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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8일 국회 정론관에서 경기도당위원장 사퇴 기자회견을 마치고 기자들과 만나고 있다./사진= 정진우 기자 |
8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열린 전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경기도당 사퇴 기자회견. 회견을 지켜본 민주당 당직자의 한줄평은 짧지만 강렬했다. 쉴 새없이 터지는 카메라 플래쉬, 수십명의 취재진에 둘러싸인 전 의원의 모습이 대선 출마 후보 기자회견 같았다는 말도 빼놓지 않았다.
전 의원의 회견은 사실상 경기지사 출마 선언식이자 6.13 지방선거 스타트를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문 대통령의 복심으로 통하는 그가 출마 선언을 해서다. 그는 “(경기지사 출마와 관련해) 문 대통령과 의견을 나눴냐?”는 기자의 질문에 “대통령이 반대했으면 제가 안했을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이 찬성했기 때문에 내가 이 자리에 선 것 아니냐”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이다. 그동안 출마를 저울질 했던 ‘문재인 캠프’ 출신 민주당 소속 지방선거 전국구 후보군들은 이를보고 출마 선언을 준비할 것이다.
전 의원의 출마 선언 D-데이는 당초 이달 중순이나 말이었다. 하지만 예상보다 2~3주 앞당겨졌다. 측근들의 말을 종합하면 지난 6일 양정철 전 청와대 홍보기획비서관의 한 언론 인터뷰가 컸다. 양 전 비서관은 인터뷰에서 “나는 대통령에게 양날의 칼이다. 곁에 두면 편하나, 시스템이 깨진다”며 권력과 거리를 두겠다고 했다. 지방선거 출마는 물론 공직 진출을 하지 않겠다는 얘기다.
양 전 비서관 인터뷰는 정치권에 파장을 일으켰다. ‘삼철’의 등장도 예고했다. 언론의 관심은 자연스럽게 전 의원과 이호철 전 청와대 민정수석에 쏠렸다. 전 의원이 바통을 이어받았다. 그는 이 인터뷰를 곧바로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리며 “한국 가기 겁난다는 양 전 비서관의 말이 마음을 아프게 한다”며 “양 전 비서관이 가장 바라는 것은 문재인 정부 성공일 것이다”고 했다. 양 전 비서관에 대한 미안함이 묻어났다.
그는 이날 회견에서 “미안하다”고 직접 언급했다. 본인만 선출직으로 일하고 있고, 이들은 야인으로 떠돌고 있어서다. 5월 대선 이후 측근들이 청와대나 내각에 들어가는 건 자제하자고 했고 이들은 철저히 지키고 있다고 했다. 전 의원은 두 사람이 정당한 평가를 받으면서 일해야한다고 생각한다. 이번 지방선거가 기회라고 했다. 일종의 ‘삼철’이 사는 법을 전 의원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이다.
양 전 비서관과 달리 이 전 수석은 부산시장 후보군에 거론된다. 본인도 상당히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후문이다. 지역 여론조사 후보군에도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 전 수석도 조만간 결단을 내릴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문재인 정부가 끝날때까지, 그리고 그 뒤로도 ‘삼철’로 묶일 수밖에 없다. 무엇을 하든지 항상 스포트라이트를 받을 것이고 언론은 이들의 말 한마디 행동 하나를 감시하고 적시할 것이다. 이게 이들의 운명이다.
선출직으로 일하고 있는 전 의원은 자신의 운명을 ‘외로움’이라고 생각한다. 자신을 둘러싼 수많은 적들과 끊임없이 싸워야하기 때문이다. 그는 이 같은 심정을 페이스북에 담았다. 양 전 비서관 얘기를 하면서다.
“문재인 정부의 성공은 양 전 비서관 뿐만 아니라 원칙과 상식이 통하고, 더불어 함께 잘 사는 세상을 바라는 우리 모두를 위해서도 반드시 필요하고 해내야 하는 일입니다. 그 과정에서 같은 길을 바라보는 그가 더 이상 외롭지 않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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