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국회, 공부해야 산다" 후배 양성나선 전직 보좌관

[the300]심정우 의회정책아카데미 부이사장, 보좌관 학교만든 이유…"실제적 교육해야"

심정우 의회정책아카데미 부이사장/사진=안재용 기자
"보좌진은 국회의원의 의정활동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지만 어떻게 일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사람이 없습니다. 쏟아지는 일 속에서 제 역량을 발휘하기 어렵죠. 그래서 후배 보좌진을 양성하는 일을 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서울 여의도 한 카페에서 만난 심정우 의회정책아카데미 부이사장은 "대학강의나 교양강좌에서 국회의 역할과 삼권분립, 정치제도 등에 대해 공부할 기회는 많지만 국회에서 일어나는 실무를 배우기는 쉽지 않다는 문제의식이 있었다"며 의회정책아카데미의 설립배경을 설명했다.

의회정책아카데미는 전현직 보좌진 100여명이 참여해 만든 단체로 보좌진의 양성과 국회 전반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국회사무처에 등록된 비영리 법인이다. 주 목적은 보좌진 양성을 위한 것이지만 국회란 기관이 실제로 어떻게 돌아가는지 궁금한 직장인과 공무원들을 위한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보좌진 양성이 목적인 만큼 졸업을 앞둔 취준생이 많다. 이직을 고려 중인 직장인들도 참가하고 있다.

교육 내용은 최대한 구체적인 현실을 담기 위해 노력했다. 심 부이사장은 "입법과 국정감사 등 국회의 주요 프로세스가 어떻게 진행되는지, 누가 키플레이어인지, 의원 보좌업무에서 중요한 언론은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그 실제를 교육한다"며 "질의서 쓰는 것에서부터 시작해 보도자료를 만드는 것까지 구체적인 내용이 대부분이다"라고 말했다.

이같은 프로그램을 만들게 된 것은 심 부이사장의 경험과도 관계가 크다. 그는 현대자동차에서 근무하다 19대 국회 때 보좌관으로 일했다. 국회의원에 따라 보좌진의 역할이 다르고, 축적된 업무 메뉴얼도 없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다.

심 부이사장은 "2012년 처음 보좌관이 됐는데 국회의원의 권한과 역할이 무엇인지 참모인 보좌진들이 어떤 일을 하는지 가르쳐 주는 사람도 없고 축적된 메뉴얼도 없어 정말 아무것도 모르는 생초짜였다"며 "그러나 국회 일은 쉴 새 없이, 끊임없이 쏟아져 일을 해내기가 버거웠고 후배 보좌진을 양성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말했다 .

그가 생각하는 가장 중요한 보좌진의 역량은 속도와 정확성이다. 위기관리 능력과 대중 설득 메세지 기획력, 언론·민원인 대응 친화력 등 보좌진에게 요구되는 다양한 능력의 바탕이 된다는 설명이다.

그는 "국회의원은 많을 때는 하루에도 수십 개의 의사결정을 해야하는데 불명확하거나 부정확한 정보를 갖고 의사결정하는 순간 의원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고 더 나아가 국민에게 피해를 준다"며 "여러 정치적 상황에서 정확한 타이밍에 맞춰 모시는 의원을 이슈의 중심으로 만들기 위해선 속도와 정확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 나아가 보좌진이 정치에 입문하는 한 과정이 되길 바란다고 했다. 국회의원을 돕는 과정에서 정책적, 정무적 역량을 함께 키울 수 있어서다.

심 부이사장은 "보좌진들은 의원들의 그림자로 활동하기 때문에 역량이 잘 드러나지 않지만 보좌과정에서 정무적 역량과 정책적 역량이 함께 길러진다"며 "보좌진은 예비정치가로서 훈련받을 수 있는 최적의 직업이지만 정당입장에서 여전히 후순위에 머물러 있어, 제도적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치가를 육성하고 길러내는 양성시스템을 만들면 '인턴국회'란 비판도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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