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치리포트]이주의 법안-소형차 LPG 허용

[the300]종합

LPG차는 미세먼지 대책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 LPG(액화석유가스) 차량의 역사는 35년이다. 1982년 택시에 LPG 연료 사용이 처음 허용된 후 최근 5인승 다목적형(RV) 승용차까지 확대됐다. 정부의 LPG차량 허용 확대는 세 가지 방향에서 이뤄졌다. 자동차 공해 저감이 첫 번째 이유로 승합차, 렌터카, 특수차 등이 여기에 해당한다. 두 번째 이유는 복지 증진이다. 국가유공자, 장애인, 광주민주화 유공자 등이 LPG차량을 구입해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세 번째 이유는 경차, 하이브리드카 등을 보급하기 위해 추진됐다.


LPG차량은 연료 가격이 저렴해 장애인이나 택시 등 일부 계층에만 허용된 일종의 혜택으로 여겨진다. 하지만 LPG차량의 연비는 경유나 휘발유 차량에 비해 낮기 때문에 실제 연비를 고려한 단위 연료비는 휘발유를 100으로 볼 때 경유는 64, LPG는 68이다(2016년 6월 기준). 경유에 비해 LPG 연료가 더 비싼 셈이다.


◇이주의 법안…소형승용차에도 LPG연료를 허하라=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은 ‘소형승용차의 LPG 허용법’이다. 일반인들이 구입할 수 있는 LPG차량은 배기량 1000cc 미만 경차에 불과하다. 최근 법 개정으로 다목적형(RV) 승용차도 구입할 수 있지만 국내 시판 모델이 없어 체감할 수 없다.

조 의원은 LPG차에 대한 규제가 소비자의 선택권을 제한하고 있고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기 때문에 LPG 차량을 확대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에 대한 해법으로 배기량 1600cc 미만의 승용자동차에 LPG 사용을 허용하는 것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서민층의 연료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것도 목표 중 하나이다.

지난 7월 정재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의한 ‘2000cc 미만 승용차의 LPG 허용법’이나 지난해10월 곽대훈·윤한홍 자유한국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LPG 자동차 전면허용법’도 비슷한 취지의 법안들이다.


◇“이 법은 반드시 필요한가?” = LPG가격과 자동차업계에 달려있다. 지난해부터 국책연구기관을 중심으로 ‘수송연료 상대가격체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LPG가격이 지금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면 소형LPG 차량 수요가 늘어나긴 힘들다.

또 이 법이 통과돼 1600cc 미만 승용차에 LPG연료가 허용되더라도 현재 이에 부합하는 차종은 현대차의 아반떼 뿐이다. 5인용 RV에 대한 규제를 풀었을 때도 국내 시판 차종이 없어 사실상 소비자들에게 아무 혜택을 주지 못했던 것처럼 소비자 선택권 확대로 이어지지 못한다면 이 법의 필요성은 국민들에게 확신을 주지 못한다.

◇“이 법은 타당한가?”= 입법취지에 대한 판단이 중요하다. 이 법은 LPG 수급의 균형과 환경효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LPG 수입가격 상승을 유발하지 않는 경제적 수급물량은 100만톤 수준이다. 소형승용차에 LPG사용을 허용할 경우 연간 평균 80만~126만톤의 수입 증가가 예상된다. 1600cc 미만으로 한정할 경우 수급 불안은 없다.

환경효과는 다소 애매한 부분이 있다. 미세먼지 개선에는 기여하지만 온실가스(CO2) 증가를 수반한다는 점에서다. 현 정부의 관심사가 미세먼지에 맞춰져있지만 온실가스 문제를 마냥 무시할 수도 없다. 소형차에서 중대형차로 올라갈수록 온실가스는 큰 폭으로 증가하므로 환경을 생각하면 무제한 확대는 답이 될 수 없다.


◇“이 법은 실행 가능한가?”= LPG 차량 확대에 대해 정부부처 간, 업계 간, 단체 간의 명암이 확실하게 엇갈린다. LPG 차량을 확대하는 경우 정부입장에서는 상당한 세수 감소가 예상된다. 휘발유는 리터당 745원, 경유는 528원의 세금이 부과되는데 비해 LPG에는 이보다 싼 221원의 세금이 붙는다. 환경부는 강력한 미세먼지 대책이 필요하므로 찬성하는 입장이다.

석유업계와 장애인단체는 각기 다른 이유로 반대하고 있다. 석유협회는 미세먼지에 미치는 환경효과를 입증하기 어렵다는 입장이고 장애인단체는 LPG 차량의 확대가 연료가격 인상으로 이어질까 걱정하고 있다. LPG업계와 산업부는 점진적으로 확대하자는 입장이다. 결국 소형차에 대한 LPG 허용논쟁은 5인승 다목적형(RV) 승용차 논의와 유사하게 반대의 강도가 약한 편이다.

국민 입장에서 보면 LPG 차량범위 제한을 소형 승용차부터 단계적으로 완화, 소비자 선택권을 보장할 필요가 있다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주장이 오히려 설득력있게 들린다. 합리적 연료가격과 다양한 차종이 전제돼야 사회적 합의를 이끌어 낼수 있다. 미세먼지만으로 소비자를 움직일 수 없다.


조배숙 의원 "LPG車 규제완화, 국민들 체감 위해 1600cc부터"


"규제 완화 효과를 시장과 국민이 바로 체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5인승 RV(다목적형 승용차)의 LPG(액화석유가스) 연료 허용 법안이 지난 9월 국회를 통과해 10월 공포·시행됐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 5인승 RV LPG 모델은 없어 규제 완화 효과는 사실상 제로다. 짧게는 1년 반, 길게는 2년 반이 지나야 해당 모델이 나온다고 한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은 LPG 자동차 규제 완화 효과가 즉각 실현될 수 있도록 현재 LPG 모델이 생산되는 배기량 1600cc 미만 승용차에 LPG 연료 사용을 허용하는 액화석유가스의 안전관리 및 사업법 개정안을 최근 대표발의했다.

조 의원은 "정부가 단계적 규제 완화 입장이라 5인승 RV부터 허용했는데 해당 모델이 없어 규제를 푼 효과도 없다"며 "1600cc 미만을 허용해 국민들이 바로 이용케 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산업통상자원부 등 관계부처, 전문가, 업계가 참여한 LPG 규제 개선 TF(태스크포스)를 운영 중으로 3차 TF까지는 LPG 규제가 전면 폐지돼도 문제가 없다는 결론을 내렸다. 그러나 4차 TF에서 단계적 완화로 입장이 바뀌었다. 국내 수송용 LPG 수요가 100만톤 이상 증가하면 LPG 도입 가격이 상승한다는 이유였다.

조 의원은 "셰일가스 등으로 LPG가 초과 공급되고 있는 상황이고, 국내 수요에 국제 가격이 올라간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며 "수요 100만톤 증가도 20년 이상의 장기 예측일 뿐"이라고 지적했다.

한편에선 1600cc 미만 LPG 모델이 현대자동차 아반떼가 유일해 '특혜' 논란도 인다. 조 의원은 "시행을 2년 유예해 다른 자동차 회사들도 1600cc 미만 LPG 모델을 생산할 수 있도록 준비 기간을 줄 수 있다"고 대안을 제시했다. 그는 "현대뿐 아니라 이미 르노삼성, 한국GM도 해당 모델 생산 기술력이 있다"며 "특정업체 특혜라고 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친환경 중심의 에너지 변화 흐름에 맞게 자동차 연료 사용 패러다임도 전환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런 면에서 LPG는 △친환경 △연료비 절감 △소비자 선택권 3박자를 갖춘 대체연료라고 강조했다. 유해물질인 질소산화물(NOx) 배출량은 LPG 자동차에 비해 휘발유 차가 3배, 경유 차가 93배 많다. 온실가스 배출량과 대기오염물질별 환경피해 비용은 LPG가 휘발유의 3분의1, 경유의 5분의1 수준이다.

조 의원은 "앞으로 자동차 연료가 전기와 수소로 넘어갈텐데 LPG는 그 중간의 '가교 에너지', '브릿지 에너지'"라며 "궁극적으론 모든 차량이 LPG를 사용할 수 있도록 규제를 없애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LPG 규제 완화는 문재인정부의 국정과제이기도 하다"며 "여야 모두 규제 완화 필요성에 공감하는 만큼 법 개정이 조속히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친환경 LPG車, 전세계 2600만대 달려…韓, 1위서 4위로 역주행


우리나라는 세계 1위 LPG(액화석유가스) 자동차 보유국이었으나 2010년부터 터키에 1위를 내줬다. LPG가 친환경 대체연료라는 각광 속에서 전 세계적으로 LPG 자동차 보급이 확대 추세이지만 한국의 성장세는 주춤해 현재 세계 4위로 뒤처졌다.

23일 세계LPG협회에 따르면 2015년 기준 전 세계 LPG 자동차 등록 대수는 2641만대로 전년대비 4% 증가했다. 2000년 이후 연평균 9% 성장했으며 15년 사이 3배 이상 급증했다.

LPG는 터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유럽에서 친환경 연료로 각광을 받고 있다. EU(유럽연합) 연구 결과 LPG의 이산화탄소 배출량은 휘발유 대비 14%, 디젤유 대비 10% 낮다. 전 세계 LPG 자동차 중 70%(1886만대)가 유럽 땅에서 달린다. 유럽 주요국들은 LPG 자동차 보급 지원 정책을 펼치고 있다. 세금을 낮추고 차량 구매 보조금을 지원한다.

세계 1위 터키는 전체 승용차 10대 중 4대가 LPG 차다. 연평균 11% 성장세로 매년 20만대가 신규 등록된다. 충전소도 약 1만개로 세계 최대 수준이며 전체 주유소의 3분의2가 충전소를 병행 운영한다.

터키 정부는 LPG를 친환경 대체연료로 지정하고 낮은 세금을 부과해 2015년 기준 LPG 연료 가격을 휘발유 대비 54%, 경유 대비 63%로 유지했다. 특히 12개 자동차 제조업체가 다양한 LPG 자동차 모델을 생산하는 점이 터키 LPG 자동차 시장 성장을 이끌었다.

이탈리아에선 LPG 연료 가격이 휘발유의 40% 수준이다. 10년 이상의 사업용 차량이나 개인용 차량을 LPG 차로 개조하거나 신규 구매하는 경우 이산화탄소 배출량에 따라 차량 가격의 최대 20%까지 보조금을 지원한다.

2009년까지 세계 1위였던 우리나라는 터키(427만대), 러시아(300만대), 폴란드(291만대)에 이어 4위(228만대)다. 인도(220만대)와 이탈리아(214만대)가 뒤를 좇고 있다.


RV? 1600cc미만? 2000cc미만?…"LPG차 타기 힘들다"


일반인도 LPG(액화석유가스) 차를 탈 수 있다. 그러나 1000cc 미만 경차에 한해서다. 소비자 선택권을 확대한다는 명목에 5인승 다목적형(RV) 승용차에도 LPG연료를 허용하도록 법이 바뀌긴 했다. 그런데 국내 시판 모델이 없어 최소 2년 이내엔 이 법의 혜택을 체감할 수가 없다.

정부는 물론 정치권이 규제완화와 소비자 선택권을 내세워 LPG차 확대를 위한 '액션'에 잇따라 나서고 있지만 실제 소비자들이 이에 따른 효용을 얻을 수 있느냐는 다른 문제다. 조배숙 국민의당 의원이 발의한 법안에 대해서도 비슷한 물음이 제기된다.

조배숙 의원의 법안을 통과될 경우 당장 시중에서 LPG차량을 구입해 이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 평가할 만하다. 그러나 1600cc 미만 소형승용차는 현대차의 아반떼 단 한 모델이다. 경차에서 소형승용차로 선택 범위가 넓어지긴 했으나 차종에 대한 선택은 매우 제한된 셈이다.

자동차 업계로서도 현대차가 LPG차 규제 완화의 수혜를 독차지하는 모습이 된다. 이에 따라 LPG 연료 사용제한을 푸는 범위를 2000cc 미만으로 조금 더 넓게 잡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000cc 미만으로 확장하면 현대차의 아반떼 뿐 아니라 쏘나타도 적용 모델에 포함되며 기아차의 K5, 르노삼성의 SM5과 SM6 등 좀더 다양한 모델이 경쟁할 수 있는 환경이 될 수 있다.

자동차 소비자들의 법안 평가 역시 이 같은 아쉬움이 담겨있다. LPG차에 대한 규제완화는 커다란 추세이며 LPG연료 사용제한을 푸는 것 자체에는 동의를 표하지만 1600cc 미만이라는 또다른 제한이 '나'에겐 있으나마나한 법안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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