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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미 경제인단 확정, 일부기업 안보여 "우린 왜 빠졌나"

[the300]롯데는 '재판중'-"KT 美사업 크지않아"..회장 재신임·정치 고려 여부도 촉각(종합)

문재인 대통령이 23일 오전 충남 태안에 위치한 국방과학연구소(ADD) 안흥시험장을 방문, 국방과학연구소 직원들과 함께 오찬을 하고 있다. (청와대) 2017.6.23/뉴스1
문재인 대통령의 첫 미국 방문에 동행할 경제인단 면면이 23일 확정되면서 '희비'가 엇갈렸다. 대기업 가운데 제외된 롯데, 포스코, KT가 대표적이다. 금융기업 대표도 단 한 명 없는 걸로 확정되면서 관련업계에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52명의 '미국 방문 경제인단'은 대기업 10개, 중견기업 14개, 중소기업 23개 등 총 52개사에서 참여한다. 현대자동차와 SK그룹은 정의선 부회장과 최태원 회장 등 오너가 방미길에 오른다. 

전날 유출된 비공식적인 명단(50명)과 크게 달라진 않았으나 일부 기업은 아쉬움을 감추지 못한다. 예비명단에 있던 허수영 롯데그룹 화학BU장(사장)이 빠졌다. 권오준 포스코 회장, 황창규 KT 회장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롯데는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부지를 정부에 제공하는 '결단'을 내렸다. 이 여파로 중국의 보복조치까지 당했다. 그런데도 방미 경제인단에 제외됐다. 청와대 민정수석실은 롯데케미칼이 지난해 10월 신격호 총괄회장과 신동빈 회장, 신동주 광윤사 대표, 허수영 롯데케미칼 사장 등 총 4명에 대한 업무상 배임·횡령 등의 혐의로 총 184억2567만원의 혐의 발생금액이 나온 것을 확인한 걸로 알려졌다. 

대한상의는 우선 "현재 각종 불법이나 탈법행위로 사회적 물의를 크게 빚고 있는 기업은 원칙적으로 참여를 제한했다"고 설명했다. 허 사장이 이 일로 출국금지 대상인 건 아니다. 그러나 대통령 순방 동행은 부적절하다고 평가받은 셈이다. 

다음 기준은 미국과 사업 연관성이다. 경제인단 참여기업은 대한상의와 미국 상공회의소가 28일(현지시간) 워싱턴 D.C에서 개최하는 '한·미 비즈니스 서밋'(Korea-US Business Summit)에 참석한다. 미국과 사업투자나 협력 이슈가 있어야 참석 명분이 선다. 

KT의 경우 사업특성상 미국과 비즈니스 비중이 다른 기업에 비해 크지 않다고 평가됐다. KT도 신청은 했으나 이 때문에 내부적으로 큰 기대는 하지 않았다는 후문도 있다. 정치적 고려가 없을 수는 없다. 포스코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기한 철강 반덤핑 문제의 당사자다. 한미 정상회담의 성과를 고려하면 아무래도 동행이 부담스러울 수 있다.

방미 경제인단 면면은 또다른 관점에서도 흥미롭다. 롯데는 제외하더라도 포스코와 KT는 회장 연임이나 임기문제와 연결짓는 시각이 많다. 이들의 비록 공기업·공공기관은 아니지만 그 수장의 거취는 늘 정치적 영향을 받아왔다. 일각에선 이들 기업의 회장이 문 대통령과 미국에 동행하면 새 정부의 재신임을 뜻한다고 봤다. 그 반대의 경우라면 신임받지 못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경제인단 구성의 변화를 이처럼 각 기업별 맞춤 이유로만 설명하기 어려운 면도 있다. 큰 틀의 변화가 감지됐다. 우선 문재인정부는 과거의 관행과 단절하려 한다. '경제사절단'이란 명칭도 '경제인단'으로 바꿨다. 박근혜정부의 최순실 국정농단을 신 정경유착으로 보고 특혜나 유착시비를 피해야 한단 원칙론이 두드러진다.

둘째 과거 순방동행단을 관장하던 라인은 정부에선 청와대 경제수석, 산업통상자원부다. 재계에선 전경련이 일종의 창구이자 코디네이터 역할을 했다. 유독 이번엔 세 곳 다 '부재중'이다. 문 대통령은 정부 출범 한 달이 넘도록 경제수석, 산업부 장관을 지명하지 못하고 있다. 

전경련 또한 최순실 사태의 직격탄으로 환골탈태를 요구받으면서 제기능을 못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대한상공회의소가 경제인단 선정에 키를 쥐었다. 경제계가 방미 경제인단 선정에 당혹해하는 데엔 이런 배경이 있다. 정치권 한 관계자는 "결국 '예전에는 이랬는데…'가 통하지 않게 된 상황"이라고 했다. 

청와대나 대한상의는 특정 기업을 배제한 것도, 정치적 노림수도 아니라고 손을 저었다. 특히 청와대 쪽은 선정 프로세스를 대한상의가 주도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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