공개되진 않았지만 오전 9시쯤 경기도 오산 미군기지에서 군용기를 타고 서해 직항로를 이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산에서 평양까지는 1시간30분가량 소요된다. 평양에서 오찬을 가진 뒤 본격적인 협상에 착수했을 것으로 보인다.

그의 방북에는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보좌관, 알렉스 웡 국무부 부차관보 등이 동행했을 것으로 예상된다.

◇비건-김혁철 2번째 만남…비핵화＋α 도출 주목

(서울=뉴스1) 박정호 기자 = 북한과 비핵화 협상을 총괄하는 스티브 비건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가 4일 오후 서울 시내 호텔로 들어서고 있다. 비건 대표는 이르면 오는 5일부터 판문점에서 카운트파트인 김혁철 전 스페인 주재 북한 대사를 만나 북미정상회담 합의문 문구를 비롯한 실무협상을 벌일 것으로 관측된다. 2019.2.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비건 대표의 평양행은 지난해 10월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과 함께 방북한 이후 약 3개월 만이다. 비건 대표와 김 전 대사가 만난 것은 이번이 두 번째다. 양측은 지난달 18일(현지시간)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의 워싱턴 방문 당시 상견례를 가진 바 있다.

북미가 지난달 워싱턴에서 김 부위원장과 폼페이오 장관의 고위급회담, 스웨덴에서의 북미-남북미 실무협상을 거친 만큼 이번 ‘비건-김혁철’ 실무협상에서는 보다 진전된 합의가 나올 것이란 기대감이 커진다.

이번 실무협상은 북한의 우라늄 농축시설을 포함한 영변 핵시설 폐기 및 플러스알파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조율이 최대 관건이다.

비건 대표는 3개월 전 평양에 갔을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미국의 상응조치를 조건으로 플루토늄과 우라늄 농축시설 전체의 폐기를 약속했고 ‘그 이상’도 언급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은 핵개발 중추인 영변 핵시설 폐기-검증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미국이 제공할 상응조치로는 북미관계 개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대북 투자지원 등이 나온다. 구체적인 방안으로 북미 연락사무소 설치나 종전선언, 금강산관광·개성공단 재개 등 대북제재 완화·해제가 거론된다.

◇북미 첫 ‘평양 실무협상’…김정은 빠른 결단 이끈다

【서울=뉴시스】8일 북한 조선중앙TV가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면담 장면을 공개했다. 2018.10.08. (사진=조선중앙TV 캡쳐)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북미 실무협상은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5일(현지시간) 미 연방의회 신년 국정연설을 통해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를 기정사실화한 직후 진행되는 만큼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장소 측면에서도 양측의 협상의지가 반영됐다. 북미 실무협상이 평양에서 열리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비건 대표가 판문점이 아닌 평양을 협상 장소로 받아들인 것은 예상을 뛰어 넘은 파격적인 행보다.

평양은 미국 공관이 없고 통신망도 북한의 통제 하에 있는데다 실무협상 도중 워싱턴과 연락할 수 있는 수단도 마땅치 않다. 보통 협상은 준비단계인 장소 선정부터 팽팽한 기싸움이 벌어지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비건 대표가 ‘호랑이 굴’에 뛰어든 것은 미국의 협상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미국은 지난해 판문점 실무협의 당시 김 위원장의 지시를 기다려야 하는 북측 협상팀의 느린 의사결정 구조에 불만이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따라서 이번에는 북측 협상팀과 김 위원장의 신속한 판단을 이끌어낼 수 있는 평양을 협상 장소로 택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협상 전권을 사실상 위임받았기 때문에 평양 회담이 가능했던 것으로 보인다. 지난 19~22일(현지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에서 북미가 진행한 ‘합숙담판’ 때 이미 큰 틀에서 합의가 이뤄졌을 것이란 분석도 가능하다.

비건 대표의 평양 체류 일정은 공개되지 않았다. 정부 일각에선 북미 실무협상이 하루에 끝나지 않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체류기간 동안 김 위원장과 직접 만날지도 주목된다. 하지만 비건 대표가 차관보급이라는 점에서 고위급 대표인 김영철 노동당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과의 회동 가능성이 더 커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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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례없는 첫 ‘평양 실무협상’…비건의 이유있는 승부수(종합)

[the300]영변 핵시설 폐기 등 北 비핵화 조치 ‘그 이상’ 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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