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오늘 시진핑과 회담…키워드는 '신뢰'

[the300]"전략적 동반자 관계 굳건히…미래지향적 협력 방안 논의"

다낭(베트남)=최경민 기자 | 입력 : 2017.11.11 10:46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시아 순방은 오늘이 하이라이트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참석차 베트남 다낭을 방문한 문 대통령은 11일 오후 5시(현지시간)부터 약 30분 동안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한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이후 6개월 동안 공을 들여온 한·중 관계 복원의 분기점이다.

이번 동남아순방의 전략적 목표라고 할 수 있는 큰 축은 △대중관계 정상화 △아세안(동남아시아국가연합, ASEAN)에 대한 '신남방정책'이었다. 관심은 대중외교에 더 모아졌다. 신남방정책의 경우 '우호의 증진'이 키워드라면 대중외교는 '파탄난 관계를 정상화'하는 것에 초점이 맞춰져 있기 때문이다.

이날 시 주석과의 정상회담은 지난달 한·중 정상화 협의의 방점을 찍는 자리이자, 양국관계 반전의 교두보를 마련하는 자리다. 이번 회담을 기점으로 △13일부터 필리핀에서 진행되는 아세안 정상회담에서의 리커창 총리와 회담 △문재인 대통령의 연내 방중 △시 주석의 2018 평창올림픽방한 등의 일정들이 최종 확정될 수 있다.

관건은 얼마나 우호적인 관계가 연출될 수 있느냐에 있다. 양국 정상 간 회담에서는 합의문과 같은 구체적인 내용들이 확정되지는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굳건히 하고 미래 지향적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날 조성된 우호적인 분위기를 몰아, 13일 이후 확정될 리커창 총리와의 회담에서 세부적인 내용들의 논의가 오갈 것으로 보인다.

우호적 관계의 열쇠를 쥐고 있는 것은 '신뢰'다. 한·중관계 악화의 가장 큰 이유가 신뢰 문제에 있기 때문이다. 중국 전승절 70주년 기념 열병식에서 시 주석의 최고예우를 받은 박근혜 전 대통령이, 정작 중국이 민감해하는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있어 아무런 '귀띔'을 안 해준 게 문제의 시발이었다. 지난해 사드 배치 당시 시 주석은 '절대권력' 구축을 위한 당 대회를 1년 앞두고 있었다. 시 주석 입장에서는 자신의 '위상'에 흠집이 난 일이었다.

당 대회를 성공적으로 마친 현재, 시 주석이 문 대통령에게 원할 것은 신뢰임이 분명하다. 한·중 관계 협의 과정에서도 중국 측은 "문재인 정부를 신뢰한다. 박근혜 전 대통령과 달라 보인다"는 뜻을 전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부터 시작되고 있는 시 주석의 외교일정은 중국에서 '절대권력'을 장악한 자신의 위상을 선전하기 위한 성격이 강하다. 이 부분만 어느정도 충족을 시켜준다면 '평화로운 대국(大國)외교'를 천명한 시 주석으로부터 경제분야 등에서 실리를 챙길 수 있다. 북핵압박의 강도를 높일 방안도 모색 가능하다.

동남아 순방에 나선 문 대통령의 메시지도 이 부분에 포커스가 맞춰지고 있다. 전날 다낭에서 진행된 APEC 기업자문위원회(ABAC)와의 대화에서 문 대통령은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체결을 위한 적극적 노력을 약속했다. RCEP는 중국이 주도해 추진하고 있는 아태지역 자유무역협정이다. 인도네시아 국빈 방문 중에는 한·미 정상회담 공동발표문에 언급된 '인도·태평양 라인'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가 "일본이 주도하는 중국 포위망"이라고 평가하며 "트럼프 대통령의 얘기를 경청했다는 것이지 동의했다는 뜻이 아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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