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초치기 결산' 반복에 예정처 보고서가 한 몫

[the300]국회 예정처, 작년 결산보고자료 상정 6일전 제공.."의정지원 역할 충실해야"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전체회의에 이낙연 국무총리,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등 각부처 장차관들이 출석해 회의를 지켜보고 있다. /사진=이동훈 기자
국회 예산정책처(예정처)가 결산 과정에서 '의정활동 지원' 역할을 충분히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결산 심사일 직전 분석자료를 제공해 실질적인 심사를 어렵게 하고 있다는 얘기다. 여야간 정쟁 외에도 '초치기 결산'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단 설명이다.

8일 김승희 자유한국당 의원이 국회 예산정책처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예정처 결산 보고서가 결산안이 상정되기 6일 전인 8월10일 의원실에 전달됐다. 개별 의원실에서 자료를 분석할 시간은 6일에 불과했다. 

2016년에는 하루 전인 7월6일, 2015년에는 3일 전인 6월12일 전달됐다. 이메일 서비스가 제공되기 전인 2014년에는 책자의 형태로 상정 9일 전(6월24일, 상정일 7월3일) 보고됐다. 2013년 상정 98일전(6월24일) 제공됐던 것과는 큰 차이다.

예정처 보고서 제출이 늦어짐에 따라 내실있는 결산 심사가 이뤄지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예정처 자료와 정부의 설명 등을 종합해 심의가 이뤄져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이다. 의원들의 질의를 받는 정부 입장에서도 단기간에 업무가 몰려 충분한 설명을 하지 못할 수 있다.

국회 결산안 처리가 정쟁으로 흐르게 된 한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단 지적도 나온다. 부족한 시간동안 심도있는 문제제기를 하기 어려운 만큼 여야가 정치적인 이슈에 집중하게 된다는 설명이다. 정치권 안팎에서 결산 무용론이 나오는 이유다.

한 국회 관계자는 "정부의 결산은 당해말 통상 끝나는데 결산 검토자료가 지나치게 늦게 보고돼 사실상 무용지물"이라며 "입법지원기관으로서 역할을 제대로 못한다면 예정처의 존재가치가 의심받을 수 있고 예산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고 꼬집었다.

예정처는 보고서 작성 직전까지 상황변화가 있을 수 있어 불가피한 결과라고 해명했다. 연말 기준으로는 '불용과다'지만 한두달 사이에 예산이 집행될 수 있다는 거다. 해당 내용을 반영해 정확한 보고서를 작성하기 위해서는 시간이 걸린다는 주장이다.

한 예정처 관계자는 "상임위 결산 보고서와는 다른 방향에서 접근하고, 산하기관 등도 다뤄 시간이 다소 걸린 것도 사실"이라며 "결산을 지원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불용과다 등 내용반영이 필요한 사업이 일부에 그치는 만큼 해당 사항에 대해서만 추록 형식으로 보완하는 것으로 충분하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수석전문위원이 작성하는 개별 상임위원회 검토보고서가 결산안 상정 직전 제출되는 만큼 예정처 분석자료는 빠른 보고가 필요하다는 얘기다.

예정처 결산 검토보고서의 기한을 법으로 정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결산에 실질적 도움이 돼야한다는 취지다. 국회 관계자는 "최소한 특정 시기 전까지 검토 보고서가 나와야한다는 규정이 필요하다"며 "상황변동으로 해당 시기까지 보고서를 제출키 어려운 경우에는 예외 조항을 둬 허용하면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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