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부가 11일 이번 하반기 인사에서 역대 최대규모인 70명 내외의 공관장을 교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외교부 혁신 태스크포스(TF)의 건의를 수용해 '외교부 혁신 제1차 이행방안(인사분야)'을 우선 시행키로 했다"며 이 같이 밝혔다.
이 방안에는 △인적 쇄신 △공관장 등 개방 확대 △무자격·무능력·비위 공관장 도태 및 퇴출 △불공정 인사 관행 타파 △외시 순혈주의 극복을 위한 발탁인사 확대 등이 포함됐다.
기존의 공관장 정기인사는 1년에 두 차례 있었으며 각 25~30명 정도 교체됐다. 이번 인사에서 인적 쇄신을 위해 70명가량 교체키로 한 만큼 정년이나 공관장 임기 만료 외에 다른 교체가 있을 것이라는 게 당국자의 설명이다.
이 당국자는 또 "공관장 등 개방 확대를 위해 현 정부 임기 내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의 공관장 보임 비율을 최대 30%까지 확대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이를 위해 인사 영입 및 검증을 위한 제도적 기반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부 산하기관 임원 직위에 내부 승진 또는 관련분야 전문성 등을 갖춘 외부인사 영입 추진을 통해 기관별 역량을 제고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전체 163개 공관의 30%는 약 50명 규모로, 현재는 외부인사의 공관장 보임 비율이 10%가 조금 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또 외시 순혈주의를 극복하기 위해 입부 경로(외시 여부)나 연공서열(기수)과 무관하게 영사업무를 포함한 해당 분야에서 전문성을 인정받은 비(非)외시 출신의 유능한 인재에 대한 발탁인사를 올해 하반기부터 시행한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부는 외부인사 영입의 구체적 기준을 밝히진 않았다. 당국자는 "이번 목표는 역량과 전문성을 갖춘 외부인사가 공관장에 보임될 수 있도록 하고 여러 검증이나 심사는 제도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개선해가며 외교부의 총체적 역량이 확대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라며 "우리 외교관이 갖지 못하는 주재국과의 네트워크, 경제나 산업 분야의 전문성, 다른 시각 등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가 외교부의 외부 영입인사가 역량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자체진단 결과에 배치한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외부 자문그룹이 (외교부 혁신) 협의를 시작할 때 제일 먼저 이야기한 것이 외교부의 개방성"이라며 "개개인별로 특정 인사가 제대로 역할을 못한 케이스가 있을 수 있으나 외교부가 국민에게 다가가고 전체적인 역량을 높이기 위해서라도 개방성을 높이는 게 맞겠다는 판단이 있었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아울러 올해 하반기 인사부터 특정 부서 직원의 인사부서 간부 보임 및 인사부서 간부의 특정 부서·공관 발령 관행을 타파할 것이라고 밝혔다. 당국자는 '특정 부서'에 대해 "주로 북미, 북핵 관련 부서를 의미한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이와 함께 공관장 자격심사 기준을 강화하고 이를 엄격 적용함으로써 외교역량 공직윤리를 갖추지 못한 부적격자의 공관장 보임을 원천 차단하는 방침이다.
이와 관련 공관장 임기 중이라도 금품수수, 성비위, 갑질행위 등 중대 흠결 발견시 무관용 원칙에 따라 조기 소환하고, 향후 공관장 재임 기회를 박탈하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즉시 시행한다고 밝혔다.
지난 7월11일 출범한 외교부 혁신 TF는 전문가 15명으로 구성된 외부자문휘원회의 회의와 대국민 설문조사 등을 통해 9월 말 최종발표 예정인 '외교역량 혁신·강화 방안' 초안을 작성했다. TF는 최종 방안에 포함될 내용 중 그간 외교부 혁신의 최대 과제 중 하나로 제기돼온 외시 중심의 순혈주의·폐쇄주의, 조직내 온정주의 타파를 위한 인사분야 혁신방안의 우선적 시행을 장관에게 건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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