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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6일 오후 판문점 북측 통일각에서 정상회담을 하기 앞서 악수를 하고 있다. 2018.05.26. (사진 =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롤러코스터 같은 한 주였다.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체제를 위한 이벤트들이 연달아 발생했다. 최악의 상황에 직면했다가도, 곧바로 반전이 이뤄졌다.
지난 20일 문재인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통화로 한 주를 시작했다. 22일 한미 정상회담을 앞뒀지만 양 정상은 통화를 나눴다. 북한이 맥스선더 훈련과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강경발언을 문제삼고 채널을 끊은 상황에서의 통화였다. 외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현재 상황에 불만을 갖고 있고, 문 대통령에게 왜 북한의 태도와 문 대통령의 설명이 다른지를 물었다고 보도했다.
문 대통령은 이튿날인 21일 미국 워싱턴D.C.로 향했다. 22일(현지시간)부터 공식 방미일정에 들어갔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볼턴 보좌관에 이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음달 12일에 개최 예정인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 가능성을 시사했다. 예정에 없던 '깜짝 발언'이었다.
회담에서 문 대통령은 "25일 이후 상황이 바뀔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을 설득하는 모양새를 취했다. 결국 회담 이후 북미 정상회담과 관련해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자"는 것에 뜻을 함께 할 수 있었다. 성과도 있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비핵화의 '속전속결'과 '일괄타결'을 강조하면서도 '일괄타결'에 대해 "물리적으로 어렵다"며 보다 유연한 협상을 예고했다. 북측이 주장하는 단계적 해결의 일부 수용 가능성을 시사하며 북핵 협상에 파란불이 떴다는 분석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한미 정상회담을 끝내고 24일 새벽 귀국했다. 이날 북측에서 변수가 나왔다.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은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을 향해 "북조선이 리비아의 전철을 밟을 수 있다느니, 북조선에 대한 군사적 선택안은 배제된 적 없다느니, 미국이 요구하는 것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되돌릴 수 없는 비핵화라느니 뭐니 횡설수설하며 주제넘게 놀아댔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그날 늦은 오후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트위터에 북미 정상회담의 취소를 전격 발표했다. 외신은 백악관이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의 펜스 부통령 비난을 듣고 인내심의 한계(last straw)를 느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슬프게도 당신의 가장 최근 성명에서 나타난 엄청난 분노와 공개적인 적대감을 토대로 나는 이번에 오래 계획된 회담을 갖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북미 정상회담의 성사를 '99.9%' 자신했던 청와대는 충격에 빠졌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취소 소식을 들은 직후 곧바로 참모들의 소집해 대책 회의를 했다. 문 대통령은 25일 새벽 "당혹스럽고 유감이다. 한반도 비핵화와 항구적 평화는 포기할 수도, 미룰수도 없는 역사적 과제"라며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해온 당사자들의 진심은 변하지 않았다. 지금의 소통방식으로는 민감하고 어려운 외교 문제를 해결하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정상간 보다 직접적이고 긴밀한 대화로 해결해 가기를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상황 반전은 북측에서부터 시작했다. 김계관 북한 외무성 제1부상은 담화를 통해 "우리는 아무때나 어떤 방식으로든 마주앉아 문제를 풀어나갈 용의가 있음을 미국측에 다시금 밝힌다"며 "'트럼프 방식'이 쌍방의 우려를 해소하고 우리의 요구조건에도 부합되며 문제해결의 실질작용을 하는 현명한 방안이 되기를 은근히 기대했다"고 밝혔다.
청와대 관계자도 "실낱같은 희망만 있어도 포기하지 않고 계속 노력해 나갈 것이다. 미국 측과 여러 다양한 채널을 통해 대화를 하고 있다"며 "북미간에 대화가 교착상태에 있는 부분에 대해서는 정상간의 직접적이고 오픈된 대화들이 필요하다. 간접적인 방식보다는 직접적인 소통을 하는 게 훨씬 더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응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을 취소한지 불과 하루만인 25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북한으로부터 따뜻하고 생산적인 발표를 받은 것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며 "그것이 어떤 결과로 이어질 지 우리는 곧 알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다음날에는 또 트위터에 글을 올려 "북한과 정상회담을 위해 매우 생산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다"며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진다면 싱가포르에서 다음달 12일 그대로 열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리고 26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간의 극적인 남북 정상회담으로 이어졌다. 양 정상은 판문점 선언의 이행과 북미 정상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교환했다. 양측 합의에 따라 회담 결과는 내일 오전 10시 문 대통령이 직접 발표할 예정이다. 한반도 평화의 운전대에 타격을 받았던 문 대통령이 중재자로 다시 복귀한 것이다. 남북관계가 전면적으로 개선됨에 따라 다음달 12일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개최 가능성도 커졌다.
27일 오전 10시에는 문 대통령이 직접 기자회견을 열고 남북 정상회담의 내용을 공개한다. 롤러코스터 일주일의 대미를 장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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