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인니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22년 교역액 300억불 목표

[the300]文대통령-조코위 대통령 정상회담 결과

자카르타(인도네시아)=최경민 기자 | 입력 : 2017.11.09 21:06

한국이 인도네시아와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를 맺었다. 양국 관계를 격상시키면서 잠수함 등 방위산업 협력을 강화하고, 2022년까지 양국 교역액 3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했다. 산업협력 MOU(양해각서) 등을 통해 철강·석유화학 뿐만 아니라 그동안 취약했던 자동차 분야 진출 활성화의 교두보도 마련했다.

인도네시아를 국민방문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8일 보고르 대통령궁에서 조코 위도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2006년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수립한 것을 이어, 양국 관계를 '특별 전략적 동반자관계'로 격상해 한 차원 높은 공조를 지향하기로 했다. 이번 양국관계 격상은 인도네시아 측의 제안에 따라 이뤄졌다. 문 대통령의 내년 방한 요청도 조코위 대통령이 받아들였다.

양국 정상은 교역확대의 가능성이 크다는 점에 공감하면서 2022년까지 교역액 300억 달러 달성을 목표로 하기로 했다.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지역의 GDP 40%를 차지하고, 세계 4위의 인구대국(2억6000만명)인 인도네시아에 대한 경제영토 확장의 가능성을 높인 것이다.

방산협력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인도네시아는 한국의 가장 큰 방산수출 대상국이다. 그동안 T-50 훈련기, 잠수함 등을 주로 수출해왔다. 헬기사업, 무인기 등 협력도 추진 중이다.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 정상은 방산분야에서의 협력이 양국 간 상호신뢰와 전략적 파트너십의 상징임을 재확인하고, 현재 진행 중인 잠수함사업 등 협력을 더욱 강화해 나가기로 했다. 외교와 국방 분야에서 2+2 회의 등 신규 협의체 설치를 모색하기로도 합의했다.

인도네시아 차기 잠수업 사업 입찰에서도 유리한 고지를 점령한 격이 됐다. 인도네시아의 차기 잠수함 사업은 3척, 12억 달러 규모다. 문 대통령은 대인도네시아 잠수함 수출에 대한 관심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에는 여름휴가 와중에 인도네시아 국방부 장관을 접견하고 해당 사업을 당부했다.

산업협력 MOU를 체결한 것도 성과다. 철강, 석유화학 등 양국 간 기간산업 협력도 더욱 확대하기로 했으며, 특히 자동차 분야 협력 확대를 위한 정부 간 협의를 양국이 합의한 시기에 시작하기로 했다. 국내 자동차업체의 인도네시아 자동차시장 점유율이 지난해 기준 0.1%에 불과함을 고려할 때(일본 98.6%) 시장 확장을 노릴 수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철강·석유화학 등 우리 기업이 투자를 진행 또는 계획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인·허가 절차 신속화, 인센티브 등을 정부 간에 논의할 수 있는 채널이 구축됐다"며 "자동차 분야는 별도로 우리기업 진출에 우호적인 투자환경 조성을 위해 정부 간 협의를 시작할 계기가 마련됐다"고 설명했다.

양 정상은 또 물관리, 교통, 서민주택, 전력발전 등을 포함한 삶의질 개선과 관계 깊은 인프라 분야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확대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문 대통령은 한국 정부가 글로벌인프라펀드와 대외경제협력기금(EDCF) 등을 활용하여 인도네시아의 인프라 구축 노력을 지원할 용의가 있음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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