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전역 타격 가능한 '벙커버스터' 탄생...한미, 미사일 탄두 중량 제한 해제 합의

[the300][런치리포트-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①5년만에 개정 '시동'...38년만에 탄두 중량 제한 풀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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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한반도 남측 지역 어디서든 미사일을 발사해도 북한 전역의 지하시설을 파괴할 수 있는 이른바 '벙커버스터' 미사일이 탄생할 전망이다. 문재인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한·미 미사일 지침'에 따른 탄두 중량 제한을 해제하기로 전격 합의했기 때문이다.

이번 합의로 한미 양국이 1979년 미사일 지침에 처음 합의한 지로는 38년 만에 우리 군의 탄두 중량 제한이 없어지게 됐다. 이에 따라 2012년 2차 개정 이후 5년만에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을 위한 작업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5일 정례브리핑에서 이번 한미 정상 간 합의에 대해 "양국 정상이 탄두중량의 제한 해제 합의를 이룬 만큼 북한의 고도화되고 있는 북한의 위협을 고려해서 세부사항을 미측과 긴밀하게 협의해 나갈 것"이라며 "이러한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는 데 유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청와대는 지난달 29일 "문 대통령이 정의용 안보실장에게 지난 한·미정상회담에서 논의했던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을 즉각 개시할 수 있도록 미국 측과 협의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정 실장은 허버트 맥마스터 허버트 맥마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통화해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협상 개시를 공식 제의했고, 미측이 협상개시에 동의하는 입장을 전했다"고 밝혔다.

당초 우리 군 당국과 미측은 올해 하반기 열릴 한미안보협의회(SCM)와 한미통합국방협의체(KIDD)에서 사거리 800㎞ 탄도미사일의 탄두 중량을 현재 500㎏에서 1t으로 늘리는 방안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북한이 일본 상공을 지나는 '화성-12형'을 발사한 지 채 며칠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최대 규모의 6차 핵실험을 감행하자 한미 양국 정상은 북한 위협 대비 차원에서 탄두 중량 제한 자체를 없애기로 합의한 것이다.

2012년 2차 개정 당시 정해진 탄두 중량 500㎏제한으로 우리 측 미사일이 북한의 지하 수십미터에 있는 시설 타격에는 부족하다는 지적이 끊이질 않았다. 새로운 정부가 들어설 때마다 미사일 탄두 중량을 늘릴 것을 미측에 요구한 이유다. 그러나 이번 합의로 우리 군도 유사시 북한의 도발에 강하게 응징하는 능력을 구비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3축 체계'의 하나인 '대량응징보복(KMPR)'의 기반을 마련했다.

한 군 관계자는 "북한의 도발이 있을 경우 지하 핵심 시설과 벙커까지 파괴할 수 있는 '벙커버스터'의 탄두 용량이 일반적으로 1t이상으로 본다"며 "이번 중량 제한 해제로 북한의 지하시설도 타격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특히 2차 개정시 청와대의 '한미 미사일 지침 개정 주요 내용 및 의미, 기대효과'라는 보고서에 따르면 한미는 거리를 줄이면 탄두 중량을 늘릴 수 있는 '트레이드 오프'(trade-off) 규정 아래서 "필요시 전략 목표와 지하시설 등을 파괴할 수 있는 특수탄약도 개발 가능하게 된다"고 명시됐다.

이에 따라 탄두의 중량 제한이 풀리면서 다탄두 등 특수목적탄약 개발 및 사용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그래픽=이승현 디자이너

다른 군 관계자는 사거리 규정에 대해선 "이미 2012년 개정시 사거리의 경우 800㎞까지 합의가 됐는데 제주 한라산에서 백두산까지의 거리가 약 960㎞이고, 부산에서 백두산까지가 약 640㎞"라면서 "실제로 우리나라의 군 부대에서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북한 전역 어느 곳이라도 타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우리 군이 보유한 탄도미사일은 현무-2A(사거리 300㎞), 현무-2B(500㎞), 현무-2C(800㎞) 등이다. 현무-2A와 현무-2B는 이미 실전배치됐고 현무-2C는 지난달 24일 마지막 비행시험을 마치고 내년 초까지 실전배치될 전망이다.

다만, 탄두 중량 제한을 풀 경우 주변국과의 외교적 마찰은 넘어야 할 숙제다. 이미 우리 탄도미사일의 사거리가 중국이나 일본까지 미치는 범위에 있어 이들 나라의 시선은 곱지 않다. 또 탄두 중량을 높일 경우 한반도를 둘러싼 동북아시아 안보 지형에 군비 경쟁이 가속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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