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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구=뉴시스】우종록 기자 = 대구 아침 최저기온이 영하 9도를 보인 11일 오전 대구 동구 동대구복합환승센터 앞 횡단보도에서 시민들이 두꺼운 옷을 입고 발걸음을 재촉하고 있다. 2018.01.11. wjr@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김부겸이 나오면 찍을라켔는데 안 나온대요?”
보수정당의 텃밭으로만 여겨지던 대구가 오는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최대 격전지로 떠올랐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는 "대구를 내주면 한국당은 문을 닫아야 한다"며 위기감을 나타냈다. 그러자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는 "한국당을 문닫게 하자"며 해볼 수 있다는 자신감을 드러냈다. 여기에 보수 본산을 두고 경쟁하고 있는 바른정당마저 "한국당 문을 닫게 하겠다"면서 대구시장에서의 한판 승부를 다짐하고 있다. 그만큼 대구시장 선거가 예측불허로 진행될 수 있다는 뜻이다.
현지에서도 이 같은 분위기는 쉽게 확인이 됐다. 26일 대구에서 만난 시민들의 상당수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김 장관은 대구시장 불출마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으나 대구 민심은 달랐다. 대구 서문시장에서 잡화점을 운영하는 서모씨(53·여)는 “김부겸은 대구에 진심을 보여준 그나마 신선한 인물”이라며 “김 장관이 출마하면 찍으려 했다”고 말했다.
동대구역에서 만난 택시기사 박모씨(56)는 “김부겸 장관이 대구에서 지지기반이 탄탄해 당선 가능성이 높다고 생각한다”며 “김 장관이 안 나오면 지지세가 약한 민주당 후보는 절대 당선이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남북단일팀·적폐청산 등 현 정부 정책에 대해서는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는 시민들이 다수였다. 칠성시장 근처에서 카페를 운영하는 박모씨(53·여)는 “우리 선수들 대회 위해 노력했는데 단일팀 때문에 출전 기회가 줄었다”며 “정부가 항상 북한에 저 자세로 대하고 끌려다니는 게 싫다”고 지적했다.
한 건어물 가게 상인은 “먼지 털어서 안 나오는 사람이 어디 있나. 그 여자(박근혜 전 대통령)를 어떻게...”라고 말을 흐리며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을 수사하면 더 나올 것”이라고도 했다.
시민 대부분은 김 장관이 출마하지 않으면 한국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크다고 입을 모았다. 택시기사 이모씨(58)는 “중장년층은 별 대안이 없는 이상 전통적으로 지지해온 한국당을 찍는 분위기”라며 “권영진 현 대구시장도 한국당 소속이 아니면 절대 재선할 수 없다”고 말했다.
물론 한국당에 대한 불만을 드러내는 시민도 있었다. 평리동에서 만난 80대 남성은 “여긴 무조건 한국당”이라면서도 “그런데 당대표란 사람이 동료들을 바퀴벌레라 하는 등 말을 너무 함부로 해 못 쓴다”고 못마땅해했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 통합을 지켜보는 시선들도 감지된다. 한국당 일색에 염증을 느낀다는 한 50대 시민은 “대구에서 대부분 유승민 대표를 ‘배신자’ 취급하지만 안철수 대표는 정치신인 때부터 지지하며 기대한 사람들이 꽤 있다”며 “둘이 이제 합친다니까 어떤 후보를 낼지 더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2030세대 사이에서는 지방선거에 무관심하다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카페 종업원 김모씨(33·여)는 “정치에 별 관심이 없다”며 “홍준표·유승민이 대구 지역을 두고 다투는 것도 몰랐다”고 말했다.
계명대 3학년 정모씨(25)는 “방학에도 취업준비를 위해 중국어 수업을 들으러 왔다. 대구시장 선거는 나와는 먼 얘기”라면서도 “통합을 추진하는 안 대표와 유 대표가 크게 어필되지도 않지만, 막말을 일삼는 홍 대표는 더 싫다”며 고개를 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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