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플]'軍 역사 바로세우기'에 35년 헌신한 박경석 장군

[the300]"1981년 제대하며 '軍 역사 바로 세우기' 헌신 결심...35년째 활동 중"

박경석(예비역 장군) 현 한국군사학회·군사평론가협회 명예회장.박 회장은 현재 '박경석 서재'라는 다음 카페를 운영하며 군 역사 바로 세우기에 전념하고 있다./사진=박경석 서재 사진 캡쳐
1944년 8월 25일 폰 콜티츠 독일군사령관이 항복하면서 프랑스 수도 파리가 해방됐다. 당시 프랑스 임시정부의 대통령 자격이었던 샤를 드골은 2차대전의 종결을 알리면서 동시에 나치 부역자들을 철저하게 정리하겠다고 선포했다. 우리나라도 프랑스처럼 주변국 일본으로부터 침탈 당한 역사가 있다. 그러나 매번 되풀이되는 잡음에도 친일파 청산은 여전히 요원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친일군부로부터 비롯된 ‘가짜 군(軍) 영웅’ 문제를 바로 잡는 예비역 장군이 있어 화제다. 지난 4월 국방부가 문제없다고 결론내린 ‘심일 소령’ 공적을 35년전에 파헤친 박경석 한국군사학회·군사평론가협회 명예회장이다. 그는 1981년 당시 육군본부 인사참모차장(준장) 시절 진상조사를 통해 사실이 아니라고 밝혔냈다. 하지만 전두환 군사정권 출범 이후 관련 서류가 발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묻혔다. 심 소령은 전쟁 당시 북한군 자주포를 파괴해 공격을 막은 공로로 훈장을 받고 이후 ‘심일상’이 제정되기도 했다.

박 회장은 27일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 가진 인터뷰에서 당시를 회상하며 “1981년 7월 31일 군복을 벗으면서 그 때 이후로 군에서 만들어낸 가짜 역사를 바로 세우기로 했다”며 “쿠데타에 의해 만들어진 정권에선 가짜 역사가 많이 만들어지는데, 이래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의 목소리는 팔순을 넘긴 나이에도 쩌렁쩌렁 울렸다. 그는 “끝까지 ‘군 역사 바로 세우기’에 헌신하겠다고 마음 먹고 35년 동안 계속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박 회장에 따르면 해방 전 일제하 초등학교 교과서에 적의 전차를 파괴하고 목숨을 던진 ‘육탄3용사(肉彈三勇士’’의 영웅담이 게재돼 있는데 당시의 청소년들은 그 글에 감동해 혈서까지 쓰며 천황에 충성을 다짐했다. 그 영웅담은 일본의 패전 후 조작된 것으로 드러났다.

박 회장은 “우리 육군에서도 ‘육탄10용사’, ‘육탄5용사’라는 일본군과 비슷한 영웅담이 만들어졌다”며 “그러나 이런 영웅담은 조작되거나 과장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주로 일본군 출신 지휘관에 의해 만들어지고, 부하의 죽음을 자신의 공적으로 미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심일상’ 제정도 유사한 경우라고 했다. 박 회장이 육군 당연직 공적심사위원장을 맡을 때 심 소령의 공적이 가짜라는 것을 생존자 조사를 통해 확인했다. 정식 절차를 밟아 상부에 보고했지만 광주민주화운동 등으로 어수선한 군 내부는 이를 묵살했다. 그는 전역 후 ‘심 소령’을 호국영웅으로 만들자는 제의가 있었고, “본인은 동의할 수 없다”며 단칼에 거절했다. 그럼에도 3년 후 육사에 ‘심일 동상’이 세워지고 ‘심일상’이 제정돼 지금까지 논란이 되고 있다.

박 회장은 “새 정부는 심일 소령의 허위 공적뿐만 아니라 가짜 호국영웅으로 만들어진 배경과 과정에 대한 진상조사도 해야 한다”며 “국방부가 결론이 뒤집힐까봐 박근혜 정부 끝나기 전에 심 소령의 전과가 사실이라고 ‘알박기’했지만, 진실은 밝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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