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내·유연·단호…사안마다 꺼내는 카드 다른 '협상의 달인'

[the300] 홍영표 민주당 신임 원내대표…근로시간 단축·한국GM 문제 어떻게 해결했나

이재원 기자 | 입력 : 2018.05.11 14:32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의원이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신임 원내대표를 선출하는 의원총회에서 정견발표를 하고 있다./사진=김창현 기자

집권여당 새 사령탑으로 선출된 홍영표 신임 원내대표가 첫걸음을 내딛는다. 두 달 째 개점휴업중인 국회의 정상화라는 무거운 짐부터 해결해야 한다. 

그래서 '협상의 달인'이라 불리는 홍 원내대표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 그가 협상의 달인이라 불리는 이유는 단순하지 않다. 3선 국회의원, 환경노동위원장을 거치면서 맞닥뜨리는 사건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돌파했다.

그가 국회에서 어떻게 일했는지를 보면 단단히 꼬인 국회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갈지가 보인다. 

#인내심

이번 정부 들어 홍 원내대표의 이름이 가장 부각됐던 사안이 '근로시간 단축이다. 지난 2월 여야의 극적인 타협 가운데는 그가 있었다. 

경영계와 노동계가 입장이 크게 벌어지면서 합의 여부가 불투명했다. 홍 원내대표는 환노위원장으로서 경영계와 노동계 양측을 만나 이견을 좁히기 위한 노력을 기울였다. 특히 근로시간 단축으로 피해가 예상되는 중소기업 단체들을 직접 찾았다. 

홍 위원장은 시간을 갖고 이들의 이견을 경청했다. 그는 "(중소기업 단체와의 만남이)조찬 모임으로 시작해 점심 무렵 끝나기도 한 적도 여러번"이라며 "의견이 있으면 모두 들어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들이 한 발 물러서면서 합의안 도출의 길이 열렸다.

근로시간 단축 협상의 백미는 마지막 마라톤 밤샘 회의였다. 홍 원내대표는 새벽 3시가 넘어가는 회의에도 위원장실을 지켰다. 소위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하며 임이자 소위원장과 의견을 나눴다. 그는 "3선 의원을 하는 동안 이렇게 드라마틱하면서도 모범적이고 생산적인 토론으로 합의를 도출해 법안을 통과시킨 적이 없었던 것 같다"고 감회를 밝혔다. 

#유연성

한국GM(지엠) 군상공장 폐쇄 및 한국시장 철수 문제도 홍 원내대표가 키를 잡았다. 홍 원내대표는 한국GM의 전신인 대우자동차의 노조위원장 출신이다. 그는 민주당 한국GM특별대책위원회 위원장을 자임했다. 군산·부평·창원 등 현장을 찾았다.

이번에도 홍 원내대표는 한국GM 사측과 노측을 끊임없이 면담하며 합의안 도출에 힘을 쏟았다. '고향'인 한국GM 노조가 걸린 문제였지만, 노조의 입장만을 대변하지 않았다. 두 달이 넘는 협상 끝에 지난달 23일 한국GM 노사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끌어냈다.

홍 원내대표가 유연하게 대응한 덕에 노측의 양보안까지 끌어내며 협상을 타결했다는 평가다. 그는 합의안 발표 기자회견에서 "한국 노사협상에 있어 노조가 이렇게 많은 양보를 한 적은 없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현장감

국회에 입성하기 전 그는 국무총리실 시민사회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참여정부 시절이다. 매일 갈등 현장을 찾았다. 행정수도 이전, 부안 방사능 폐기장 사태 등을 담당했다. 갈등 상황 속에서 대화하고 타협하는데 익숙하다는 평가다.

그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정치는 이해관계를 조정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오늘 내일만의 문제가 아니라 미래에 우리가 무엇을 할 것인지, 어떤 비전을 만들 것인지 고민하는 것이 정치"라고 말했다.

#단호함

공공의 이익과 원칙에 대해서는 단호하다. 같은 당 동료가 낸 법안이라도 마찬가지다. 예를 들면 지난해 마지막 본회의에서 부결된 '한국광물자원공사법 개정안'이다. 송기헌 민주당 의원이 발의했다. 광물자원공사의 법정자본금을 2조원에서 3조원으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당시 본회의 표결만 남은 상황이었다. 반대토론에 나선 홍 원내대표는 멕시코 볼레오광산 투자 실패를 지적하며 "공사의 이러한 실수에도 처벌받은 사람이 없으며, 국민 세금을 이렇게 쓸 수는 없다"고 반대했다.

법안은 투표결과 찬성 44표, 반대 102표, 기권 51표로 부결. 20대 국회 최초의 본회의 부결 법안으로 기록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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