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원장 하실 분 어디 없나요…靑 "검증중"

[the300]검증포비아+높은 기준 겹쳐 "최종 검증중, 이르면 이번주"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1일 오후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제44회 국제기능올림픽 국가대표선수단 환영 오찬에 참석해 격려사를 하고 있다. 2017.12.01. amin2@newsis.com

문재인정부의 감사원장 ‘구인난’이 4일에도 이어졌다. 이번주 발표 가능성이 있다는 희망 섞인 관측이 존재하지만 청와대는 여전히 “최종 검증중”이라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최종 검증 대상자가 만일 고사하거나 낙마하면 다른 후보자에게 같은 절차를 반복해야 한다. 감사원장 인사 지연에는 ‘독한’ 인사청문회, 깐깐한 검증 내역 등 ‘검증포비아’가 큰 이유로 지목된다. 청와대의 ‘눈높이’에서 이유를 찾기도 한다.

황찬현 전 감사원장이 4년 임기를 마치고 지난 1일 퇴임한지 나흘째다. 감사원은 당분간 원장대행 체제로 운영한다. ‘대행’이 있지만 엄연히 수장 공백 사태다. 청와대는 이를 의식, 황 전 원장 임기만료가 임박한 지난달부터 감사원장 인선에 공을 들였다. 홍종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인선을 끝으로 장관 인선을 마무리, 감사원장은 문 대통령 임기 첫해 장관급 이상 공직자 중 사실상 유일하게 인사가 남은 자리이기도 하다.

감사원장은 그 특성상 법조인들이 주로 맡아왔다. 감사원은 헌법이 보장하고 행정부에 소속된 기관으로, 정부 활동 전반을 감시하는 막강한 권한을 지닌다. 원장 예우는 부총리급이고 임기는 4년, 한차례 연임할 수 있다. 기준에 따라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보통 국가 의전서열 10위 안에 든다. 법조인에게 매력적인 자리다.

하지만 청와대는 구인난에 빠졌다. 우선 지원자가 많지 않다고 한다. 감사원장으로 수행할 직무와 위상보다 감사원장이 되기까지 과정이 험난하다는 이유다. 고위 공직자 임명과정에서 신상털기식 검증 문제가 불거졌다. ‘명예’를 중시하는 법관·법조인들이 이런 상황을 더욱 무겁게 받아들인다는 분석이다.

검증 공포 외 감사원장이 갖는 부담도 적잖다. 문재인정부 감사원은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 확보 등 자체개혁 등 숙제가 적잖다. 감사원은 황 전 원장 시절부터 자체 개혁안을 추진중이었다. 정치적 리스크도 있다. 4대강 감사가 대표적이다. 정권이 바뀌었을 때 이전 정부의 핵심 국책사업은 감사원의 ‘타깃’이 되기 십상이다. 감사원이 칼자루를 쥐는 셈이다. 감사원은 이미 이른바 권력기관에 대한 감사의무를 충실히 수행하지 못했다는 비판을 고려, 권력기관 감사 실효성을 높일 방안을 논의중이다.

이런 가운데 청와대의 잣대도 지적된다. 법조인 가운데 정부 각 부처에서 일어나는 일을 감사해야 하는 만큼 균형감각, 종합적 판단 등이 절실하다. 비록 ‘독립성’을 말하고는 있지만 행정기관인만큼 대통령과 정부의 철학도 구현할 수 있어야 한다. ‘적폐청산’이 대표적이다.

이에 후보군은 충분히 있지만 청와대와 문 대통령이 기대하는 정도로 딱 떨어지는 인재가 없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다. 후보군에 진입할 문턱 자체가 높아진 면도 있다. 청와대는 논문표절·부동산투기 등 문 대통령의 5대 인사원칙을 구체화하면서 음주운전, 성 관련 범죄까지 총 7대 기준을 사전검증 항목으로 제시했다.

청와대 안팎에선 신고리원전 공론화위원회를 이끈 김지형 전 대법관 외에 소병철 전 법무연수원장, 강영호 서울고법 부장판사 등이 거론된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이날 “검증이 계속되고 있다”고 밝혔다.

감사원장 공백을 최소화해야 한다면 눈높이를 다소 낮추거나 컨셉을 바꿔야 할지 모른다. ‘성공한 벤처인’에서 정치인장관으로 선회한 중기부 사례가 있다. 다만 대행체제 유지가 아주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판단한다면 적임자를 고르기 위한 문 대통령의 장고가 길어질 수도 있다.

역대 감사원장은 유명세를 많이 탔다. 노무현정부 전윤철 전 감사원장이 연임(2003~2008)했으나 두번째 임기는 다 채우지 않고 물러났다. 2007년 대선에서 정권이 교체됐다. 이어 이명박정부에서 임명한 감사원장이 김황식 전 총리다. 감사원장 시절 국무총리로 지명됐다. 양건 전 원장이 이명박정부-박근혜정부 교체기에 재임했고 황찬현 전 원장은 박근혜정부 첫해인 2013년 12월부터 재임, 연임하지 않고 4년 임기 후 물러났다. 앞서 김영삼정부 이회창 감사원장은 국무총리로, 이어 대선주자가 됐다.

4년 임기를 마친 황찬현 감사원장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감사원에서 퇴임식을 마친뒤 직원들의 환송을 받으며 감사원을 떠나고 있다.2017.12.1/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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