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27일. 한반도의 운명을 가를 남북정상회담이 열린다. 이 정상회담은 남과 북 모두에게 '내 삶을 바꿀' 남북 관계를 만드는 첫 단추다. 정상회담으로 관계를 개선하고 안보위협을 낮추면서 경제교류로 이어가야 한다. 북한은 물론 대한민국 국민의 먹고사는 문제가 여기 달렸다.

남북은 두차례 정상회담을 했다. 1차는 화해, 2차는 협력을 모색했다. 장밋빛 청사진을 펼쳤지만 남북간 반목과 정체, 후퇴가 이어졌다.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미사일 도발로 임기를 시작했다. 국제사회는 추가 핵실험에 북한을 초강력 제재하고 정밀타격 카드를 꺼냈다. 남과 북, 북한과 미국은 당장이라도 충돌할 것 같았다.

상황은 놀랄 만큼 달라졌다. 11년만의 정상회담, 남북은 가까스로 다시 평화의 문 입구에 섰다. 전문가들은 이번 정상회담이 한반도 평화의 마지막 기회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 임박했던 파국을 막았다는 점만으로 이번 정상회담은 의미있다.

거기 그쳐선 안 된다. 남북이 함께 번영하는 길, 쉽게 말해 남북의 국민들 모두에게 먹고사는 걱정을 덜어주는 일을 시작해야 한다. 남북관계의 갈등과 대립에 종지부를 찍는 마지막 정상회담이자 한반도 새 경제 질서를 여는 첫 정상회담이 돼야 한다.

정상회담은 크게 한반도 비핵화, 평화구축, 남북관계 개선방안을 다룬다. 세번째 관계개선은 '경제'를 빼고 말할 수 없다. 서로 반목하지 않는 관계회복만으로도 안보 비용을 현저히 낮춘다. 그렇게 아낀 에너지와 자본, 예산은 국민 삶과 직결된 산업과 복지에 투자할 수 있다. 그래서 평화는 갈등보다 경제적이고 합리적인 선택이다.

우리에겐 보다 절박한 필요성도 있다. 저출산 고령화, 청년 취업난, 성장 동력 약화 등 삼각파도가 몰아친다. 북한과 경제교류는 수출 확대이자 새 내수 창출 효과를 낸다. 관련업계에선 북한 인프라 투자를 매력적으로 본다. 지금 북한의 철도 도로 주택 등 인프라에 투자하고, 여기 드는 기술과 재료를 남한에서 제공하는 방식이다. 투입비용 상당수는 남한의 임금과 수익으로 돌아올 것이다.

북한 인프라 개선으로 물류가 연결되면 남한은 대륙으로 가는 길도 얻는다.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공동경제구역의 중심선으로 만들거나 상대의 하늘길·바닷길을 이용할 수도 있다. 이렇게 교역과 경제협력 사업을 키우면 국내 일자리와 성장이 자극 받는다. 단지 남한이 북한의 값싼 노동력, 저렴한 지하자원으로 수혜를 입는 수준이 아니다. 이같은 '한반도 신 경제지도'는 문재인 대통령 대북 구상의 핵심이다. 안보 대립관계를 경제적 복합 상호의존으로 바꾸자는 것이다. 중국과 대만의 경제통합, 이른바 차이완(Chiwan)은 그 사례다.

물론 대화 한 번에 '대박'을 기대할 순 없다. 남북만 원한다고 경제교류가 열리진 않는다. 유엔 등 국제사회는 북한을 강하게 제재하고 있다. 그래서 평화구축, 비핵화 논의가 시급하다. 청와대도 경제를 이번 정상회담의 핵심의제로 두진 못했다. 그러나 첫 단추를 잘 끼우고 나면 다음 화두는 경제라는 데 이견이 없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번에 경협 분야 논의를 활발하게 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며 "우선 가장 중요한 한반도 비핵화, 평화정착이 주 의제"라 말했다. 그러면서도 "논의가 잘 진행돼 다음 단계로 넘어간다면 그땐 경제가 중심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4월 전세계 이목이 한반도의 판문점으로 집중된다. 머니투데이는 남북정상회담은 물론, 이후 전개될 한반도의 정치경제 상황을 빠르고도 깊이있게 국민과 독자에게 전하고자 한다. 정상회담 준비과정부터 종료까지 생생한 중계가 시작이다. 비핵화 등 핵심의제, 무엇보다 남북대화의 경제적 의미와 파장을 분석한다. 이를 통해 남북간, 또 북한과 국제사회간 경제관계를 어떻게 맺고 발전시킬지 비전을 제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