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벽을 넘자" 25세 김젊음씨의 '정치인 되기'

[the300]][젊은 정치][2]장벽에 가로막힌 젊은정치②우리나라 젊은 정치인 현실은

해당 기사는 2018-01-09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대한민국에서 사라진 ‘젊은 정치’. 우리 사회가 커다란 장벽이었다. 젊은 세대는 높은 벽을 넘지 못했다. 쓰러진 채 제자리에 머물렀다. 이들의 신음소리는 장벽에 막혀 들리지 않았다.

“정치를 잘 알지 못한다” “정치는 내 삶과 거리가 멀게 느껴진다” “보여주기에 혈안인 정치인들로부터 신뢰가 안생긴다”

머니투데이 더300(the300)이 서울 소재 대학에 다니는 125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나타난 결과다.
장벽의 현실, 장벽을 만드는 구조가 그대로 확인됐다. 반대로 정치에 관심있는 학생들은 많았다. 응답자 중 63%가 정치에 관심을 두고 있었다. 관심은 있지만 자세히 알거나 몸소 체험할 기회가 적을 뿐이었다. 그러다 보니 각 정당의 청년위원회 활동에 대해 부정적(80%가 불만족)이었다.

이들은 청년층이 겪는 문제가 사회 전체로 이슈화되지 않는다고 느낀다. 청년층이 주체가 되지 못한 채 어른 세대가 소통의 창구가 된 때문이다. 청년층의 언어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는 얘기다. 더300이 설문 결과와 정당 청년위원장들 인터뷰를 토대로 ‘4대 장벽’을 집중 분석했다.

◇정보장벽
올해 만 25세가 된 김젊음씨. 촛불 정국을 겪은 그는 광역의원이 꿈이다. 국민의 힘으로 나라가 변하는 걸 직접 경험했다. 젊음씨는 그가 사는 지역에도 변화를 가져오고 싶었다. 어떻게? 고민 끝 나온 답은 ‘적극적인 정치참여’였다. 마침 올해는 6월13일 지방선거가 있는 해다. 신선한 정치인이 될 수 있을까? 젊음씨는 꿈에 부풀었다.

또 다시 ‘어떻게?’라는 질문이 머리를 친다.  20대 중반 나이, ‘스펙’이라곤 젊음뿐인 젊음씨는 정치에 뛰어들 방법을 몰랐다. ‘정보장벽’에 부딪힌 것이다. 입장을 어떻게 하는지, 당적을 몇 달이나 유지해야 할지, 비용은 얼마나 드는지 등 뭐 하나 쉽게 설명해주는 곳이 없었다. 각 당 홈페이지 속 당헌·당규는 너무 어려웠다.

친한 친구들에게 고민을 털어놨다. 반응은 냉소적이었다. 친구들은 정치에 무관심했다. “그들만의 리그에는 네가 왜?” “그것도 스펙이 되니?” 등 회의적인 반응이 주였다. ‘정보장벽’ 앞에 선 젊음씨는 어느 방향으로 장벽을 올라야할지도 몰랐다.

<조언>조원영 더불어민주당 서울시당 대학생위원장
“정당의 ‘정치학교’에서 일반시민을 교육해 정치인이 되는 방법이 있다. 청년들도 스스로 정책집과 기사를 읽으며 관심을 가질 필요도 있다”

◇인맥장벽

젊음씨는 일단 ‘맨땅에 헤딩’이라도 해보기로 했다. 무소속으로라도 지자체장 출마에 도전키로 한 것. 그래도 누군가의 조언은 듣고 싶었다. 하지만 별다른 사회생활 경험이 없는 젊음씨에겐 ‘인맥’이 없다. 청년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겠다고 한 의원의 사무실을 찾아갔다. 기대와 달리 의원실 직원들은 탐탁찮은 반응을 보였다. 간절한 마음에 문앞에서 계속 기다렸다. 의원이 문밖을 나설 때 말을 걸려했지만 보좌진에게 가로막혀 말 한마디 나누지 못했다.

앞서 정치를 시작한 청년 정치인 선배들의 말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젊은이들 인맥이 아무리 넓어봤자 기성 정치인들을 따라갈 수 없다는 것. 특히 인맥이 중요한 지역구 공천에서 청년정치인 순위가 뒤로 밀릴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지방선거 출마 경험이 있는 한 선배는 젊음씨에게 “선거 때 사람이 없어 혼자서 인터뷰·정책을 직접 공부하고 명함도 혼자 돌렸다”고 말했다.

‘또래’도 없어 목소리를 키울 수도 없었다. 정당에 소속된 청년위원회나 대학생위원회 활동을 하는 청년은 10명 중 1명이 안 된다. ‘인맥장벽’ 앞에 선 젊음씨는 사다리가 간절했다.

<조언>황필환 정의당 여수시 지역위원장
“청년들이 모임·정책포럼 등의 네트워크를 만들어 힘을 모으는게 최선이다. 선거제도 역시 비례대표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개편돼야 한다”

◇꼰대장벽
젊음씨는 현장 곳곳을 누볐다. 젊은만큼 두배, 세배로 움직였다. 한 원내 정당 도당위원장이 그를 알아봤다. 위원장은 “아직도 이런 청년이 있느냐”며 젊음씨를 영입했다. 하지만 모두가 같은 마음은 아니었다. “너 몇살이야? 우리 아들보다 어려보이는데?” “뭐 알긴 하고 여기 있는거야?”. 반말은 기본, 대화를 시작하기 전부터 무시하는 당원들도 있었다.

공천과 관련, 흉흉한 소문도 들렸다. 40대 초반 나이에 지역 기초의원 선거에 나서려는 당원이 “어려서 안되겠다”는 소리를 들었다는 얘기였다. 더구나 이 말은 정계입문 당시 30대였던 공천 담당자의 입에서 나왔다. 당이 인재를 영입하는 ‘최소기준’은 ‘이미 뭔가를 이룬 사람’이었다. 잠재력있는 신인보단 이미 검증된 인재를 원했다.

이런 분위기에서 당이 굳이 젊음씨를 밀어주지 않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꼰대장벽’은 더 단단하고 높게만 느껴졌다.

<조언>장경태 민주당 청년위원회 수석부위원장
“민주당은 각급 위원회에 들어가는 청년 몫을 늘리는 등 시스템을 바꾸고 있다. 기존엔 전체의 10%였는데 15%로 올렸다. 작은 변화다. 하지만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고, 말할 기회라도 얻으면 활동폭이 넓어질 것이다”

◇돈장벽
대학 졸업을 앞둔 젊음씨 친구들 대부분은 취업을 준비하고 있다. ‘금수저’가 아닌 젊음씨도 돈을 벌어야 하긴 마찬가지다.  ‘나를 믿고 후원하는 사람들을 모으면 가능할까?’. 젊음씨는 후원회를 모집하려했다. 하지만 선거법상 기초의원과 광역의원은 후원회를 둘 수 없다. 부모님께 지원을 받으려고도 했지만 반대에 부딪혔다. 부모님도 넉넉찮은 형편에 큰 돈을 내놓기 부담스러웠기 때문이다.

대출을 받으려 은행도 찾았다. 하지만 ‘정규직’이 아닌 젊음씨 신용도로 빌릴 수 있는 금액은 선거비용을 감당하기엔 한계가 있었다. ‘젊은 정치인’이 되겠다는 꿈은 현실의 장벽 앞에 다시 한 번 가로막혔다.

<조언>김병관 민주당 청년위원장(20대 국회의원)
“현행법상 정당국고보조금의 10%를 여성정치를 위해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청년정치발전을 위해서도 정당국고보조금의 5%를 쓸 수 있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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