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의 몰락'이 남기고 간 자리…'그리고 아무도 없었다'

[the300][보수의 몰락-에필로그]②'배제의 정치'가 남긴 그늘, 개혁보수의 좌절

해당 기사는 2017-12-18 런치리포트에 포함된 기사입니다 런치리포트 매거진 보기
4일 서울 여의도 국회 본청에서 열린 바른정당 의원총회에서 김무성의원, 남경필 지사, 유승민의원이 참석하고 있다. 2017.9.4/뉴스1 <저작권자 © 뉴스1코리아,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최근 남경필 경기지사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 기자와 만나 '보수의 몰락' 연재 기사에 대한 소회를 털어놨다. 과거 이명박 정부 당시 정부여당과 '보수'에 대한 쓴소리를 아끼지 않았던 '한나라당 소장파' 시절의 이야기가 기사에 언급된 것을 인상깊은 장면으로 꼽았다. 그러나 곧 "과거에는……."이라며 말을 끝맺지 못했고 어색해진 분위기 속에 대화는 마무리됐다.

 

어색한 분위기는 남 지사가 조만간 자유한국당 복귀가 점쳐지는 상황 탓이었다.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가 불거진 후 누구보다 먼저 '보수'의 통렬한 반성을 촉구하며 새누리당 당적을 버렸던 그다. "이념은 없다"며 시대착오적 '보수 타령'을 벗어나고자 했던 일성도 '보수통합론'에 가려졌다.

 

바른정당에서 가장 강경하게 자유한국당과의 통합을 반대해온 한 의원은 "보수란 말을 쓰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현 보수진영의 상황에 대해 안타까워했다. '보수'란 단어가 갖는 낡고 부패하며 시대착오적인 이미지를 벗어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다. 더 큰 문제는 '보수'에 얽매일수록 그 테두리에 갇혀 스스로 개혁의 범위를 좁히고 입지를 좁히는 족쇄로 작용한다는 점이다. 당 소멸의 벼랑 끝에 몰린 바른정당은 국민의당과의 통합에 당의 생존을 건 상태다.

 

바른정당은 '박근혜식 보수'를 벗어나 제대로 된 보수, 바른 보수를 하겠다며 무엇보다 '보수'의 가치를 앞세웠지만 1년도 되지 않아 안타깝게도 그 포부는 물거품이 되기 직전이다. 현실 정치의 높은 벽 때문이라고 핑계댈 수 있지만 지금 보수진영의 모습 자체가 '보수의 몰락'을 보여준다. 자칭 ‘개혁 보수’의 좌절이어서 더 안타깝다.

 

지난 대선 전후 바른정당 통합파의 행보는 무(無)가치·몰(沒)가치의 이합집산,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반기문을 염두에 둔 ‘창당’, 단일화만 꿈꾼 ‘대선’, 자유한국당 ‘복당’과 국민의당과 ‘연대’…. 복당파의 중심에 섰던 한 중진 의원은 '허울뿐인 보수'를 자인했다. 그는 "우리 보수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천하의 잡놈'들이다. 가치도 뭐도 없이 세가 되는 쪽만 좇는 무리가 됐다"고 자조했다.

  

13명의 복당파는 그렇게 자유한국당으로 돌아갔다. 이들은 스스로를 사이먼 앤 가펑클의 노래 제목 '엘 콘도르 파사(철새는 날아가고)'로 불렀다. 깃털처럼 날리는 참을 수 없는 보수의 가벼움이었다. 지난 11월 9명이 추가 탈당한 데 이어 3차 탈당설이 또 나온다. 이를 두고 유승민 대표를 비롯 바른정당이 개혁'보수'를 지향하면서도 사실은 보수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를 잃어버리고 있다는 점이 지적된다. 바로 통합과 포용이 사라진 '배제의 정치'다.


‘이명박·박근혜 정권’ 9년간 보여준 보수는 분열이었다. 박성민 민컨설팅 대표는 “보수는 사실 하나만 같아도 함께 할 수 있다는 통합을 내세웠고 진보는 반대로 하나만 달라도 함께 할 수 없다는 개혁을 지향하는 것”이라며 “이명박·박근혜 등 보수 정치권은 하나만 달라도 내치는 ‘배제의 정치’로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옳고 틀리다’로 민주주의를 할 수 없다는 기본 진리인데 이는 몰락한 보수뿐 아니라 진보에게도 똑같이 던져지는 메시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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