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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청와대 본관 접견실에서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행정청장과 만나 악수하고 있다. 2018.01.09. photo1006@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아랍에미리트(UAE) 왕세제의 최측근인 칼둔 칼리파 알 무바라크 UAE 아부다비 행정청장은 9일 웃는 얼굴로 문재인 대통령에게 왕세제의 친서를 전달하고,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과 어깨 동무를 했다. "UAE 측이 한국을 방문하면 의혹이 해소될 것"이라는 청와대의 장담이 맞아 떨어지는 순간이었다.
지난달 10일 임 실장이 UAE를 특사 방문한 후 불거졌던 각종 의혹들로부터 청와대는 비교적 자유로워질 수 있게 됐다. 그동안 야당과 일부 언론들은 원전 관련 계약해지·공사중단·대금미지급 의혹을 제기했었다. 자유한국당은 'UAE 원전게이트'라고 명명하기도 했다. 이후 현지에서 어려움에 처한 국내 기업의 애로 해소를 위한 특사 파견이었다는 설도 나왔고, 과거 정부에서 체결한 군사협력 양해각서(MOU)를 수정하는 과정에서 갈등이 발생한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각종 의혹 공세에도 청와대는 왕정국가인 UAE의 특수성을 이유로 적극적인 해명에 나서지 않았다. 그리고 칼둔 청장의 방한 이벤트를 통해 양국 간 굳건한 관계를 과시해 우려를 불식시킬 수 있게 됐다. 청와대는 문 대통령과 모하메드 빈 자이드 알 나흐얀 UAE 왕세제가 친서를 주고받고 빠른 시일 내에 상대국을 방문하기로 한 점, 임 실장과 칼둔 청장이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긴 3시간20분 동안 회담을 한 점 등을 강조했다.
칼둔 청장은 문 대통령, 임 실장과 만나 양국 간 관계를 '결혼'에 빗대 "결혼 생활은 항상 좋을 수만은 없다. 안 좋을 때도 있지만, 서로 극복하고 화합해서 가는 게 결혼 생활이 아닌가"라고 말했다. 칼둔 청장이 "양국은 이혼을 허락치 않는 카톨릭식 결혼을 했다"고 하고, 문 대통령이 "결혼했으니 뜨겁게 사랑하자"고 화답하기도 했다. 칼둔 청장은 "좋지 않은 어떤 것도 좋게 되게 할 수 있다"는 아랍의 속담도 인용하면서 '친구' 등 신뢰를 나타내는 용어도 수십번 썼다.
야당이 집중 제기한 원전 문제의 경우 전혀 대화를 나누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내 언론의 각종 의혹 보도에 대해 칼둔 청장이 유감을 표명했지만, 임 실장은 "이번 기회를 통해 한국 국민이 UAE가 얼마나 중요한 친구관계에 있는지 역설적으로 관심을 갖게 됐다"고 해명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칼둔 청장도 한국의 언론환경이 (UAE와) 다르다는 것을 충분히 이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갑작스럽게 양국이 각 정부의 핵심 인사들을 특사로 주고 받으며 굳건한 관계를 과시해야만 했던 이유는 여전히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칼둔 청장의 이날 발언에는 "안 좋은 시기가 있었다"는 전제가 깔려있기도 했다. 비밀주의를 중요시하는 왕정국가 UAE와의 외교가 갖는 특수성이기도 하다.
특히 이명박 정부 시절 국방부 장관이었던 김태영 전 장관이 언론 인터뷰를 통해 2009년 바라카 원전 수주 당시 'UAE가 유사상태에 빠지면 한국군이 자동 개입한다'는 조항에 대해 "그렇게 약속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동안 알려진 내용을 종합해 보면 △지난해 11월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2009년 당시 조항의 수정을 UAE에 요청했고 △이에 반발한 UAE가 우리측 기업에 불이익 등을 언급했고 △지난해 12월 이같은 문제로 최태원 SK 회장 등 기업인들이 임 실장과 만났으며 △임 실장이 UAE로 건너 가 문제를 봉합한 게 된다.
김 전 장관이 밝힌 대로 바라카 원전 수주와 연계된 군사적 협력과 관련해 양국 정부 간 문제가 있었던 것이라면, 이 부분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는 셈이다. 청와대는 이날 양국이 합의한 외교국방 분야의 '2+2 채널'을 통해 관련 문제 등을 포괄적으로 협의해나갈 계획이라는 답변만 내놓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전 정부에서 국민과 국회가 받기 힘든 군사협약을 체결해 수정하기로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즉답을 피하면서 "2+2 채널을 마련하기로 한 게 중요하다"고 밝혔다. 또 "양국 간 협력단계를 강화해 나간다는 말에는 국방 분야도 포함된다"며 "군사·국방 분야의 협력관계에 있어서도 실질적으로 필요한 것들을 많이 말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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