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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1차 범국민행동의 날'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박근혜 전 대통령의 구속과 세월호 진상규명을 촉구하며 촛불을 들고 있다. 2017.3.25/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권력구조 개편, 지방분권, 기본권 강화...' 정치권이 헌법개정안을 놓고 줄다리기하고 있는 쟁점안들이다. 어느 하나 파괴력이 작은 것이 없다. 여기에 청와대가 정부주도 개헌안을 구체화하면서 개헌 소용돌이가 정국 현안들을 강하게 빨아들이고 있다. 그러나 어떤 형태의 개헌이든 개헌은 헌법 그 자체를 빼놓고는 성립되지 않는다. 어떻게 헌법을 바꾸든 법을 존중하고 법을 수호하며 다스리는 이른바 법치가 근간이 되지 않고는 개헌도 의미가 없다는 거다.
일부 쟁점안에 국한되고 있는 지금의 헌법개정 논의가 헌법에 '법치국가원칙'을 명시해야 하는 내용까지 이어져야 한다는 주장은 여기서 나온다. 국회 헌법개정 및 정치개혁 특별위원회 김종민 위원(더불어민주당)은 "법치주의는 말 그대로 근대국가의 헌정원리"라는 말로 법치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본인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해 10월 재판정에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권력을 악용했던 인물이 공권력의 처벌 대상이 되자 이를 '법치를 차용한 보복'으로 규정한 거다. 헌법학자들은 법치주의 원칙이 분명하게 바로서야 함을 보여주는 가장 가까운 사례로 이 대목을 꼽는다. 법치국가원칙을 개헌을 통해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법치국가론을 헌법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헌법학자들은 현행 헌법 2장에 열거된 기본권만으로는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을 모든 분야에서 항상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헌법 상 보장된 법치의 원칙이 강력한 공권력을 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거다. 통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으로 인한 국정농단을 경험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큰 주장이다.
현행 헌법은 37조2항(②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후략))을 통해 기본권 제약을 허용한다. 기본권을 통제하는 주체는 당연히 공권력이다. 그러나 이 공권력이 법에 구속된다는 법치국가 원칙은 헌법에 찾아보기 어렵다. 개헌을 통해 공권력을 제한함으로써 공권력의 지배를 받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게 법치주의 개헌론자들의 주장이다. 국가기관은 공권력을 행사하되 법이 규정한 한계를 따르게 하자는 거다.
이는 개헌이 촛불혁명 이후 국가재설계의 일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의미가 더 크다. 합리적 우파로 분류되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저서 '국가의 철학'을 통해 "촛불은 나라다운 나라를 이룩하려는 소망이며 진정한 공화정을 구현하려는 한국 시민의 공공적 실천이었다"고 규정하고 "그러나 촛불의 숭고적 행복감에는 중대한 빈틈이 존재하는데, 이는 국가가 도덕과 힘의 복합체라는 진실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국가는 강대한 독점적 폭력 위에 세워진 지배와 피지배의 정치조직"이라고 설명한다. 도덕과 힘의 결합이야 말로 이상적인 국가의 실현이라는 설명이다. 촛불은 도덕을 중시했다. 이에 대한 국민의 강한 의지가 정치권력을 바꿔놨다. 여기에 힘으로 상징되는 법치가 바로서야 한다. 그래야만 대의민주주의를 올바르게 구현할 수 있다. 시민의 공동 지배는 법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
법치국가원칙 명시를 통해 결국 견제하려는 것은 공권력을 활용해 구현되는 권력자의 절대권력 행사다. 만약 공권력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 어떻게 침해가 이뤄지는지, 그리고 국가기관의 특정 행위가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에 대해 국민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치국가 원칙은 법률 규정의 정확성을 요구한다. 규정이 정확하지 않다면 정치권력의 법 해석에 따라 오히려 법치가 인치, 권치로 변질될 수 있다.
법치는 말 그대로 법으로 나라를 다스린다는 민주주의 국가의 기본 원칙이다. 대척점에는 인치나 권치가 있다. 권력자가 마음대로 권력을 휘두르거나 권위로 눌러가며 힘을 행사해서는 안 된다는 거다. 법은 어느날 갑자기 생긴게 아니라 국민의 주권을 위임받아 입법부가 만든 국가 운영 수단이다. 국민과 국민, 국민과 행정부가 한 약속이 바로 법이다. 법에 의한 통치가 사회를 지탱하는 근본이 돼야 하는 이유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본인에 대한 추가 구속영장이 발부된 지난해 10월 재판정에서 "법치의 이름을 빌린 정치보복은 저에게서 마침표가 찍어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공권력을 악용했던 인물이 공권력의 처벌 대상이 되자 이를 '법치를 차용한 보복'으로 규정한 거다. 헌법학자들은 법치주의 원칙이 분명하게 바로서야 함을 보여주는 가장 가까운 사례로 이 대목을 꼽는다. 법치국가원칙을 개헌을 통해 헌법에 담아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것 역시 같은 맥락이다.
법치국가론을 헌법에 적용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헌법학자들은 현행 헌법 2장에 열거된 기본권만으로는 공권력으로부터 국민을 모든 분야에서 항상 보호할 수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헌법 상 보장된 법치의 원칙이 강력한 공권력을 통제하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거다. 통제받지 않는 절대권력으로 인한 국정농단을 경험한 한국에 시사하는 바가 큰 주장이다.
현행 헌법은 37조2항(② 국민의 모든 자유와 권리는 국가안전보장·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경우에 한하여 법률로써 제한할 수 있으며..(후략))을 통해 기본권 제약을 허용한다. 기본권을 통제하는 주체는 당연히 공권력이다. 그러나 이 공권력이 법에 구속된다는 법치국가 원칙은 헌법에 찾아보기 어렵다. 개헌을 통해 공권력을 제한함으로써 공권력의 지배를 받는 국민의 권리를 보호해야 한다는게 법치주의 개헌론자들의 주장이다. 국가기관은 공권력을 행사하되 법이 규정한 한계를 따르게 하자는 거다.
이는 개헌이 촛불혁명 이후 국가재설계의 일환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의미가 더 크다. 합리적 우파로 분류되는 윤평중 한신대 교수(철학)는 저서 '국가의 철학'을 통해 "촛불은 나라다운 나라를 이룩하려는 소망이며 진정한 공화정을 구현하려는 한국 시민의 공공적 실천이었다"고 규정하고 "그러나 촛불의 숭고적 행복감에는 중대한 빈틈이 존재하는데, 이는 국가가 도덕과 힘의 복합체라는 진실을 경시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윤 교수는 "국가는 강대한 독점적 폭력 위에 세워진 지배와 피지배의 정치조직"이라고 설명한다. 도덕과 힘의 결합이야 말로 이상적인 국가의 실현이라는 설명이다. 촛불은 도덕을 중시했다. 이에 대한 국민의 강한 의지가 정치권력을 바꿔놨다. 여기에 힘으로 상징되는 법치가 바로서야 한다. 그래야만 대의민주주의를 올바르게 구현할 수 있다. 시민의 공동 지배는 법치를 통해 실현돼야 한다.
법치국가원칙 명시를 통해 결국 견제하려는 것은 공권력을 활용해 구현되는 권력자의 절대권력 행사다. 만약 공권력이 국민의 권리를 침해할 경우 어떻게 침해가 이뤄지는지, 그리고 국가기관의 특정 행위가 어떤 결과를 야기하는지에 대해 국민이 정확하게 예측할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 법치국가 원칙은 법률 규정의 정확성을 요구한다. 규정이 정확하지 않다면 정치권력의 법 해석에 따라 오히려 법치가 인치, 권치로 변질될 수 있다.
법치국가론이 특정 권력에 기대 변질된 사례가 적잖다. 독재가 창궐하던 시절엔 경찰이 모든 권력을 장악했다. 일제강점기의 순사권력을 떠올리면 이해가 쉽다. 법치국가론이 등장하면서 경찰국가 이론은 힘을 잃는 듯 했다. 그러나 20세기 들어 세계 곳곳에 독재권력이 등장하고 법치의 해석을 왜곡시키면서 경찰권이 오히려 강화된 경우가 있다. 강화된 경찰권력은 독재를 뒷받침했다. 헌법학자들이 법치국가론을 주장하며 경계해야 할 내용으로 손꼽는 사례다.
이를 위해 법률은 법적 상황을 사전에 예견할 수 있도록 정확해야 한다. 국민 뿐만 아니라 행정부와 사법부 모두 법을 근거로 삼고 따라야 한다. 법치국가 원칙에 따라 법적 규정이 모순 없이 일관성을 보여야 한다는 거다. 윤 교수는 "개별 상황에서도 법을 준수할 수 있도록 법치국가 원칙은 독립적인 법원이 행정의 모든 행위를 통제하는 것을 허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새로운 기관이 또 다른 권력으로 등장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도 규정의 정확성에 더 집중해야 한다.
학계에서는 논의가 활발하지만 아직 국회내에서는 법치국가 원칙의 개헌 반영에 대한 논의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지 않고 있다. 민주주의 국가의 근간이 법치에 있는 만큼 큰 틀에서 논의 대상이지만 논의 우선순위에서는 밀리는게 현실이다. 게다가 권력구조 등 주요 사안에 대한 여야 이견이 커 개헌 논의가 공전하고 있다. 법치국가 원칙 반영 논의까지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다만 법치주의 원칙이 통일정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에서 논의가 탄력을 받을 가능성은 있다. 국민적 합의에 의해 통일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에 근거한 통일이 가장 이상적이다. 통일 정책을 빨리 법의 테두리 안에, 그것도 명확하게 끌어들이기 위해서는 헌법 상 법치국가 원칙을 설정하는게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남북관계가 정권에 따라 중단되거나 파국을 맞이하는 그간의 비극을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게 된다.
개헌특위 관계자는 "통일문제와 같은 중대사일수록 관련 내용의 법제화가 중요하다"며 "밀실에서 결정하고 집행하는 통일은 또 다른 갈등요소가 될 수밖에 없는 상황에서 법치국가 원칙의 헌법 반영 주장이 제기될 사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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