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양][현장+]남북의 만남, 일상이 되다

[the300]차분한 프레스센터..감동의 환호성 대신 의제에 집중

해당 기사는 2018-09-20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18일 오전 서울 중구 DDP 메인프레스센터에서 각국 취재진이 대형모니터를 통해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만나는 모습을 지켜보고 있다./사진=홍봉진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순안공항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얼싸안은 18일 오전. 서울 동대문에 설치된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메인프레스센터(MPC) 내 카메라기자들의 렌즈는 뜻밖에도 평양 실황이 전해지는 정면 스크린이 아닌 취재기자들을 향했다.

그럴만도 했다. 5개월여 전 4월 27일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첫 만남 당시,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을 넘는 양 정상을 바라보던 취재기자들은 뭉클한 감정을 숨기지 못하고 일제히 박수를 쳤다. 수백명의 국내외 언론이 운집해 환호하는 장면은 그 자체로 장관이었고 사진과 영상을 통해 보도돼 전세계에 감동을 줬다.

하지만 이번 정상회담에서 그런 장면은 연출되지 않았다. 언론은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반갑게 포옹하는 모습을 타전하는데 집중했다. 5개월 전 초월적 감동을 공유했던 때와는 사뭇 다른 분위기다. 현장을 찾은 한 외신기자는 "남북 정상의 만남이 이제 특별한 이벤트라기보다는 일상적 절차가 됐기 때문이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이런 흐름은 갑자기 성사됐던 지난 5월 27일 2차 정상회담에서도 드러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북미 정상회담 취소 발표가 나오자 북측이 곧바로 남측 정부에 정상회담 의지를 전했다. 남측이 흔쾌히 응하며 양 정상이 판문점에서 만났다. 회담을 마친 문 대통령이 "친구 간의 평범한 일상처럼 이뤄졌다"고 말한 그대로다.

이번 회담을 대하는 문 대통령의 자세도 그렇다. 문 대통령은 "이제 더 이상의 선언이나 합의를 바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지난 4월 남북이 합의한 '판문점선언'에 대한 신뢰임과 동시에 이제 남북이 '합의'보다는 '이행'의 단계에 접어들었음을 천명한 거다. 이행은 이벤트라기보다는 루틴이어야 한다. 그래야 시행계획이 남북의 행정에 자연스럽게 녹아들 수 있다. 의견 조율이 필요하면 만나야 하지만, 이런 만남 역시 매번 특별할 수 없다. 그야말로 일상이 돼야 한다.

이는 남북정상회담을 보는 국민들의 분위기에도 그대로 읽힌다. 양 정상의 만남을 주의깊게 지켜보면서도 만남 그 자체보다 회담 의제에 더 관심을 갖는다. 대북제재 속 경제협력은 어떻게 될지, 한반도 비핵화 의제는 얼마나 진지하게 다뤄질지가 가장 큰 관심거리다. 

특별한 이벤트가 아닌 일상적 회담. 남북정상회담이 새로운 단계로 접어들었다는 의미다. 한반도의 항구적 평화와 동북아정세 안정을 위해 멈춤 없이 걸음을 옮겨야 한다. 국민들이 감동할만한 가시적인 성과도 내야 한다. 경기 부진에 국민들의 근심이 깊어지는 가운데 합리적인 평화의 길을 계속해서 보여줘야 한다.

변화하는 흐름 속에서 무거운 과제를 안고 문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만났다. 세 번째 정상회담이 이제 막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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