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北 '괌 겨냥' 도발에 "조기분쇄"…힘의우위 강조

[the300](종합)靑 "부담이지만, 대북제재와 인도적 지원은 별개"

최경민 김성휘 기자 | 입력 : 2017.09.15 12:32
【서울=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센터 상황실에서 북한의 미사일 발사 도발에 대응하기 위해 열린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전체회의에 참석, 주재하고 있다. 2017.09.15. (사진=청와대 제공) photo@newsis.com <저작권자ⓒ 공감언론 뉴시스통신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문재인 대통령이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힘의 우위'를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조기분쇄"와 "재기불능"을 언급했고, 청와대는 도발징후를 사전포착해 대응사격까지 미리 계획했었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 가능성을 포착했음에도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결정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청와대는 "대북제재와 인도적 지원은 별개"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직접 주재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우리에게는 북한이 우리와 동맹국을 향해 도발해 올 경우 조기에 분쇄하고 재기불능으로 만들 수 있는 힘이 있다"며 "국민들께서는 정부의 의지와 노력을 믿고 흔들림 없이 생업에 종사해 주기 바란다"고 밝혔다.

이어 "이런 상황에서는 대화도 불가능"이라며 "북한이 진정한 대화의 길로 나올 수밖에 없도록 국제사회의 제재와 압박이 한층 더 옥죄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은 무모한 도발을 지속하고 빈도와 강도를 높일수록 그만큼 외교적 고립과 경제적 압박에 따른 몰락의 길로 들어서고 있다는 것을 분명히 깨달아야 할 것"이라며 "정부는 북한의 도발을 절대 좌시하지 않고 국제사회와 힘을 모아 북한의 행동을 변화시킬 수 있도록 단호하게 실효적인 대응 조치를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외교부에는 "북한의 태도를 변화시킬 수 있도록 안보리 결의의 철저한 이행을 위한 외교적 노력을 경주하여 주기 바란다"며 "더 나아가 북한이 핵미사일 계획을 궁극적으로 포기하도록 국제사회와 함께 가능한 모든 방법을 강구해 주기 바란다"고 주문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당국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징후를 사전 포착, 14일 오전 6시45분쯤 문 대통령에게 보고했다. 실제 미사일 발사시각 하루 전이다. 문 대통령은 이같은 보고를 받고 북한이 도발할 경우 현무미사일로 대응사격할 것을 사전 재가했다. 이에 북한이 이날 오전 6시58분에 미사일을 발사한 지 약 6분 만인 오전 7시4분에 대응사격이 실시될 수 있었다.

청와대 관계자는 "우리의 군사적 능력을 계속 보여주고 있다. 과거 정부는 말로만 규탄하던 대응 수준이었지만, 현 정부는 분명하게 무력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번에는 도발과 동시에 즉시 대응사격이라는 군사적 조치를 한 것이다. 우리의 대응 수위들을 보면 군사적으로 굉장히 의미있는 조치들을 하고 있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이날 북한이 발사한 미사일에 대해 "3700km를 비행했다고 본다"며 중거리탄도미사일, 즉 IRBM급으로 볼 수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29일 발사한 미사일(화성 12형)과 유사한 것으로 우선 파악하고 있다. 사실상 북한이 미국의 괌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인 만큼, 문 대통령이 NSC 상임위가 아닌 NSC 전체회의를 직접 주재하며 강력한 메시지를 낸 것으로 해석된다.

전날 북한의 도발을 사전에 파악했음에도 800만 달러 규모의 인도적 대북지원을 정부가 결정한 것에 대해서는 "별개의 일"이라는 기존입장을 반복했다. 미국 100만 달러, 러시아 300만 달러 등 각국이 이미 기여한 상태에서 한국만 국제기구를 통한 인도적 지원에 빠질 상황이 아니라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지원대상이 임산부나 영유아 등 정말 취약계층이다. 북핵 미사일에 대한 대응 당사국인 미국과 같은 나라들도 별개로 지원을 하고 있다"며 "북한이 미사일을 언제 쏠지 하루 전에 알 수 있었지만, 북한 미사일 발사 계획에 맞춰 정부를 운영하는 것은 사실 부담이다. 상황이 묘하게 맞물리는 면은 있는데 '하필 이런 시기에'라고 해석하는 것은 상식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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