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공사·석탄공사 등 4개 공공 기관장 채용비리 드러나

감사원 감사 결과 한국디자인진흥원, 대한석탄공사, 한국석유공사, 부산항만공사 4개 공공기관장이 채용비리에 연루된 것으로 확인됐다. 권성동 자유한국당 의원의 비서관이었던 김모씨 역시 강원랜드에 부당취업한 사실이 드러났다. 현직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선임에도 적절치 못한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감사원은 5일 '공공기관 채용 등 조직․인력운영 실태' 감사결과를 통해 "디자인진흥원, 석탄공사, 석유공사, 부산항만공사의 현직 4개 기관장에 대해 인사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되어 기획재정부 및 주무부처(산업통상자원부, 해양수산부)에 인사자료로 활용하도록 통보한다"고 밝혔다.

감사원에 따르면 김정래 석유공사 사장은 2016년 2~3월 사이에 자신의 전 직장 후배와 학교 후배의 이력서를 직접 건네며 이들을 1급 상당 계약직으로 채용하도록 지시했다. 그 과정에서 '단시일(10일) 내에 채용', '근무조건을 조속히 협의' 하도록 지시하는 등 채용과정에 부당개입도 했다.

백창현 석탄공사 사장은 2014년 8월 본부장 시절에 무기계약직 전환대상이 아닌 청년인턴들을 무기계약직으로 전환했다. 이들 중에는 석탄공사의 전 사장 A씨의 조카 등이 포함됐다. A씨의 조카는 애초에 청년인턴 불합격 대상이었으나 A씨가 석탄공사 직원에게 지시를 해 부당 합격한 것으로도 확인됐다.

정용빈 디자인진흥원장은 2015년 하반기 채용에서 과거 자신의 회사에서 근무한 지인의 딸이 응시한 사실을 실무진에 언급했다. 지인의 딸에 대한 인적성점수 조작사실을 보고받고도 이를 묵인했다.

우예종 부산항만공사 사장은 2016년 7월 신입 및 경력직 직원 채용 당시 전형단계별 평가결과를 보고받으면서 합격인원을 늘리거나, 분야별 합격인원을 변경하도록 지시했다. 결과적으로 당초 계획에 따르면 탈락했어야 할 응시자 4명(신입 1명, 경력직 3명)이 최종 합격됐다.

감사원은 권성동 의원의 비서관이었던 김씨와, 김씨의 채용을 지시한 최흥집 강원랜드 전 사장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요청했다. 김씨는 2013년 11월 최흥집 당시 강원랜드 사장을 직접 찾아가 신축되는 워터파크 분야 채용을 요청했고 최 전 사장은 김씨의 경력직 채용을 지시했다.

강원랜드의 현안이었던 '폐광지역 개발 지원에 관한 특별법' 존속 기한 연장 등에 김씨가 도움을 줬다는 명목이었지만 감사원은 부당 고용으로 간주했다. 채용공고상 지원 자격 요건이 '환경분야 실무경력 5년 이상' 등으로 되어 있었지만 김씨의 환경분야 경력은 4년3개월에 불과했다. 강원랜드는 채용공고에 없었던 '안전분야 경력'을 포함해 직무경력을 평가하는 것으로 서류전형 평가기준을 변경하면서 김씨를 고용했다.

정하황 한국서부발전 사장의 선임에도 부당 개입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6년 10월 서부발전 사장 면접 당시 정 사장은 면접대상자 5명 중 4순위로 평가되어 추천대상인 3순위에 들지 못했었다. 하지만 임원추천위 간사 B씨가 산업부에 면접결과를 보고하면서 "정하황이 추천되지 못해 아쉽다"는 발언을 들은 후 정 사장을 5순위로 평가한 면접위원에게 점수 수정을 요청했고, 정 사장이 추천 대상자에 포함될 수 있었던 것이다.

감사원은 이같은 사례를 포함해 문책(징계)요구 10건(16명), 인사자료 통보 11건(12명), 그 외 수사요청 4건(8명)을 적발했다. 감사원은 지난 3월20일부터 4월21일까지 기획재정부 및 한국석유공사 등 53개 공공기관을 대상으로 채용 업무 전반을 점검했던 바 있다. 인사청탁 및 특혜채용 논란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공공기관의 채용 프로세스 전반을 체계적으로 점검하기 위한 취지였다.

이밖에도 감사원은 김영주 고용노동부 장관에게 동점자 합격기준에서 ‘연령’을 제외하도록 권고하는 등 연령차별 관행을 개선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한국감정원장 및 코레일네트웍스 사장에게는 응시자격에 불합리한 제한을 두거나 공고된 직급보다 낮은 직급으로 채용하는 일이 없도록 주의를 요구했다. 한전KPS주식회사 사장에게는 고졸채용제도의 실효성을 확보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통보했다.

감사원은 "(적발된) 전직 2개 기관장(대한석탄공사·강원랜드)에 대해서는 산업부에 재취업·포상 등 인사자료로 활용하고, 인사혁신처에 통보해 공직후보자 등 관리에 활용하도록 했다"며 "기관장 등의 부당지시를 이행하기 위해 점수 조작 등 부정행위를 주도하거나, 적극 가담한 관련자에 대해서는 중징계(정직)를 요구했다. 채용절차 위반 등 단순 가담자 등에 대해서는 경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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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유공사·석탄공사 등 4개 공공 기관장 채용비리 드러나

[the300]권성동 의원 비서관 강원랜드에 부당취업, 서부발전 사장 선임 부당개입 적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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