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상경기장≠빙상시설' 편견 깨뜨려 연 23억 흑자내는 올림픽 시설

[the300][런치리포트-평창, 그 후...]③ 빙상경기장→종합스포츠센터…펀드도 조성해 연 5%수익


국가 단위가 아닌 한 '도시'에서 열리는 올림픽은 '유산'(Legacy)와 '적자'를 동시에 남긴다. 막대한 초기비용이 투자되는 탓에 대부분 적자로 시작하지만, 유산의 활용 방안에 따라 흑자를 기록하기도 한다.

대표적인 예가 밴쿠버다. 2010년 동계올림픽을 치른 밴쿠버는 준비 과정에서는 예산 부족으로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지원을 받아야 할 정도였다. 시작부터 10억달러(약 1조800억원)의 부채를 안은 대표적인 '적자올림픽'이었지만, 폐막 후 8년이 지난 지금은 성공적인 시설 사후활용으로 '모범 올림픽'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가장 성공적인 사후활용 사례로 꼽히는 것이 빙상 경기장이었던 '리치먼드 올림픽 오벌'(Richmond Olympic Oval)이다. 1억7000만달러(약 1900억원)를 투자해 만든 이 경기장은 현재 다목적 지역복합센터로 탈바꿈했다.

이상화, 모태범, 이승훈 등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들이 금빛 질주를 했던 얼음트랙은 여섯 개의 다목적 코트로 바뀌었다. 다른 한 구석에는 아이스하키장을, 관중석은 피트니트 센터로 전환했다.

다목적 코트에서는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여름 스포츠캠프나 국제 배드민턴대회, 세계 휠체어 럭비대회 등 다양한 행사가 열린다. 경기가 없을 때는 주민 체육시설로 이용한다. 빙상 경기장은 빙상 시설로 이용해야 한다는 편견을 깼다.

사후활용 설계 단계에서부터 사후 관리기관 및 지역주민들과의 공청회를 열어 사후 사용자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한 덕이다. 연평균 100만여명이 경기장 시설을 이용하고 있다. 연간 회원권 수익만 270만캐나다달러(약 23억원)에 달한다.

이 외에도 아이스하키경기장으로 사용된 브리티시콜롬비아대(UBC) 썬더버드 경기장, 컬링 경기장이었던 힐크레스트 센터 역시 다목적 체육관이나 공연장, 수영장, 사우나 등으로 활용 중이다. 휘슬러의 슬라이딩 센터는 일반인들의 봅슬레이 체험 공간 및 결혼식장, 기업단위 대규모 행사장 등으로 활용되고 있다.

이같은 사후 활용을 위한 캐나다 정부와 밴쿠버가 속한 브리티시 콜롬비아 주의 협력도 눈여겨볼만하다. 밴쿠버 올림픽위원회(VANOC)는 중앙정부와 주(州)정부로부터 각각 2억9000만달러(약 3145억원)을 확보, 총 5억8000만달러(약 6300억원)의 재원을 마련했다.

이와 별도로 중앙정부와 주정부는 올림픽유산 관리를 위한 기금을 마련했다. 각각 5500만달러(약 596억)씩을 모아 총 1억1000만달러(약 1200억원)의 초기 자본금을 확보했다. 덕분에 시설 운영 초기 적자 위험성이 크게 줄었다는 평가다. 이를 이용해 사후관리에 적극 투자했고, 연간 5%의 이상의 수익률을 내고 있다.


 
  • 300인덱스
  • 청탁금지법ABC
  • 데스크&기자칼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