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T리포트]국회 "생산자가 직접 폐차? NO…폐냉매 방출 금지 YES"

[the300][2018 대한민국 '폐차(廢車)백서']⑦中企 중심 자동차해체재활용업 '유지'

편집자주  |  호랑이는 죽어서 가죽을, 사람은 이름을 남긴다는데 자동차는 ‘폐차’(廢車)하면 남기는 게 한둘이 아니다. 고철과 부품 재활용 등 경제적 이익은 물론 환경 개선과 신차 소비 촉진 같은 유·무형의 사회적 가치를 낳는다. 폐차는 자동차의 죽음인 동시에 또 다른 부활이다.
폐차와 자동차해체. 두 단어는 같은 듯 다르다. 하나의 완성차를 분해하는 점에선 같은 의미를 갖는다. 그러나 '재활용'의 가능성을 고려하는 부분에서 다르다. 폐차는 차를 없애는데 방점을 찍는다. 반면 자동차해체는 완성차를 분리해 재활용할 부품을 찾기 위한 해체에 의미를 둔다.

8일 국회에 따르면 여야는 지난달 28일 '자동차폐차업자'라는 용어를 '자동차해체재활용업자'(자동차해체업자)로 수정한 내용을 담은 '전기·전자제품 및 자동차의 자원순환에 관한 법률'(이하 자원순환법) 개정안을 처리했다. 이와 함께 자동차해체재활용업 등록제도 완화, 폐냉매를 폐가스류처리업자에게 인계하는 의무 부여 등이 개정안에 담겼다. 해당 개정안은 환경부가 제안한 '정부안'으로 국회를 통과했다.

이 법안은 당초 기대치에 미달한 폐자동차 재활용률을 끌어올리기 위해 마련됐다. 환경부는 2015년까지 폐자동차 재활용률을 95%까지 올리려 했다. 그러나 재활용률은 수년째 88% 수준에 머물렀다.

이에 이명수 자유한국당 의원은 2016년 12월 생산자책임재활용체계(EPR)를 자동차에 도입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자원순환법을 발의했다. EPR은 냉장고·텔레비전 등 전기·전자제품 생산자에게 일정량의 재활용 의무를 부여하는 제도다. EPR이 도입된 제품의 경우 재활용 목표 달성률이 100%를 넘었다는 통계가 법안 발의에 힘을 실었다.

그러나 이 의원의 개정안은 중소기업 중심인 자동차해체업자들의 반발을 샀다. 자동차 생산은 대기업 중심으로 이뤄진다. EPR이 도입되면 대기업이 재활용의무생산자가 되면서 재활용업을 독점한다는 게 중소기업들의 우려였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도 검토보고서에서 "EPR이 도입되면 재활용의무생산자에게 사실상 폐자동차의 재활용 배분권한이 독점적으로 주어진다"며 "자동차해체업자 등의 자율적인 영업활동이 제약되거나, 재활용의무생산자에게 종속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환경부는 2017년 9월 해당 갈등을 보완할 정부 차원의 입법을 다시 준비했다. 이 의원이 제안한 EPR은 직접 도입하지 않되, 폐냉매 등을 포함한 기후·생태계변화유발물질을 폐가스류처리업자에게 인계토록 하는 규정을 새 개정안에 포함했다. 법 개정 이전에는 폐냉매를 자동차해체업자들이 그대로 대기로 내보내도 규제할 수 없었다.

또 자동차해체업자들이 재활용업 등록신청을 할 경우 결격사유가 없는 한 환경부 장관이 등록해주도록 하는 완화 규정도 마련했다.

이렇게 정부가 수정해 재발의한 자원순환법 개정안은 국회에서 반년 정도 계류되다 지난달 28일 본회의 문턱을 넘었다. 다만 개정안은 아직 정부에 이송된 단계로 공포되지 않은 상태다. 공포되면 6개월 후인 올해말 또는 내년초에 시행될 예정이다.

이 밖에도 오래 방치된 자동차의 폐차 기준을 명확히 하는 법안이 국회에 계류 중이다. 박맹우 한국당 의원은 지난 3월 자동차가 도로·타인의 토지(주차장 등)에 오래 방치된 경우 이를 강제 처리할 수 있는 판단기준을 대통령령으로 명시하는 내용의 자동차관리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해당 개정안은 현재 국토교통위원회에 회부된 채 계류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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