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최초보고 30분 빨랐다" 7시간 의혹도 연장?

[the300](종합2보) 靑 "대통령훈령 불법조작"-한국당 "정치공작 냄새"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이른바 '세월호 7시간 행적' 관련일지. 자료= 당시 청와대 발표 등/그래픽= 이승현 디자이너
【서울=뉴시스】전진환 기자 =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이 12일 오후 춘추관에서 '박근혜 정부에서 세월호 사고 당시 상황 보고일지 등이 사후 조작됐다'는 내용의 브리핑을 했다. 형관펜으로 줄친 보고시간 09:30(사진 위)이 10:00(아래) 으로 수정되어 있다. 2017.10.12. amin2@newsis.co

박근혜정부 청와대가 세월호 참사를 박 전 대통령에게 최초보고한 시간을 실제보다 30분 늦은 걸로 뒤늦게 수정한 사실이 드러났다. 위기관리기본지침상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재난의 컨트롤타워라는 역할 표현도 부적절한 과정을 거쳐 고친 걸로 나타났다.

청와대는 두 건을 모두 '조작'으로 보고 수사의뢰하기로 했다. 시간기록 수정은 보고시간과 박 전 대통령의 수습지시 시간 사이 간격을 줄이려는 뜻이며 지침도 "청와대가 재난 컨트롤타워가 아니다"라는 당시 청와대 주장을 뒷받침하려 불법으로 변경했다는 것이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2일 춘추관에서 브리핑을 갖고 "세월호 최초 상황보고는 9시30분 보고한 걸로 돼 있다. 그런데 2014년 10월23일에 보고서를 다시 작성했다"며 "수정 보고서에는 최초 상황보고 시점이 오전 10시"라고 말했다.

이전정부 청와대가 헌법재판소에 보낸 자료 등에 따르면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일 오전 10시15분 김장수 안보실장에게 전화로 수습지시를 내렸다. 10시에 보고됐다면 지시까지 15분, 9시30분이라면 45분이 걸렸다는 의미다. 보고서를 고친 10월은 그해 4월16일 세월호 사고가 난지 6개월 뒤다.

임 실장은 "보고시점과 첫 지시 사이의 간극을 줄이려는 시도로 볼 수밖에 없다. 달리 해석하기 어렵다"며 "당시 1분 1분의 중요성을 감안하면 참 많은 생각이 드는 대목"이라고 밝혔다.

박 전 대통령은 세월호 참사 당시 행적이 뚜렷이 규명되지 않았다는 이른바 '7시간 의혹'을 받아왔다. 박 전 대통령이 최초로 구조를 지시했다는 오전 10시15분부터 당일 재난대책본부를 방문한 오후 5시15분 사이의 7시간이다. 최초보고 받은 시간이 30분 빨랐던 게 사실이라면 의혹을 받는 시간도 7시간반 이상으로 늘어나는 셈이다.

임 실장은 또 "대통령훈령(국가위기관리 기본지침)에는 안보실장이 위기상황의 종합컨트롤타워를 한다고 돼 있다. 이런 지침이 2014년 7월말 와서 김관진 당시 안보실장 지시로 '재난은 안행부가 한다'고 불법 개정했다"고 말했다.

당시 청와대는 안보실장이 ‘대통령의 위기관리를 보좌하고 분석 평가, 기획 및 수행체계 구축 등 위기관리 종합기능을 수행하고 안정적 위기관리 컨트롤타워를 한다’는 지침을 삭제하고 ‘안보실장은 국가위기 관련, 대통령의 안정적 수행 보좌한다’로 수정했다. 또 '주무기관이 위기징후 관련 사항을 국가안보실에 보고한다'는 대목을 '안보분야는 국가안보실, 재난분야는 안전행정부'로 고쳤다.

청와대는 "위기관리기본지침은 대통령 훈령 318호"라며 "대통령 훈령 불법조작 사건"이라 밝혔다. 지침 변경을 불법으로 본 이유는 법제처장에게 심사요청하고 심의필증을 통해 재가를 받는 등의 절차를 거치지 않았기 때문이다. 임 실장은 "빨간 볼펜으로 줄을 긋고 필사로 수정한 것을 전 부처에 통보했다"며 "김기춘 비서실장이 국가안보실은 컨트롤타워가 아니고 안행부라고 보고하는 것에 맞춰 사후 조직적 조작이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 같은 보고를 받고 "국민적 의혹 해소하도록 알리도록 하는 게 좋겠다. 알리고 바로잡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 실장은 "가장 참담한 국정농단의 표본"이라 말했다.

자유한국당은 "시기적으로 정치공작의 냄새가 짙게 풍긴다"고 청와대를 비판했다. 정용기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구두논평에서 "사실관계를 확인해야 한다"면서도 "박 전 대통령 구속영장 연장 결정을 앞두고 여론전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가 전방위로 국정감사 물타기를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오는 16일 밤 12시 구속이 만기된다. 박 전 대통령의 구속 연장 여부가 정계의 화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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