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워마드 척결'에 나선 이유

[the300][핫피플 핫뷰]바른미래당 의원 "워마드 조심하라…남성 역차별 정책도 손댈 것"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사진= 이동훈 기자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이 ‘워마드 척결’ 전사로 나섰다. ‘일간베스트’ 폐지 주장에 이어 온라인 발 극단주의 정치를 차단하겠다는 명분이다. 극렬 여권운동을 비판하면서 일부 남성들의 공감을 이끌고 있다.

워마드는 극단적인 방식으로 여권 신장을 주장해온 온라인 커뮤니티다. 이 사이트는 남성을 가부장제의 수혜자로 적대시하고, 폭력적인 표현을 서슴지 않아왔다. 남성 모델의 사진을 찍어 신체와 성기 등을 비하하는 글을 게시한 ‘홍대 누드모델 사건’도 워마드에서 일어난 일이다. 이들은 이러한 행동이 ‘일간베스트’ 등 여성을 눈요깃거리로 삼고 비하해온 남초 사이트들에 대한 ‘미러링(모방을 통한 비판)이라고 주장한다. 이를 통해 가부장제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도 말한다.

20대 남성들 사이에선 “워마드가 너무한다”는 비판이 쏟아진다. 동시에 성평등 정책이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목소리도 터져 나온다. 특히 채용·복지 등 청년 정책에서 여성들이 부당하게 특혜를 받고 있다는 불만이 제기된다. 하 의원이 이들의 얘기에 귀를 기울이고, 칼을 뽑아들었다.

하 의원은 지난달 23일 국회에서 토론회도 열었다. 하 의원은 '워마드를 해부한다'란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하고 “90년대 민주화운동 안에 통진당이라는 독버섯이 있었듯 여성운동 진영 안에 독버섯이 있는데 아무도 건들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 의원은 “(남성) 청년들은 이중적 억압에 시달리고 있다”며 “일자리가 없어 경제적 억압을 받고 있는 와중에, 남성을 우대하는 문화가 사라진 20~30대 남성들도 여성이 지배받고 있다는 이데올로기로 사회적 억압을 받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워마드 조심하라. 해외에 서버가 있는 워마드를 인터폴에 수배하겠다”며 ‘워마드 척결’의 깃발을 세웠다. 동시에 ‘역차별 정책’에도 손을 대겠다고 말했다. “여성 우대 정책 등이 지속돼야 할지 모두 조사하고 있다”며 “일몰조항을 넣어 10년 정도 단위로 재심사하도록 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는 제안이다.
바른미래당 하태경 의원/사진= 이동훈 기자

토론회에 참석한 남성 청년들은 환호했다. 100명 넘는 청년들이 몰린 이날 행사에서 남성 청년들은 워마드 이슈 뿐 아니라 다양한 남녀갈등 사안을 소재로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하 의원을 응원했다.

물론 하 의원에게 정치적 셈법도 있어 보인다. 워마드 비판으로 바른미래당의 지지율을 올린다는 것. 하 의원은 전부터 바른미래당의 청년 지지율 상승요인으로 “워마드에 대한 단호한 대응, 이수역 사건에 대한 균형적 접근, 유시민 등 反 청년남성 발언에 대한 시의적절한 대응(작년 12월 28일 최고위원회의)” 등을 꼽았다. 그러면서 워마드 비판이 여성 전반에 대한 공격이 아니라는 점을 내비친다. ‘워마드를 공격하면 여성을 공격하는 것’이란 잘못된 논리가 확대 재생산되는 것도 경계한다.

그럼에도 국회 안팎에선 우려하는 목소리가 들린다. 남녀갈등이 20대 갈등의 가장 큰 원인이라고 하지만, 과연 그게 ‘진짜 문제’인지는 따로 고민해볼 일이기 때문이다. 하 의원의 말대로 20대 남성이 힘든 이유가 과연 과격여권운동, 또는 ‘역차별 정책’ 때문일까?

홍성수 숙명여대 교수는 “현대사회에서 사회문제를 하나의 원인으로 규정하기는 어렵다”며 “해결하기 어려운 사안에 대해 불만이 누적될 때, 선동가가 나타나 특정 집단이 원인이라고 지적하는 것이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하 의원은 워마드와 여성 사안 전반을 구분하지 않는 수사를 쓰고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여성부 폐지’라는 자극적인 구호가 대표적인 사례다. 그는 지난 4일 바른미래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진선미 여성가족부 장관은 워마드를 없애든지 여가부를 없애든지 둘 중 하나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을 ‘페미’로 규정하고 ‘반페미’ 지지자들을 결집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같은 발언은 23일 토론회에서도 나왔고, 토론자로 참석한 오세라비 작가가 “여성부 예산이 1조를 넘었다”며 거들자 청중들도 연신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단순히 그렇게 접근할 사안이 아니란 분석이 많다. 장미혜 여성정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고용노동부와 협력하는 경력단절여성 재취업 사업, 보건복지부와 협력하는 미혼모·한부모·다문화 가정 지원 사업 등을 제외하면 여성부 주요 정책은 폭력 정책 뿐”이라며, “정작 폭력정책 관련 예산은 부족해 작년에는 법무부 기금을 끌어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여성부가 부처로 있냐 아니냐는 사실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며 “(여성부를 만들어놓고) 피해자와 가해자라는 진영이 있는 소수 업무에만 한정시키다보니 여성부에 대한 저항감이 증폭되는 면도 크다”고 말했다.


이어 “취업이 잘되는 사람도 있고 안되는 사람도 있을 수밖에 없다. 또 20대 후반에서는 여성 취업률이 높더라도, 동시에 30~40대에선 여전히 임원 진출비율이 낮을 수 있는 것”이라며 “이런 복합적인 사안들이 단순화되면서 사회적 분노가 성별 간 혐오 정서로 나타나 여론 남녀대결로 흘러가는 흐름이 있다”고 덧붙였다.

정의당 정혜연 부대표도 “혐오가 재생산되는 악순환에서 다수의 평범한 여성과 남성의 삶이 어떤 게 나아졌나”며 “젠더 갈등을 부추겨 정치적 이익 얻으려는 나쁜 정치는 이제 멈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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