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미교착 돌파구, G20 정상회의에 쏠린 눈

[the300]한미정상회담, 북미 교착상태 해소 분수령될 듯

최태범 기자 | 입력 : 2018.11.28 14:36

미국 중간선거 이후 뉴욕에서 열릴 것으로 기대됐던 북미 고위급회담이 계속 연기되면서 이와 맞물린 연내 종전선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답방, 2차 북미정상회담 일정도 뒤로 밀릴 전망이다.

비핵화-대북제재 완화를 둘러싼 북미의 기싸움이 장기전으로 흐를 조짐을 보이는 가운데, 오는 30일(현지시간)부터 아르헨티나에서 개최되는 G20(주요20개국) 정상회의는 북미 교착상태 해소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28일 외교소식통에 따르면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문재인 대통령과의 한미정상회담을 비롯해 중국·일본·러시아 등 한반도 주변국 정상들과도 연쇄 정상회담을 가질 계획이다.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보좌관은 27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현재 (트럼프 대통령) 일정이 넘칠 정도로 꽉 차 있다"며 ”문 대통령과는 이번 주말에 만날 예정“이라고 했다.

G20 기간 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의 무역전쟁 등 경제 이슈에 집중할 전망이다.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G20 참석은 국제적 경제성장과 번영에 대한 그의 헌신을 강조하고 각국 지도자와의 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기회"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빠듯한 일정에도 문 대통령을 만나는 것은 교착상태에 빠진 북미 비핵화 협상의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한 의도가 크다. 한미 정상이 만나는 것은 지난 9월 뉴욕 유엔총회 이후 석 달 만이다.

문 대통령은 이번 회담에서 북미 대화를 재개하기 위한 중재 행보에 적극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문 대통령은 북한의 ‘영변 핵시설 검증’ 의지를 강조하며 미국의 진전된 입장을 끌어내는 중재안 마련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김 위원장은 지난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 당시 영변 핵시설 검증을 ‘허용할 용의가 있다’는 비공개 메시지를 문 대통령에게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김 위원장은 평양 공동선언문에서 영변 핵시설에 대해 미국의 ‘상응조치’가 있어야 영구 폐기한다는 내용만 담았을 뿐 영변 핵시설 검증을 허용하겠다고 언급한 적은 없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이런 뜻을 9월말 한미정상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시 한미정상회담에서 2차 북미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을 첫 언급한 것도 이런 부분이 반영됐다는 관측이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의 비핵화 검증 의지를 거듭 강조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호응을 끌어낼 것으로 보인다. 지지부진한 북미 실무협상의 타개책을 마련하려면 북미 정상의 ‘탑다운(Top-Down)’ 방식이 가장 효과적이라는 판단이다.

정부는 한미뿐만 아니라 미중일러 정상들의 연쇄 회담도 주목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G20 기간에 이뤄질 한반도 주변국의 연쇄 정상회담에서 어떤 대북 메시지가 나오느냐에 따라 향후 북미대화의 전망도 달라질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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