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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6일 청와대 여민관에서 열린 수석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18.07.16.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문재인 대통령이 최저임금 속도조절에 손을 들어준 것은 정책이 실물 경제를 쫓아가지 못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부작용 및 보완대책을 어느정도 갖추면서, 보다 장기적으로 최저임금 인상을 추진하겠다는 구상이다. '임기 내 1만원' 추진의 여건을 갖출지 여부가 관건이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5월 취임 이후 자신의 대선공약이었던 '2020년까지 최저임금 1만원'을 추진하면서도 속도조절의 가능성을 항상 열어놨었다. 지난해 7월 여야 4당 대표를 만난 자리에서는 최저임금 인상과 관련해 "1년간 효과를 살펴보고 속도조절을 해야 할 지, 이대로 가도 될 지 결론을 낼 것"이라고 했었다. 지난 6월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도 같은 입장을 재확인했다. 최저임금 인상은 여건을 마련하고, 상황을 봐서 추진을 하는 것이지 일방통행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그리고 16일 수석보좌관회의를 통해 속도조절을 공식화했다. 지난 14일 2년 연속 10%대 최저임금 인상(2018년 16.4%, 2019년 10.9%)이 확정된 후 문 대통령이 처음으로 밝힌 최저임금 관련 입장이 '속도조절'에 초점이 맞춰진 것이다. 향후 정책도 이같은 메시지의 연장선에 있을 게 유력하다.
2019년도 최저임금이 8350원으로 결정되며 '2020년까지 1만원'이라는 공약이 사실상 폐기된 상황이기도 하다. 2020년 1만원을 달성을 위해서는 1650원(19.7%)을 올려야 하는데, 현재의 경제 상황으로는 20%에 가까운 최저임금 인상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판단이다.
최저임금 인상에 대한 소상공인의 반발이 지속되고 있고, 경제지표가 부진에 빠진 상황이 결국 속도조절로 이어졌다. "1년간 효과를 지켜보자"고 했던 문 대통령이 이날 수보회의에서 결국 강조한 것도 '경제가 감당할 수 있는 최저임금 인상 폭'이었다. 지난해 급격한 최저임금 인상과, 올해 드러난 부작용을 고려했을 때 우리 경제가 당장 감당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뜻으로 해석된다.
실제 문 대통령은 지난 국가재정전략회의에서 최저임금 인상으로 인해 저임금 근로자의 고용이 줄고, 근로시간이 줄어들어 소득을 감소시킬 가능성을 거론하면서 "최저임금 인상의 부작용일 수 있다. 보완대책을 강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라고 했었다. 앞서 지난 5월 가계소득동향점검회의를 통해 1분기 하위 20% 가계소득이 감소한 것에 대해 "뼈아프다"고 밝히며 소득주도성장의 업그레이드를 주문하기도 했다.
속도는 조절하겠지만, 여전히 정책의 방향성은 '최저임금 인상'에 맞춰져있다. 이날 수보회의에서도 문 대통령은 최저임금 인상의 선순환을 강조하며 '1만원'의 조기 달성을 언급했다. '2020년 1만원'은 무산됐지만, 문 대통령의 임기 말인 '2022년까지 1만원' 달성이 다음 목표가 될 게 유력하다. 별도의 지표를 마련하면서까지 "최저임금 인상의 긍정적인 효과가 90%"라고 했던 문 대통령이다. 최저임금 인상은 자신의 지론인 소득주도성장의 핵심 축이어서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개념도 아니다.
최저임금 인상 보완책을 만들어, 임기 내에 1만원을 달성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향후 1년의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문 대통령이 거론한 대책으로는 △일자리 안정자금 △상가임대차보호 △합리적인 카드 수수료 △가맹점 보호 △근로장려세제 대폭 확대 등이 있다. 상가임대차보호 등은 국회의 협조가 필요한 분야이기도 하다.
청와대의 관심은 최저임금과 관련해 '을 대 을'의 구도를 탈피하는 것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예컨대 최저임금과 관련해 편의점주와 아르바이트 노동자 간에 갈등으로 몰아가는 분위기는 득이 될 게 없다는 것이다. 치솟는 상가 임대료, 대기업의 유통 갑질 등을 근절하는 구조적인 대책을 통해 소상공인 등의 부담을 덜어주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 최저임금 인상을 상쇄할 수 있는, 구조적인 혜택을 소상공인에게 주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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