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에 집값 다시 오른다?…'부동산 대책 입법 표류 때 반등'

[the300]2005년 '8.31 대책' 후속입법 환경과 닮은꼴, 법안처리 지연돼 집값 반등…소수 여당, '감세' 앞세운 제1야당과 힘겨루기 재연되나

서울과 수도권 지역의 아파트 가격 급등에 정부는 특단의 대책을 발표했다. 정부의 강력한 '시그널'에 아파트 가격 상승세는 꺾였고 과열의 진원지인 재건축 시장의 거래도 급감했다. 그러나 정부 대책 시행을 위한 입법이 국회에서 표류하자 집값은 곧바로 반등했다. 여야는 진통 끝 합의처리에 실패하고 해를 넘기기 직전 야당의 불참 속 법안들이 통과됐다. 12년 전 참여정부의 '8.31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 과정이다.

 

◇'감세' 앞세운 제1야당과 힘겨루기에 입법 지연 = 12년 후 문재인 정부가 내놓은 '8.2 부동산 대책' 발표 직후 일단 시장은 관망 모드다. 대책 강도에 충격을 받았다는 얘기다. 하지만 시행된 대책보다 그렇지 않은 대책이 더 많다. 국회 입법을 요하는 대책이 적잖기 때문이다.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8월 임시국회와 9월 정기국회에서 주택법,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 소득세법 등 후속 입법 작업에 나설 계획이다. 여당 핵심 관계자는 8일 "주택시장 안정은 문재인정부의 주요 국정과제인 동시에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반드시 달성해야 할 과제"라며 "흔들림 없이 입법 지원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부자 증세'의 세법 개정안 등 다른 쟁점 법안들과도 맞물려 자유한국당 등 야당을 설득하는 데 적지 않은 어려움이 예상된다. 2005년 8.31 대책 후속 입법 과정에서도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야당과 대립하며 속도를 내지 못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당시 당 대표였던 제1야당 한나라당은 '세금과의 전쟁'을 선포하고, '서민감세' 법안을 앞세워 종합부동산세·양도소득세 강화의 부동산 대책 법안 처리에 반대했다.

 

정부가 대책을 발표해 놓고도 국회 입법이 표류되자 부동산 시장은 곧바로 꿈틀댔다. 8.31 대책 발표 이후 10월 중순까지 안정세를 보이던 시장은 11월초부터 반등했다. 당시에도 과열의 진원지였던 서울 강남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대책 발표 이전 수준으로 회복됐다.

 

한나라당은 '사학법 투쟁'까지 전개하며 국회를 떠났고, 결국 여당은 12월30일 새해 예산안과 함께 부동산 법안들을 단독처리했다. 대책 발표 후 후속 입법에 4개월이나 소요되면서 시장의 불신을 초래했다는 지적을 받았다.

 

◇돌아온 與, 12년전 트라우마 극복할까? = 당시의 '트라우마'는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을 짓누른다. 더불어민주당은 8.2 대책 발표 일주일도 안돼 규제 제외 지역 투기 과열과 같은 '풍선효과' 우려가 제기되자 곧바로 추가적인 시그널을 보냈다. 김태년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당과 정부는 부동산 거래 현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며 "8.2 대책에 포함되지 않은 곳에서 과열 조짐이 있다면 즉각 추가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풍선효과가 있을 지역들은 대다수 이번 대책에 포함시켰다”며 “(규제 강도가 가장 낮은) 조정대상지역 규제도 만만치 않다”고 강조했다.

 

정부와 여당은 다음 달 중 주택공급 대책을 추가로 발표해 규제와 동시에 수급안정을 추진해 집값을 잡겠다는 계획이다. 일단 △공적 임대주택 17만호 공급 △총 5만호 신혼부부 희망타운 공급 등의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전해졌다. 김 정책위의장은 “올해와 내년, 수도권 입주 대기 물량이 서울 7만5000호, 수도권 30만호로 과거 10년 평균보다 많아 공급 측면에 큰 문제는 없다”면서도 “2019년 이후에도 실수요자를 위한 주택 공급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다만 부동산 대책 후속 입법이 순조롭게 이뤄져 이같은 계획을 뒷받침할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자유한국당은 정부 대책을 '반시장 정책'이라고 강력 비판하며 쉽게 주도권을 내주지 않을 태세다. 2005년과 마찬지로 '감세'로 맞불을 놓고 있어 여야 간의 질긴 줄다리기가 예상된다. 민주당은 야당에 여·야·정협의체 구성을 연일 제안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문이다. 2005년에도 열린우리당이 부동산정책 여야협의회 구성으로 돌파구를 찾았지만 결국 실패했다.

 

다만 지금 여당은 민감한 종합부동산세 강화 방안이 대책에 빠져 있어 2005년과는 다르다고 본다.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여당 관계자는 "주택공급 등 계속 추가 대책을 내놓으면서 시장을 안정시킬 수 있을 것"이라며 "8.2 부동산 대책의 여론 지지가 높아 야당이 12년 전처럼 반대만 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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