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답방, '날짜'부터 던지면 연내 유력…文중재안·경호 변수

[the300]金, '빈손 방남' 우려에 경호확신 필요…靑 "장담할 수는 없는 상황"

부에노스아이레스(아르헨티나)=최경민 기자 | 입력 : 2018.12.02 14:02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감한 '선(先) 서울 남북 정상회담-후(後) 제2차 북미 정상회담' 프로세스에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응답할 수 있을까.

일단 북측이 '서울 답방' 자체를 결정해야 하고, 시기는 그 다음 문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도 김 위원장이 답방을 최종 결정하기만 한다면, 딱히 '연내'에 연연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분위기다.

'고위급 회담-실무접촉'을 거치는 남북 정상회담의 전통적인 준비 방식으로는 최소 한 달 정도가 걸린다. 이미 12월이 된 상황이기 때문에 김 위원장이 '답방' 자체에 의미를 둔다면 이런 방식으로 진행할 수 있다. 반면 '연내 답방'이라는 평양공동선언의 정확한 이행에 의의를 둔다면, 일단 12월 중으로 날짜부터 발표한 후 그에 맞춰서 준비기간을 줄이고 서울로 내려오는 방식을 취할 수 있다.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언제든 가능할 수 있도록 준비를 해놓는다는 방침이다. 단 답방 자체에 대해 "장담할 수 없다"는 신중론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연내에 서울에 온다, 안 온다를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힘든 유동적인 상황"이라며 "최종적으로 북측이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단 김 위원장 입장에서는 '빈손 방남'은 피하려 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9월 평양 남북 정상회담에서 합의했던 영변 핵시설의 검증·폐기와 미국의 '상응하는 조치' 간 교환도 이뤄지지 않은 시점이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입장에서 협상의 다음 단계를 논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는 의미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북측이 '지금의 단계가 미국과 먼저 얘기를 해야 하는 단계여서, 그 부분이 먼저 결정이 나야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북미 양측은 비핵화 조치와 상응 조치 간에 합의점을 못찾아 왔다. 그렇기에 문 대통령이 어느 정도의 '중재안'을 갖고 김 위원장을 설득할 지 여부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중재안에 대한 힌트는 그동안 꾸준히 공개돼왔다. 문 대통령은 최근 유럽 순방 당시 "비핵화 프로세스와 그에 대한 미국의 상응조치 등의 타임테이블을 만드는 것이 2차 북미 정상회담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언급했었다.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10월 국정감사에서 "종전선언의 형식은 상당이 오픈돼 있다"며 정상급이 아닌 실무급 종전선언의 가능성을 거론했다.

연내에 추진키로 한 남북 철도 착공식이 방남을 위한 하나의 '당근'이 될 수도 있다. 또 다른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철도 착공식은 가급적 연내에 하려고 한다"며 "프로젝트를 개시한다는 의미의 예비조사여서 준비를 많이 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호 문제 역시 북측 입장에서 민감하게 생각할 일이다. 김 위원장은 자신의 참모들이 모두 반대하는 것을 뚫고, 연내 서울 방문 약속을 문 대통령에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북측 참모들의 반대 이유는 분명하다. 서울에서 김 위원장이 열렬한 환호만 받지 못할 것이 유력하기 때문이다. 김 위원장 본인도 "태극기 부대를 이해한다", "서울에서 환영받을 만큼 아직 일을 못했다"라는 취지의 언급을 한 적이 있다.

정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백두혈통으로 북한 내에서 갖는 위상을 생각할 때 의전 문제는 북측 인사들의 핵심적인 고민이 될 것"이라며 "문 대통령이 평양에서 일방적인 환대를 받았는데, 김 위원장이 서울에서 비난에 직면하는 것은 북측에서 상상하기 싫은 일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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