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트럼프는 쓸모없는 사람"…이거 실화냐?

[the300][가즈아 팩트체크]①가짜뉴스 세상에 살고 있는 국민...이제는 '딥페이크'까지 끊임없이 진화

편집자주  |  정치, 경제 등 분야를 막론하고 가짜뉴스가 나온다. 2017년 대선을 시작으로 언론의 '팩트체크' 노력도 활발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머니투데이 더300은 가짜뉴스 세계를 들여다보고, 팩트체크를 어떻게 해야할지를 고민해보는 코너를 마련했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사회주의 관제개헌'이라며 대통령의 개헌안을 반대했다. 그러나 머니투데이 더300이 팩트체크한 결과 2016년 국회 본회의에서는 현 원내대표가 '정부주도 개헌'을 주장한  것으로 밝혀졌다. 6.13 지방선거 기간에는 한 서울시장 후보가 구글트렌드(구글에서의 검색도를 시각화한 것)에서 본인이 앞서기 때문에 당선을 자신한다는 발언을 했다. 팩트체크 결과 구글트렌드를 민심으로 보기 어려운 여러 사례가 발견됐다. 해당 후보는 당선되지 않았다. 

정치인의 말은 뉴스가 된다. 파급력이 크기 때문이다. 그 발언이 거짓이라면 어떻게 될까. 정치인의 입을 통해서 가짜뉴스가 전해지게 된다. 그래서 정치와 가짜뉴스는 떼려야 뗄 수 없는 존재다. 가짜뉴스는 2016년 미국 대선판을 흔들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언론은 팩트체크를 통해 대응했다. 하지만 가짜뉴스는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다. 오히려 진화했다. 카카오톡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를 통해 기사, 사진 형태로 전파되던 가짜뉴스는 이제 인공지능(AI)까지 활용하기에 이르렀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팩트체크팀이 가짜뉴스 세계를 들여다봤다.


◇그는 그런 적이 없는데…=프랑스에서는 노동자들이 가짜뉴스 때문에 대통령 후보에게 항의하는 일이 벌어졌다. "에마뉘엘 마크롱 후보(현 프랑스 대통령)가 가난한 사람과 악수하면 더러워한다"라는 루머 때문이다. 지난해 프랑스 대선 당시 가짜뉴스가 만들어낸 진풍경이다. 마크롱 후보는 어부들을 만나 맨손으로 물고기를 만진 후 차에서 손을 닦았을 뿐이었다. 하지만 손을 닦는 장면만 악의적으로 편집돼 빠르게 유포됐다.


버즈피드가 만든 딥페이크영상(You Won't Believe What Obama Says In This Video) 중 한 장면/사진=해당 유투브 영상 캡처

◇날로 진화하는 가짜뉴스=한때 '딥페이크(Deepfake)'가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딥페이크는 인공지능 기술 등을 활용해 만든 가짜 동영상이다. 대표적으로 미국 온라인 매체 버즈피드와 조든 필 감독이 공동 작업한 영상(->영상클릭)이 있다. 

영상 속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으로 보이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히 쓸모없는 사람이야(President Trump is a total and complete dipshit)"라고 말한다. 이어 "나(오바마)는 공개적인 발언으로 이렇게 말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그러나 조든 필 같은 사람이라면 그럴 수 있다"고 덧붙인다. 모두 오바마 전 대통령이 실제로 한 적이 없는 말이다.

영상은 인터넷을 통해 알게 된 것들에 대해 경계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는 경고의 의미를 담았다. 이처럼 공적인 인물이 등장한 영상이 뉴스로 둔갑해 유포될 경우 파장이 클 수밖에 없다.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Adobe)가 음성 포토샵 프로그램 'Voco'를 선보이는 장면/사진=유투브 영상 캡처

음성과 이미지 조작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지난 6월 이탈리아 로마에서 열렸던 전세계 팩트체커들의 포럼 '글로벌팩트(Global Fact) 행사에서도 비디오·이미지 조작이 큰 화두로 다뤄졌다. 기술 발전과 함께 닥칠 새로운 위험이다. 대표적 사례가 '보코(VOCO)'다. 보코는 2016년 소프트웨어 회사 어도비(Adobe)가 선보인 음성 포토샵 프로그램이다. 어도비가 공개한 실험 영상(->영상클릭)을 보면 문장의 앞뒤를 바꾸거나 하지 않은 말을 삽입할 수 있는 기능도 소개된다. 해당 소프트웨어는 아직 공식 출시가 되지 않았다.


가짜뉴스는 다양하게 활용된다. 돈벌이 수단으로 악용되는 건 기본이다. 거짓 정보를 통한 주가 조작이 대표적인 예다. 2017년 국내에서는 중국 대기업 자회사와 독점 계약을 체결했다는 가짜뉴스를 퍼뜨려 부당 이득을 챙긴 일당이 검찰에 붙잡혔다. 선거 기간에는 상대 후보 음해와 정치인 홍보에 이용된다. 댓글 조작과 함께 정치적 목적으로 여론을 왜곡하기도 한다.

◇가짜뉴스 근절 위한 노력은=선거와 관계된 경우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이버선거범죄대응센터가 활동한다. 모니터링 요원들이 가짜뉴스를 포함한 각종 왜곡 정보를 찾아내거나 제보를 받으면 조치를 취한다. 더불어민주당을 비롯한 국회 정당들은 변호사가 포함된 가짜뉴스대책단 등을 가동해 관련 문제에 법적 책임을 물었다.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도 인터넷 공간의 신뢰성 확보와 공익 보호를 위해 가짜뉴스 신고센터를 운영 중이다. 그러나 이들 모두 소수의 모니터링 요원들과 신고자의 제보에 의존한다는 한계를 갖고 있다. 포털 등은 가짜뉴스를 위한 전략을 세우고 있다. 유튜브는 지난 10일 가짜뉴스 퇴치를 위해 2500만달러(한화 약 282억원)를 투자하겠다고 발표했다.

◇명확한 정의(定義) 없는 가짜뉴스=가짜뉴스는 일반적으로 언론의 기사 '형식'을 이용해 허위 사실을 담는 콘텐츠를 의미한다. 학계나 언론에 명확히 통일된 정의가 없다는 점이 또 하나의 문제다. 루머, 인터넷 댓글, 온라인 게시글 등에 올라온 내용을 모두 일컬어 가짜뉴스라고 부르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크게 법적·행정적 규제와 기술적 통제가 대안으로 언급되곤 있지만 뚜렷한 대책은 없는 상황이다. 가짜뉴스에 대한 정의 자체도 명확히 정립되지 않은 상황에서 입법 논의도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 

2017년 10월부터 독일이 시행한 '네트워크 집행법(NetzDG)'은 언론과 SNS 기업의 이목을 끌었다. 증오범죄와 위법 콘텐츠를 해당 SNS 기업이 삭제하지 않을 경우 벌금이 부과된다는 게 주요 내용이다. 하지만 독일 형법의 구성요건을 충족하는 가짜뉴스만 규제 대상이 된다는 점에서 한계를 가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미디어에서 가짜뉴스가 유포·확산된다고 보고 미디어 이용 교육을 강화하자는 시도가 있었다. 워싱턴주는 2016년 '디지털 시민의식에 관한 법률'을 제정하기도 했다. 뉴스 소비자의 자발적 노력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SNU팩트체크와 제휴 중인 팩트체크 참여 언론사들 예시/사진=네이버 뉴스 펙트체크 페이지 캡처
◇언론이 택한 방법은…팩트체크=전문가들은 뉴스 소비자가 미디어 정보를 주체적으로 판단하는 능력인 미디어 리터러시를 높이는 것을 가짜뉴스에 대한 근본적인 해결책으로 보고 있다. 모든 가짜뉴스를 건건이 찾아내고 통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이를 위한 노력 중 하나가 '팩트체크 저널리즘(이하 팩트체크)'이다.

미국 언론은 1990년대부터 팩트체크를 시작했다. 정치인 광고 캠페인에서 왜곡된 정보가 만연한 것을 발견한 언론의 반성이 시발점이었다. 1992년 CNN의 '애드와치(Adwatch)' 등을 시작으로 2003년 펜실베이니아 대학이 팩트체크 전문사이트 '팩트체크닷오알지(Factcheck.org)'를 창설했다. 2007년 탬파베이 타임스의 '폴리티팩트(PolitiFact)'과 워싱턴포스트의 '팩트체커(FactChecker)' 등 언론의 팩트체크 노력이 이어졌다. 

2015년에는 민간 기구인 '국제팩트체킹네트워크(IFCN)'이 출범하면서 체계적인 팩트체크를 정착시키기 위한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한국에서도 2017년 대선을 기점으로 팩트체크 플랫폼 'SNU팩트체크', 팩트체크 전문 미디어 '뉴스톱' 등이 등장했다. 기존 언론들도 팩트체크 전문팀을 꾸려 운영하는 등 언론의 사실 확인 기능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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