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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명균 통일부 장관과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남북측 대표단이 9일 판문점 남측 평화의 집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 종료회의를 마친 뒤 자리에서 일어나고 있다. /사진=뉴스1 |
2년 만에 자리를 마주한 남북은 9일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확정은 물론 향후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노력에 박차를 가하기로 합의했다.
북측 수석대표인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이 회담에 앞서 언급한 '혼자 가는 것보다 둘이 가는 길이 더 오래간다'는 의미를 선택한 것이다.
우리측 수석대표인 조명균 통일부 장관도 이날 종료회의까지 모두 마친 후 기자들과 만나 "국민 여러분 응원에 힘입어 향후 발전을 위해 중요한 첫걸음을 내디뎠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회담이 남북관계를 복원 발전 시켜나가는 데 있어 중대한 의의를 가지며 앞으로 상호존중 정신을 바탕으로 남북관계를 진전시켜 나가야 한다는 데 뜻을 같이 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남북 간 대화와 교류 협력이 장기간 단절되면서 긴장과 불신이 조성됐지만 이번 회담으로 현안을 풀 단초를 마련했다"며 "남북 고위급 회담을 계속 이어가기로 합의해 당국 회담의 연속성을 확보한 것도 중요한 부분"이라고 자평했다.
특히 2년 만에 서해 군 통신선을 재가동하고, 군사회담 개최 합의를 통해 한반도 긴장완화와 남북 간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계기를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을 '평화축제'로...北과 국제사회 소통 기회될 것 = 우선 북측 대표단이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기로 공식 합의하면서 이번 올림픽이 명실공히 전세계인의 평화축제라는 의의를 갖는 발판을 마련했다.
북한이 선수단은 물론 응원단과 예술단, 태권도 시범단 등을 파견하기로 해 남북이 함께 어우러지는 문화축제의 장이 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북한의 태권도 시범단이 방문하면 태권도 공동시범공연을 할 것도 구두로 합의해 논 상태다.
특히 남북이 공동입장과 공동 문화행사 개최에 대해 의견을 접근을 본 만큼 민족 단합과 평화 의지를 세계에 보여주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남북이 국제경기에서 공동 입장을 한 것은 2000년 시드니 올림픽과 2002년 부산 아시안게임 등 총 9차례다.
또 북한의 고위급 대표단도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면서 자연스럽게 우리측 인사는 물론 국제사회 관계자들과 여러 현안에 대한 의견 교환의 기회가 될 것으로 보인다.
◇대화 채널 복원 및 군사회담 개최도 급물살 = 남북 간 대화 채널을 연 것도 의미가 크다. 연락채널이 가동되면 언제라도 우발적 충돌 상황 등이 있을 때 긴급 연락을 통해 대화로 풀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12일 중단됐던 남북연락사무소 연락채널도 회담 준비과정에 복원됐다.
이날 남북 고위급 회담에서 북측이 서해 군 통신선을 복원했다고 설명했고, 이를 우리 정부가 오후 2시께 직접 연결을 공식적 확인했다. 10일 오전 8시부터는 서해 군 통신선이 정상적으로 가동된다.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평화 여건 조성을 위해 군 당국 간 대화 창구가 복구된 것이다.
특히 남북이 한반도 군사적 긴장을 낮추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공감대를 형성했고, 이 차원에서 군사당국회담 개최도 합의한 만큼 군 통신선을 활용한 남국 간 협의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산가족 상봉은?...北, 즉답 안해 개최 시기 불투명 = 이날 회담에서 가장 아쉬운 대목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다. 우리 측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의 시급성을 감안해 북측에 2월 설 계기로 행사를 개최하자는 카드를 던졌지만 북측은 즉답을 내놓지 않았다.
이산가족 상봉은 2015년 10월 이후 2년 4개월동안 열리지 못하고 있는 상황. 북한이 지난 5월 중국 소재 북한 식당에서 집단 탈북한 여성 종업원 송환을 이산가족 상봉 조건으로 언급한 만큼 행사 개최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산가족 상봉 행사 준비에만도 한 달 가량이 넘게 걸린다는 점에서 사실상 이번 2월 설에 개최되기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관측도 나온다.
조 장관은 이산가족 상봉 문제와 관련 "(우리측이)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해서 충분히 이야기 했고, 북측도 상당 부분 우리와 같은 생각을 가졌다고 의견교환이 이뤄졌다"면서도 "북측 나름의 사정과 입장이 있기 때문에 그런 걸 조금 더 논의하면서 풀어나가자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산가족 상봉 문제에 대한) 구체적인 표현은 들어가지 못했다"며 의제에서 반영되지 않았음을 시사했다.
남북은 이날 회담에서 양측의 최고지도자가 회담에 대해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상호존중의 남북관계를 만드는데 의미있는 첫 출발을 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회담 준비와 진행과정에서도 과거에 있었던 수석대표 급 논란, 상호 비난 없이 상대방을 배려하고 존중하는 회담 문화를 보여준 만남이었다고 통일부는 강조했다.
한편, 조 장관은 기조 발언에서 언급했듯이 "첫 술에 배부르냐는 마음으로 회담에서 출발할 때도 서두르지 않고 차분하게 회담하겠다는 입장이었다"며 "합의 내용들이 착실히 이행되도록 하고, 관계 개선을 위한 첫 걸음이 뒤로 돌아가지 않도록 북한과 진지하고 성실하게 회담을 통해 (관계) 개선이 이뤄지도록 노력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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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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