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적 대화' 물꼬는 텄는데…민주노총 불참으로 삐걱

【서울=뉴시스】전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청와대 본관에서 열린 노동계 대표단 만찬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다. 2017.10.24. photo1006@newsis.com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의 24일 만남은 노사정위 가동에 물꼬를 튼 것이다. 문 대통령과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를 복원해야 한다는 데 뜻이 같았다. 당초 논란이 됐던 한국노총의 노사정 8자회의 요구에 대해서도 '오해'를 풀었다는 게 청와대 설명이다. 단 민주노총이 아예 회동에 불참, '반쪽' 간담회가 되는 등 노사정위 정상 가동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24일 청와대 관계자를 종합하면 문 대통령은 이날 노동계와 만남에 적잖게 공을 들였다. 문 대통령은 노동존중 사회를 주요 국정 과제로 내세웠다. '친노동'이란 수식어도 거부하지 않고 주요 정책을 추진했다. 근로기준법을 개정하거나 법개정이 안되면 행정해석을 고쳐서라도 근로시간을 단축해야 한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새정부는 지난 정부의 양대 지침(일반해고 허용·임금피크제)도 폐기했다. 이날만 해도 추어탕, 전어와 평창홍보용 홍차 등 '대접'에 꽤 신경을 썼다.

이에 대선기간 문 대통령과 정책협약을 갖기도 했던 한국노총이 화답했다. 김주영 한국노총 위원장은 사회적 대화 복원을 강조했고, 이를 통해 노동문제뿐 아니라 다양한 사회문제를 풀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한국노총이 요구한 노사정 8자회의도 논의했다.

한국노총 측은 노사정위를 대체하자는 뜻이 아니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노사정위를 위해 무엇이라도 해보자는 취지이며 노사정위 1차 회의를 문 대통령이 주재하면 좋지 않겠느냐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마치 일자리위원회나 4차산업혁명위원회 첫 회의를 문 대통령이 주재한 것처럼 노사정위도 대통령이 직접 힘을 실어 달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김 위원장이) 대통령이 첫번째 노사정위 참석하면 훨씬 힘 있게 되지 않겠나 했고, 문 대통령도 '잘 되면 당연히 참석하겠다' 답한 것"이라고 전했다.

청와대는 이날 회동을 한국노총의 노사정위 복귀 수순으로 기대했다. 핵심 관계자는 "한국노총이 명시적으로 복귀한다고 한 건 아니지만 대화에 나오는 거 자체가 노사정위 복귀를 표현한 것이라 이해해야 하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다만 노사정위가 '완전체'로 가동되기엔 시간이 좀더 필요하다. 무엇보다 양대 노총 중 한 축인 민주노총이 아예 회동에 불참했다. 민주노총은 우직한 진정성이 필요하지 정치적 이벤트가 필요한 게 아니라며 이날 오전 불참을 선언했다. 문 대통령이 사전환담, 만찬에서 연거푸 불참에 아쉬움을 표현했을 정도다.

청와대는 민주노총의 노사정위 복귀를 설득하면서 한국노총의 지원사격도 기대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민주노총 지도부는 사전 환담에 문성현 노사정위원장이 참석하는 것도 불참의 한 명분으로 내거는 등 강경한 입장이다. 이와 관련 민주노총 지도부와 조합원들 사이에도 온도차가 있다는 해석이 나왔다. 한편 문 대통령과 한국노총이 사회적 대화에 뜻이 같다지만 구체적 정책방향으로 들어가면 정부와 노동계가 다시 이견을 확인할 수도 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근로시간 단축 의지를 재확인했다. 이날 만찬에서 복수의 인사들이 근로시간 단축을 거론했다. 문 대통령은 "국회의 입법을 통한 노동시간 단축이 가장 바람직하다"며 "여의치 않을 경우에는 대법원의 판결이나 행정해석을 바로잡는 등 여러 가지 대안들이 있다"고 의지를 보였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국회 입법이 정당성을 살리는 측면에서 가장 바람직하다는 의미"라며 "현실적으로 여의치 않다면 대법원 판결이나 행정해석을 통해 속도를 낼 수 있지 않은가 하는 그런 취지의 발언"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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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대화' 물꼬는 텄는데…민주노총 불참으로 삐걱

[the300]靑 만찬 후 노사정위 정상화 접어드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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