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지난 21일 오후 3시53분쯤 충북 제천시 하소동의 8층짜리 스포츠센터 건물에서 불이 나 소방당국이 진화를 하고 있다. (독자 제공) /사진=뉴스1 |
"화재 안전을 위해서는 반드시 불에 타지 않는 불연 재료를 사용해야 합니다. 모든 건축물에 불연 재료 사용 의무화가 될 수 있도록 서명에 동참해 주세요."
지난 21일 오후 29명을 앗아간 충북 제천 화재 참사 원인이 건물 외벽 건축 자재(드라이비트)로 지목되면서 이를 규제하라는 국민 요구가 22일 빗발치고 있다. 스티로폼에 시멘트를 발라 만든 드라이비트 등 화재에 취약한 건축 자재 사용을 전면 금지해달라는 요구다.
현행 건축법상 6층(22미터) 이상 건물에만 불연 재료 사용이 의무화돼있는데 이를 모든 규모의 건축물로 확대하자는 주장이다. 국회에서도 여당을 중심으로 제도 보완에 착수했다.
이날 각종 온라인 사이트엔 불연재 사용 의무화 추진 온라인 서명운동이 진행되고 있다. 서명에 참여한 국민들은 건축물 높이와 관계 없이 모든 건물에 불연 재료 사용을 의무화하는 건축법 개정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건축법 52조에 따르면 시행령상 높이 22미터 또는 6층 이상 건물에 한해 벽과 반자, 지붕 등 내부 마감재료를 화재 방지에 지장이 없는 재료로 하도록 돼있다. 건축법 시행령 중 '6층·22미터' 규정은 이번 화재와 마찬가지로 드라이비트를 외벽에 써 불길이 빠르게 번진 2015년 의정부 화재 사고 이후에야 개정됐다. 2015년 9월 이전까지는 시행령상 '고층건축물'만이 규제 대상이었다.
다만 당시 시행령 개정도 실효성이 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행령이 바뀌기 이전 건축 허가를 받은 건축물의 경우 6층 이상에 가연성이 좋은 자재를 사용했더라도 법망을 피할 수 있다. 건물주 입장에서 이미 지어진 건물 외벽을 모두 뜯어내고 규정에 맞게 바꾸기 어렵다는 점도 법의 허점이다.
이번 사고 건물인 제천시 스포츠센터도 8층 건물이지만 2011년 지어졌다. 시행령 개정으로 현행법 위반 사항이 발생했지만 보완이 이뤄지지는 않았다.
국회에서는 법 개정이 능사는 아니라는 입장이다. 건축법 소관 국회 상임위원회인 국토교통위원회 한 관계자는 "이번 사고 같은 경우도 건축업자가 건축물 규정 위반해 지었다고 하긴 어렵다"며 "기존 건축물 전수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우리나라 건축물 700만~800만동 외벽을 모두 뜯어내고 다시 짓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것"이라며 "법 개정을 한다면 건축물도 방화 기준을 더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12월 임시국회가 여야 갈등으로 공전하고 있는 가운데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번 사태를 계기로 제도 보완에 착수했다.
민주당은 이날 오후 추미애 당 대표와 우원식 원내대표, 당 정책위원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의원들을 중심으로 국회 본청에서 제천 화재 긴급 대책회의를 열었다. 이들은 우재봉 소방청 차장 등 소방청 관계자들과 드라이비트로 지어진 건축물 등의 현황을 조사하고 소방 안전 점검 등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진선미 더불어민주당 행안위 간사는 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드라이비트 등 불연재 사용을 의무화하기 이전의 건물들을 다 방치할 것이냐는 지적에 대해 지방자치단체 도움을 받아 현황을 조사하겠다"며 "어떻게 이를 화재에서 보호할지 대책을 마련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같은 당의 행안위 소속 김영호 의원은 "소방 안전 문제가 불법일 경우 다중 시설에 대해 소방청이 직접 행정조치를 내릴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찾아보라고 했다"고도 밝혔다.
베스트클릭
- 1국민연금 고갈 6년 늦출 뿐인데…"더 내고 더 받겠다" 시민의 선택
- 2국민 10명 중 6명 "국민연금, 더 내고 더 받는 방식으로 개혁해야"
- 3'더 내고 더 받자' 연금개혁안에…2030세대 여론은 '의외의 반전'
- 4[속보]野, 민주유공자법·가맹사업법 개정안 본회의 직회부 단독 의결
- 5野 독주로 본회의 직행한 '민주유공자 예우법·가맹점 단체교섭법'
- 6합참 차장, 16년 만에 '별 4개'가 맡는다…육사 출신 강호필 진급
- 7트럼프 리스크 대비?…한미 23일부터 사흘간 '방위비' 협상
- 8"사람 없어 못 싸울 판" 군 인력난…이러다간 조직력 붕괴? 섬뜩한 경고
- 9[단독]장교 인기도 떨어지는데…육군 부사관, 모집계획 반도 못 채웠다
- 10북한 대낮에 또 '탄도미사일' 도발…우주로켓과 무슨 차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