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학자 쓴소리 "개헌회피 한국당, 현실파악 못한것"

[the300]장영수 고려대 교수 "국민 80% 개헌 찬성…이슈 선점하라"

고양(경기)=김민우, 강주헌 기자 | 입력 : 2018.01.29 14:25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개헌과 관련한 특강을 하고 있다. 2018.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자유한국당이 6월 지방선거에 개헌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것에 반대하고 있는 가운데 "야당이 좀 더 적극적으로 개헌을 활용하고 이슈를 선점해 주도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민 80% 찬성하는 개헌 회피는 현실파악 안 되는 것" = 헌법학자인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9일 경기 고양시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 강연자로 나서 "개헌의 당위성에 대해 국민적 공감대는 매우 높다"며 이같이 말했다.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 자문위원으로도 활동중인 장 교수는 "국민의 80%가 개헌을 해야한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반대하는) 20%에 힘을 싫어서 개헌을 피해보자고 하는 것은 현실 파악부터 안되는 것이라고 볼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해 7월 정세균 국회의장실이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국민 75.4%가 '개헌에 찬성한다'고 답했다.

그는 "개헌을 하되 어떤 방향으로 할 것인가에 대해 보다 많은 공감대와 지지를 이끌어내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옳다"며 "끌려가는 개헌이 아닌 주도하는 개헌이 돼야 훨씬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문재인정부의 개헌 추진 과정의 모순을 파고 들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그는 "문재인대통령은 개헌을 하자고 하고 있다"며 "기본권을 강화하고 지방분권을 강화하자는 얘기를 하면서 정작 권력구조(정부형태)에 대한 이야기는 하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장 교수는 "원론적으로 인권과 기본권이 중요하다는데 동의하지만 (권력구조와 기본권) 두 가지는 별개가 아니다"라며 "권력구조 오남용을 (허용하는 구조를) 그대로 두면서 국민 기본권을 강화하겠다는 것은 설득력 없는 얘기"라고 지적했다.

이어 "한국당이 그 부분을 날카롭게 파고들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건 아닌가 아쉽다"고 덧붙였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29일 오전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동양인재개발원에서 열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18.1.29/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6월 개헌 반대 이유는…청년 투표율 높아지면 한국당에 불리? =한국당은 6월 지방선거와 개헌 국민투표를 동시에 치르면 안 된다고 반대하고 있다.정부·여당 심판론이 돼야할 선거구도가 개헌이슈로 인해 개헌에 대한 찬성과 반대로 나눠질 것이라는 우려에서다. 

여기에 '투표율'에 대한 계산도 깔려있다. 한국당 당직을 맡고 있는 한 초선의원은 "역대 지방선거 투표율을 고려했을 때 투표율이 저조할 수 밖에 없고 상대적으로 적극적 투표층인 장·노년층이 투표장에 나오게 되면 해볼만한 선거가 될수도 있다"고 말했다.

실제 2006년 지방선거의 연령대별 투표율은 △20대 33.9% △30대 41.3% △40대 55.4% △50대 68.2% △60대 70.9%였다. 20대의 투표율은 60대의 절반도 안 됐다.

2010년 지방선거에서는 △19~29세 43.9% △30대 46.2% △40대 55% △50대 64.1% △60대 이상 69.3%로 60대 이상의 투표율이 가장 높았다.

2014년 지방선거 역시 60대 74.4%로 가장 높고 70세 이상 67.3%, 50대 63.2% 순이었다. 반면 40대는 53.3%, 30대 47.5%, 20대 48.4%였다.

한국당 관계자는 "사전투표제도가 바뀌면서 젊은 층 투표율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지만 노년층 투표율이 높을 수록 한국당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라며 "현재 정치지형에서 청년투표율이 높아지면 한국당이 불리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한국당은 이날 개헌과 사법개혁 등 권력기관 개편에 대해 전문가 특강을 들은 뒤 자유토론을 거쳐 결의문을 채택한다. 그러나 결의문 초안에는 이미 '여당심판론을 무력화 하는 6월 개헌 국민투표 반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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